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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여자들 - 최고의 쌍년을 찾아라
멜라니 블레이크 지음, 이규범 외 옮김 / 프로방스 / 2023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팔콘만' 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 제작자, 감독, 배우 등을 주인공으로 방송국이나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토대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팔콘만'은 40년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로 다분히 자극적인 소재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버텨왔지만, 웬만한 소재는 다 사용해 봤기에 드라마에 반영하지 않은 새로운 소재를 찾아내기가 어려운 상황에 다다르게 된다. 회의 중 스탭 중 한명이 그 타계책으로 '쌍년 파티'를 진행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토대로 진행을 구체화 시키고 전개되는 과정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드라마는 70세의 캐서린 벨이 주연으로 끌어가고 있다. 30대 나이에 주인공인 '루시딘'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 하고 있지만, 여전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은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메퀸에이전시라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하는 쉬나는 연기자 출신이지만 에이전시라는 업무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제이크 먼로와 아만다 킹은 부부로 드라마의 공동 프로듀서로 성과를 올리고 있었지만, 아만다는 출산이유로 강등되며 그 사건은 불화의 씨앗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캐스팅을 담당하는 헬렌 이나 드라마의 메인 작가겸 감독인 파라 등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풀어내는 에피소드 들은 지속적인 호기심을 유발하여 책에 빠지게 만든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드라마나 뉴스등 그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 부분으로만 방송국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될텐데, 이 책에서는 기획부터 실행까지의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방송국도 조직이다 보니 승진이나 권력을 위한 정치도 일부 묘사되어 있고, 매력적인 남자들과 매력적인 여자들이 섞여서 일하는 현장이다 보니 이성간의 로맨스나 동성간의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얘기의 주제로 등장한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니 만큼 '그레이의50가지그림자' 만큼은 아닌듯 하지만 남녀간의 관계에 대한 얘기도 빈번하게 묘사되며, 그 농도또한 상당히 짙다.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여성 캐틱터들이 전체적인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책의 여성들은 대부분 주도적이며,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성취욕도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그 성과를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방송국을 인수하는 새 주인으로 나오는 매들린의 입을 빌면 이렇다.
" 난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무언가를 바꾸어 주기만을 기다리면 안되죠. 그것은 변화가 아니라 거저 얻는 겁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 변화의 주체도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별을 떠나 자기의 성과는 자기가 쟁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만에 읽어본 중독성 강한 소설이다. 마지막엔 약간은 충격적인 반전도 포함되어 있으니 기대하고 읽으셔도 좋을 듯 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