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님의 페이퍼 읽다가 아이폰 14로 바꾸신다는 글을 보고 생각난 건데,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에어드럽(air drop)이었다. 에어 드럽은 아이폰 사용자끼리만 가능한 기능인데, 내 주변에 아이폰 사용자에게 사진을 보낼 때 에어드럽을 켜고 보낼 사진을 체크하고 에어드럽에 뜬 수취할 사람을 지정한 후, 클릭해서 보내면 그 사람에게 사진 정보가 간다.
처음에는 정말이지 신기했다. 어떤 전선(와이어)도 없이 정보가 공기를 통해 가다니.. 비록 가까운 거리만 가능한 기능이지만, 애플의 기술력 대단하다고 감탄했는데, 작년에 아이폰 변경하면서 기존에 있던 아이폰 데이터를 옮길 때 더 놀랬다.
기존의 아이폰에서 새로 산 아이폰으로 데이타를 옮기는데, 버튼이었나 여튼 아이폰에서 하라는대로 뭐 누르고 기존의 아이폰을 새 아이폰에 갖다 대었는데, 기존 아이폰의 데이타가 새아이폰에 다 옮겨 간 것이다. 그냥 공기를 통해서만, 어떤 전선도 없이 그냥 공기로 정보가 옮겨 갈 수 있는 거 보고 진짜 놀랬다. 아이폰 끼리의 주파수를 이용한 것이겠지만(대충 짐작하건데), 일단 거대 정보(사진만 천 장이 넘음)가 공기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무진장 신기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읽었던 블랙홀 전쟁에서 불랙홀의 정보가 사라진다는 호킹과 아니다라는 레너드 서스킨드의 논쟁(?)을 읽었을 때 도대체 정보가 무슨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정보의 존재 유무가 뭐 그렇게 중요할까 싶었는데,
아이폰의 에어드럽이나 에어로 모든 정보가 새 아이폰으로 옮겨지는 기능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기존 아이폰 데이타 정보는 내 새 아이폰에 옮겨지긴 했지만 공중에 남아 떠 다니는 것이 아닐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현재 내 주변에 내가 찍은 사진, 메모, 사용했던 앱의 기록의 모든 정보가 떠 다니는 것은 아닐까 말이다.
에어드럽의 기능이 정확하게 어떤 메카니즘을 사용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공기중 정보 이동이라면 정보가 내 주변에 남아 떠돌아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터무니 없는 생각일까! 우리 지구는 나중에 태양의 중력에 먹혀 사라지겠지만,그때 지구에 떠 다니는 인류의 모든 정보는 그대로 남아 우주를 떠돌아 다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그렇게 떠도는 정보를 외계 문명이 최첨단 기술로 수집해 과거에 태양의 세번째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인간이 살았다는 역사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공기중 이동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칼 세이건이 보이저호에 태워 골든 디스크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지구인들을 알수 있는 정보가 우주의 입자처럼 떠돌아 다니니 말이다.
우리의 마법같은 기술이 발전될수록 지구의 환경은 더욱 악화되서 태양이 백색왜성으로 되기도 전에 지구는 인간 없는 세상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