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그림 (리커버)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타샤의 정확한 이름은 나타샤 버기스였다. 탸사의 아버지 스탈링 버기스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여주인공인 나탸사를 몹시 좋아해서 자신의 갓난 딸에게 나탸샤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던 것이다.  그녀는 훗날 버기스라는 성의 발음이 맘에 들지 않아 성을 튜더라는 외가쪽 성으로 바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탸샤 튜더로 1938년부터 <호박달빛>이라는 작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그 이름은 아마도 영원히 <비밀의 화원>의 삽화가로서 기억될 것이다.

이 책은 타샤의 간략한 생애와 함께 그녀가 평생 그린 삽화그림과 그림책에 대한 것이다. 타샤의 그림 인생이라고 해서 빽빽한 글자를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간략하게 다루는 바람에 그녀의 평범하지 않았던 어린시절과 순탄하지 않았던 결혼 생활의 고통과 충격에 대해서는 튜더 자신과 작가 모두  두리뭉실 넘어가고 있다. 그녀는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초상화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림세계를 접하게 된다. 미뤄 짐작컨데, 모에게 버림받은  불행한 어린 시절,  그녀에게 그림 그리기야말로 가장 큰 소일거리이자 위안거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불행을 거의 떠올리지 않았고, 놀고 먹는 남편을 위해 자신이 전적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결혼 생활조차 감내하고 이혼 한 후에도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나 원망에 대한 말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성격이 대담한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생긴 것인지)

죽는 날까지도 1830년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집한 그녀의 삶과 일상은 소박하고 철저히 자급자족의 노동중심적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그런 삶을 살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글쎄, <출동 !삶의 현장>같은 프로그램에서 며칠 동안만 체험해보라고 한다면 경험 삼아 며칠 살아보겠지만, 세탁기가 다 해준 빨래도 너는 것, 개는 것도 귀찮아하는 나에게 평생 그렇게 살라고 한다면 군소리도 없이 노(NO) 땡스다.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을 절대 선망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그림이  가져다 주는 푸근함, 안락함, 오밀조밀함은 퍽퍽하고 건조한 일상을 따스하고 밝은 기운으로 스며들게 해주는 것은 그녀의 라이프스탈 덕분이리라.

처음 그녀를 접한 것은 <탸사의 정원>이란 작품이었다.  작가의 탸사에 대한 애정과 타샤의 소박한 자연주의 삶이 끌려,  그녀의 그림책을 구입했었는데, 생각보다 색감이 어두워 그렇게 인상적인 그림책 작가는 아니었다.




<일년 열두달>이라는 그녀의 초기그림책은 전체적으로 색채가 칙칙하고 어둡다. 마치 어두운 조명에서 그린 듯한 느낌이 들어 그림 속의 아이들의 활달하고 밝은 분위기가 색감때문에 많이 죽어 버린 작품이라는 인상을 남겨 더 이상 그녀의 그림책은 구입하지 않았는데, 이 <타샤의 그림인생>이라는 작품은  내 속에 잠재해있던  그런 인상을 단 한번에 날려버린 책이었다. 그녀의 초기 작품부터 거슬러 올라가 후기 작품까지 다 보여준 이 책은 그녀의 연대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색이 풍성하고 꽉 차 있는 듯한 화려함과 동시에 그림의 불필요한 요소를 뺄 것은 뺀 대담한 방식으로도 그림이 더 발전되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색이 뭐 대수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림책에서 워낙 색감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서, 나이가 들수록 색에 대한 그녀의 변화 과정은 눈요기로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색이 사라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예를 들어 영화와 비교한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영화감독 팀 버튼은 초기영화(비틀쥬스나 가위손)에서 보여준 풍부하고 라인적인 색은 지금 영화에서는 사라지고 없어지는 진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뭐랄까, 이젠 그의 영화에서 무엇인가가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고 할까나.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런 반면에 타샤 튜더의 후기 그림책에서 더 활발하고 활동적인 색을 보면서, 그녀만의 작은 예술이 더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이 책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명의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어떤 식으로 변화의 과정을 거치는지 충분히 감지 할 수 있는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써 놓고 보니 우습긴 한데, 탸사와 팀 버튼을 비교 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만 며칠 전에 팀 버튼의 영화를 보면서 그의 영화에서 색이 사라졌다는(잃어버린) 느낌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애 키우느냐고 한 십년 영화 제대로 못 봤는데.... 완죤 그의 색이 살아있던 영화보다가 세련되었지만 블루톤의 영상만으로 채워진 것은 못내 아쉬웠다는........(한마디로 그날 충격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