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 01 - 사계절 동식물
김정숙 지음, 김중석 그림, 권오길 감수 / 길벗스쿨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길가다 마주치는 콘크리트 바닥틈 사이로 난 노란 민들레꽃, 텅 빈 주차장 공간 가에 어느 새 핀 울긋불긋한 봉선화, 집앞 대문을 따라 담벼락에 핀 바생이와 강아지풀등등. 아이들은 그런 천박한 땅에서도 식물이 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지 한참을 들여다보고는 순간적으로 잡아채, 나에게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포확물들을 보여준다. 그냥 놔두지 왜 그랬어?라는 나의 말은 뒤로 한 채, 또 쪼르르 달려가 강아지풀을 한아름 뜯어 다발을 만들고는 하늘을 향해 휘휘 내저으며 달려가는 장면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적인 한여름의 풍경일 것이다. 

아이들이 재미 삼아 무심코 뜯은 바쟁이나 강아지풀이 자신의 모습을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어른인 우리들은 어디에선가 날아온 씨가 작디 작은 땅에 비집고 들어가 싹을 튀운 것이겠지 하고 어렴풋히는 알고 있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우리의 일상 생활은 학교 다닐 때 암기한 것 이상의  동식물에 대한 지식을 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동식물이 사실은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가는 한, 꼭 필요한 전체이자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하기는 힘들다. 우리가 사는 지구위에서 당당히 독립된 개체로써 군림하는 동식물을 알아야 하는 것은 그들이 인간을 위해 생존하기 보다는 동식물이 있어야 인간이 생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동식물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한 나도 동식물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대해 알려주기 위해서 이 책을 읽었다기보다는, 큰 애의 교과과정에 있는 동식물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46억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는 진화의 역사였고 동식물의 진화는 어떻게든 지구라는 땅위에서 살아 남으려는 생존의 역사이다. 이 책은 진지하게 동식물의 진화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이 책에 씌여진 동식물의 암수의 특징, 짝짓기, 생활방식은 그들의 생존 투쟁과 본능이 어떻게 이 지구상 특히나 한국땅에 맞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다룬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책의 구성은 식물과 동물을 사계절로 구분하여,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의 단원별로 설명된 동식물은 아이들이 일목요연하게 머릿 속에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봄에 나오는 동식물, 여름에 나오는 동식물, 가을에 나오는 동식물과 서서히 추운 겨울을 채비하는 동식물의 행동양식과 같은 계절에 따른 릴레이 식의 구분방식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어서, 아이들이 이 책에 접근하기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계절에 나타나는 동식물에 대한 설명 또한 딱딱하고 지루하게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유도한 후 설명하기 때문에 동식물에 대한 개념과 체계를 어느 정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잡아 주고 있다. 또한 한 권의 책이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 작가와 출판사는 색인부분을 만들어, 그때 그 때 아이들이 필요한 동식물에 대한 상식을 단편적으로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는 제일 좋은 방법은 첫페이지부터 끝까지 읽은 후에, 필요한 항목은 색인을 보고 참조하는 것이다. 수채화 기법을 사용하여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식물의 그림과 색인은 이 책의 장점이며 아이들에게 색인 찾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어 어느모로 보아 아이들에게 쓸모있는 책이 되리라. 책 한권이 읽기가 부담스럽다면(우리아이처럼!) 궁금했던 항목을 색인에서 페이지 수를 찾아 찾아보는 것도 책을 쉽게 접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지막으로 일본출판사에서 낸 식물일지나 관찰 도감을 그대로 갖고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우리의 집필진들이 우리의 땅에 나는 동식물에 대해 써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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