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 카브레 2 - 영화와 마술의 세계로!, 2008년 칼데콧 수상작
브라이언 셀즈닉 글.그림, 이은정 옮김 / 꿈소담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사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조르쥬 멜리에스의 흑백무성영화에 대한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책은 아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묘한 흥분으로 전율감을 느꼈을 법한 실험적이고 프로그레시브한 그림책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시큰둥^^*)

지금까지 나온 그림책 중에서 가장 두꺼운, 총 550여 페이지에 걸쳐서 그린 그림은 30년대 파리와 인물들을 그리기 위하여 총천연색의 색을 선택하기보다는 흑백무성영화시대에 걸맞게 흑백의 톤으로 처리했고, 롱 숏과 클로즈 업이라는 영화기법을 사용하여, 아주 혁식적이고 실험적으로 그려졌다. 그림은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적인 일러스트라기보다는 그림자체만으로 독립적으로 글과 이야기가 대등하게 맞물려 진행된다. 

소설이라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그림책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아마도 21세기의 새로운 형식의 선구적인 그림책의 탄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언 셀즈닉은 <공룡을 사랑한 할아버지>라는 책을 통해 알았는데, 그렇게 매력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작가였다. 그냥 여느 작가들처럼 그림 잘 그리는 작가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큰 일을 낼 줄이야. 솔직히 칼데콧 상타기 전에는 이 책 관심조차 없었다가, 칼데콧상이 브라이언 셀즈닉의 <위고 카브레>에 돌아갔다는 글을 읽고 부랴부랴 검색해서 구입했던 것이다. 오호라, 책을 받고 보니 그의 멜리에즈에 대한 오마쥬에 흥분했고, 칼데콧상 위원들의 작품의 진면목을 볼 줄 아는 안목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브라이언 셀즈닉은 어렸을 때, 레미 찰립의 Fortunately와 Thirteen이라는 그림책을 좋아했다고 . 이 두 권의 그림책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작품 활동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쓰고 있는데, 레미 찰립의 그림책은 그림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가 다음 이야기를 설명하는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 매 페이지를 넘길때, 비로소 그 전 페이지의 이미지들을 만드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전 페이지의 이미지와 연결하여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와 이야기가 연결된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러므로 페이지를 넘긴다는 행위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지.) 


그는 위고 카브레에서 (브라이언은 이 그림책을 소설(novel)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다른 소설들과 달리, 이미지가 이야기를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스토리를 말하는 것을 돕는다라고 쓰고 있다. 나는 정확하게 소설도 아니고, 완전한 그림책도 아니고, 사실 그래픽 노블이나 플랩북 혹은 영화도 아닌 여러가지가 뒤섞인 책을 만들기 위하여 레미 찰립이나 다른 그림책의 대가들이 사용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쓰고 있다. 

그는 몇년 전에 레미 찰립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 이후로 쭉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지난 12월(2007년) 레미가 브라이언이 진행중인 작품을 물어왔고 브라이언은 그에게 위고 카브레를 설명하다가 작품속의 멜리에즈와 레미가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레미에게 작품속 캐릭터의 포즈를 부탁했다고 한다. 레미는 예스라고 승낙하고 우리가 보는 <위고 카브레>의 멜리에즈는 레미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Deleted Scene" from The Invention of Hugo Cabret

This is a finished drawing that I had to cut from The Invention of Hugo Cabret. I was still rewriting the book when I had to begin the final art. There was originally a scene in the story where this character, Etienne, is working in a camera shop. On one of my research trips to Paris I spent an entire day visiting old camera shops and photographing cameras from the 1930's and earlier, as well as the facades of the shops themselves. I researched original French camera posters and made sure that the counter and the shelves were accurate to the time period. I did all the drawings in the book at 1/4 scale, so they were very small and I often had to use a magnifying glass to help me see what I was drawing. After I finished this drawing I continued to rewrite, and for various reasons I realized that I needed to move this scene from the camera shop to the French Film Academy, which meant that I had to cut this picture. I tried really hard to find ANOTHER moment when I could have Etienne in a camera shop, but, as painful as it was, I knew the picture had to go. I'm glad to see it up on the Amazon website because otherwise no one would have ever seen all those tiny cameras I researched and drew so carefully!
--Brian Selznick

이 장면은 내가 <위고 카브레>에서 삭제해야했던 완성된 드로잉이다. 나는 마지막 작업을 마무리 해야할 때도 여전히 작품을 다시 쓰고 있었다. 원래는 에티엔이라는 캐릭터가 카메라 상점에서 일하는 장면이 있었다. 파리에 자료조사차 들리면서 나는 하루종일 구식 카메라 상점을 방문하거나 30년대 사진기나 상점의 정면을 찍으면서 보냈다. 나는 오리지널 프랑스 카메라 포스터를 조사했고 그래서 이 드로잉에서 카운터나 선반은 그 시대를 정확하게 재현했다고 확신한다. 나는 책속의 모든 드로잉들을 1/1 크기로 그렸으며, 그것들은 매우 작았는데 그래서 내가 그린 것을 보기 위하여 종종 확대경을 사용해야만 했다. 내가 수정을 계속하면서 이 드로잉을 완성한 후,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카메라 상점 장면이 프랑스 영화 아카데미로 이야기의 흐름이 이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결국 이 장면은 삭제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이 카메라 상점앞에 있는 에티엔의 이 그림을 실기 위하여 다른 가능성도 생각하며 애썼지만 고통스럽게도 이 장면을 떠내보내야했다. 내가 조사하고 애써 그린 작은 카메라를 누구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마존을 통해  이 장면을 볼 수 있어서 기쁘기 그지 없다.

조르쥬 멜리에스에 대한, 흑백무성영화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거리를 쏘다니고, 상상하고, 수 많은 드로잉 작업을 거치면서 창작에 대한 환희와 낙담과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셀즈닉은 마지막으로 작품을 내려놓아야 할 때도 그의 머리 속에는 이야기가 맴돌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상, 자신이 가장 공들여 그린 드로잉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고 잘라내야 했을 때, 욕심도 함께 버렸다. 그는 창작하는 동안  작품의 요소속의 더하기와 빼기가 책의 완결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알았으리라. 만용을 부려 무엇을 하겠는가. 하지만  바로 위의 장면을 커트시켜야할 때, 그는 참담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떠나야보내야했다는 글을 읽는 순간, 작가의 씁쓸함과 옳은 결단성을 읽을 수 있었다.

위고 카브레를 만들기 위한 작업 기간이 2년 정도였다는 것을 작가후기로 알 수 있었는데, 그의 영화와 그림책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아이들과 함께 흑백무성영화 한 편 보고 나서, 이 작품 읽으면 브라이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들 이 작품의 두께에 허걱 놀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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