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활짝 웃는 얼굴 모습(아이들의 표정이 풍부한 것은 아닌데, 라인 하나만으로 활짝 웃는 모습을 표현해낸 것을 보고 있노라면 대단하단 생각이!) 너머, 짙은 녹색의 색조로 베이스가 깔린 배경은 적막하고 불안감을 조성한다. 선뜻 다가갈 수 없는 그림. 어스름한 분위기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아이들과 여우들의 소란스러움은  숨 막힐 듯한 고요함 속으로 다 빨려들어 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다. 장면 장면마다 아이들의 발랄함과 여우의 장난스러움이 어둡고 정적인 배경과 어울린다기보다는 묘한 뒤틀림으로 섬뜩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다른 작품에서는 여타의 일본 그림책 작가들과 다를 바 없는 앙징받고 애틋한 분위기의 작가로 인식되지만, 그녀의 다른 작품을 보면,  사카이 코마코는 가시가 있는 듯.(부정적으로 말한 것이 아님. 개인적으로 나 또한 글을 쓸 때면 본래의 나와는 다른 가시와 가면을 가지고 있으니깐.)

 

그림책은 아니지만 온다리쿠의 <굽이치는 강가에서>의표지나 속지의 일러스트에서 보여준, 사춘기 소녀들의 일상의 불안과 공포를 코마코는 아이 여우의 리에의 소원의 배경과 비슷하게 처리했다. 한 눈에도 사카이 코마코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적막하고 어스름한 배경, 소녀들의 얼굴에서 나타난 둥근 라인, 깔끔한 면처리보다는 덧칠하고 문지른 듯한 드로잉 기법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일러스트는  소녀들에게 뭔가 심상치 않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암시를 주는 길잡이로서, 이 작품의 아우라를 한껏 살리고 있다. 오래 전에 읽어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코마코의 작품의 내용보다 코마코의 일러스트에서 풍기는 적막감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때문이리라.

 

 

 

사카이 코마코가 자기 스탈로 밀어부친 <벨벳틴 래빗>  마저리 윌리엄스의 클래식 <Velvetteen rabbit>은 여러 작가들이 판으로 나왔는데, 사카이 코마코도 자기 스~탈로,  적막한 어두운 배경, 인물의 둥근 라인 등등  다른 벨벳틴 라벳과 비교하면 재미있을 듯. 

 

 

 

 

다른 밝은 느낌의 유아그림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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