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리키 파크
마틴 크루즈 스미스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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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목표가 네버모어출판사의 미스터리책들을 다 읽어보자였고 거의 다 읽었는데, 고리키 파크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12월 중순 막판에 구입해 읽었다.

솔직히 고리키라는 단어만 들어도 내키지 않었다. 냉전시대의 부정적 이미지와 소련에 대한 적대감이 내 안에 존재하고 독재국가에서 수사를 해봤자 얼마나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어, 구매해 놓고 700페이지(전자책)가 넘는 페이지수를 보고, 아, 지루할 것 같은데 언제 다 이걸 읽지 싶어 한숨부터 나왔다.

여하튼, 한숨이 나와도 이왕 올초에 작심한 거 연말에 성과를 내보자 싶어, 싫은 감정을 억누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재밌게 읽었다.

렌코 형사의 끈질긴 사건 해결에 대한 추적을 읽으면서 우습게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형사 캐릭터와 묘하게 오버랩 되었다. 70년대 헐리웃이 만들어낸 형사 캐릭터가 그 후에 만들어진 영화나 소설속 형사 캐릭터에 지대한 영향을끼쳐, 소련의 아르카디 렌코 형사 또한 동료 없이 혼자 움직이며 사법기관과 KGB에 대한 저항 정신이 깔려 있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기 보다 뭔가 건너뛰었다라는 느낌이 들어 어리둥절했고 이리나라는 여성과의 러브 라인이나 뉴욕에서 FBI 요원들이 허술하게 이중 스파이에게 당하는 설정은 무리가 있어 보였다. 아니 그 정도로 그 당시에는 FBI 시스템이 정비가 안 된 건지, 이 소설이 출간된지 40년이 넘었기에 작가가 묘사한 FBI는 체계가 없어보였다.

게다가 모스크바에서 활약한 렌코의 모습과 뉴욕에서 보여지는 렌코의 모습이 사뭇 달라 사랑꾼 렌코보다 비정하고 강한 형사로서의 렌코 수사관이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재미면에서는 미스터리 클래식으로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긴 했지만, 한 여성에 대한 사랑이 렌코를 뉴욕까지 이끌어 낸 것은 형사 렌코로서는 마이너스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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