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이라해서 읽을까말까 주저했는데, 북스피어에 대한 의리(북시피어에서 간행된 책 거의 80%는 읽은 듯)와 믿음(재미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모토에)으로 읽게 됐는데,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공포는 아니다.

6편의 실린 공포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 묘사하는 상황 배경의 느낌이 서정적이었다.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느꼈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배경 설명이 공포적인 요소 혹은 이형적인 것들보다 더 감정적으로 와 닿았다. 문장이 이뻐서 공포소설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6편의 단편중 산장기담은 묘하게 의문을 불러일으키는데, 책을 읽는 분들을 위해 세세한 설명은 안 하겠지만, 택시 기사와 산장부인이 짜고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긴 했다.

이형의 존재같은 괴물이 나오는 이야기는 무섭지는 않다.깜깜한 곳에 가기 꺼려지는 건 잠시뿐, 하지만 심리적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공포 소설이 더 무섭다. 이 정도의 소프트한 공포라면 시원한 여름 독서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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