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부터 킹의 신간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창작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은 지, 고희가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이년 간격으로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 경외롭다.

고도에서,는 읽은지 꽤 된 중편소설이지만 내용이 따스하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그가 중력에 대해 꽤 자세하게 알고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대충 두리뭉실하게 아는 게 아니고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중력을 대상으로 아주 재미난 상상을 했다는 점에서 이 작은 소설에 높은 점수을 주고 싶다.

킹은 나이가 들어도 소설적 상상력은 자유롭구나, 그 나이 되면 상상력도 무뎌지고 인식의 틀은 보수적으로 변하는데, 전혀 그런 티가 나지 않는다.

고도에서,를 읽고 킹이 과학에 대한 관심과 과학 공부를 시간 들여하고 있나, 하고 호기심이 일었는데 그 호기심을 이번에 읽은 인스티튜트의 작가 후기에서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다. 킹이 소설을 쓸 때는 자료 조사를 하는 조사인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조사인이 킹의 의뢰를 받으면 과학이든 의학이든 전반적인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초와 지식 자료를 킹에게 알려주는 것이었다(인스티튜드의 후기 꼭 읽어보사길).

인스티튜트,는 밤새워 읽었을 정도로 재밌긴 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뭔가 부족하고 아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은 이야기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가 가당키나 하나? 이거 너무 음모론적인 웃기는 상상력 아닌가 싶었는데,

순간 이야기적 상상력에 제한을 두는 내가 꽉 막힌 인습론자 아닐까 하는 반성이.. 우리 뇌에서 나오는 상상력에 한계를 둘 필요가 뭐 있지, 이야기적 상상력은 무한하고 자유로워서, 과거를 갈 수도, 미래를 갈수도, 심지어 우주 여행까지 가능한데, 왜 나는 작가의 상상력에 장막을 덮는 걸까!!

우리의 뇌(상상력)는 현실의 불가능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 그 상상력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만들현재라는 베이스에서 모든 걸 대입해서 소설적 상상력에 의문을 떠올리기 보다 즐기는 쪽으로, 우리의 뇌적 상상력은 무한한데 괜히 브레이크 걸지 말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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