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 박중서 옮김 / 시공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유치한 감정의 과잉을 뿜어내지도, 그렇다고 메말랐다거나 건조하지 않은, 어느 정도  적당한 선에서 머무르며  글을 썼기에, 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재미와 유머를 두루두루 갖추었고 흡입력도 있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읽으면 읽을 수록 드는 것이다. 아후, 정말 글은 죽이게 잘 쓰네,라는 생각은 들어도 정서적으로 , 심적으로 그의 글에 공감이 안 된다. 알고 봤더니.. 그가 커밍아웃한 게이라서.. 흐흐흐 그건 아닌 것 같다.  솔직히 책 받자마자 "휴에게"라는 헌사를 보고, 이 작가 혹 게이아닐까,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었고, 워낙 그런데는 무개념으로 사는데다 타인의 성적 취향까지 일일히 간섭하면서 사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가 게이라는 이유만으로 읽는데 정서적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넘 미국적인 글쓰기라서 그런가. 아마도 미국물이나 좀 먹고 그들의 생활스타일을 직접 부딪혀봤더라면, 그의 글에 나타난 정서적 바탕에 공감이 되겠지만,  온전히 한국땅에서 나고 자란 나로서는 그의 글에 공감하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는 않는, 제리 스프링쇼에나 나올만한 사람들을 등장시킨 에피소드식 에세이들이나 게이의 성적 판타지를 낯뜨거울 정도로 다룬 에세이는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때에 따라서는 커밍아웃한 게이로서 솔직하고 담담한 글이고 유머스러운 글이겠지만, 글쎄, 난 그의 유머조차 유머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무딘 공감력을 가지고 있다보니,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었을 뿐인 그저 그런 책으로 나중에 기억될 책이 아닌가 싶다. 그가 커밍아웃한 게이로서 자신의 처지를 감상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문장력은 탄탄해 미국식 에세이란 것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싶다면 읽어볼 만 하다. 나도 최근의 미국식 에세이는 어떤 스타일일까 싶어서 구입한 것이니깐. 

PS - 세다리스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읽다 보면 남다른 가족애을 느낄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가족간의 따스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근데 이 책 <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을 자신의 동성애자인 휴에게만 헌사한 것은 꽤심하다. 가족의 사생활을 떠벌리고 다니는 것도 참아주었건만 헌사는 엉뚱한 휴에게만 하다니.... 여동생 에이미 세다리스도 유명하던데, 오히려 에이미에 대한 글은 없다. 뭐 이래!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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