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부터 읽어야지 했던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 차일드를 읽었다. 어느 정도는 지루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단편글들이 술술 읽혀 버틀러가 이렇게 가독성 좋은 SF작가였던가 싶어 놀랬다. 버틀러 정도면 3세대 SF 작가세대쯤 되지 않을까. 레이 브레드버리, 필립 딕 케이, 로저 젤라즈니 그리고 로버트 하인라인이 허버트 조지 웰스나 쥘 베른의 뒤를 이는 이세대 SF 작가군들이니깐.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 차일드 읽다가 비슷한 동시대 여성작가가 어슐러 르 귄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르귄이 29년생, 버틀러가 47년생인데 버틀러가 육십 안 돼서 사망했다.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을 나이인데 아쉽다. 표제작인 블러드 차일드의 미성년 소년이 대리모라 해야하나 그런 역활이어서 읽고 나서 너무 불쾌했지만, 아 왜 하필 12살 소년이지, 굳이 왜???? 12살 소년을 설정했을까!! 불만스럽게 투덜대며 그 다음 단편도 읽을까 망설이다 워낙 가독성이 좋아 읽기로 결정했다. 다른 단편들도 잔혹함과 비극이 존재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명료해서 좋았다. SF 작가들에게는 합리적이거나 현실적인 상상력은 필요하지 않는다. 지금의 현실과 다른 세계의 시공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세계관을 그 상상력 속에 녹아내는 것, SF 소설을 읽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