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시집 2 : 당신을 응원해요 - SNS 스타 작가 최대호의 읽으면 행복해지는 시 읽어보시집 2
최대호 지음, 최고은 그림 / 넥서스BOOKS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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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진짜 행복을' 느끼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또 한때는 개인적 성취가 행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장소에서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에는 꼭 하나의 단서가 달라붙어 있었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행복이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행복이라는.

그렇다. 난 그동안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복한 '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시로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꾸며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고, 어떤 장소를 갔는지를 보여주기 바빴다. 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불행한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행복한 '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가 않았다. 오히려 공허하고 헛헛함만이 남았다. 그래서 올해가 되면서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일을 그만두었다. 대신 내가 진정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읽게 된 책이 <읽어보시집 시즌 2>이다.

읽으면 행복해지는 시

이 문구가 나를 잡아당겼다. 이미 <읽어보시집 시즌1>을 읽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작가의 재치 있는 글 스타일을 알고 있어 읽으면서 적어도 가볍게라도 웃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펼쳐 들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읽는 동안 어떤 곳에서는 피식피식, 어떤 곳에서는 가가대소하면서 즐겁게 읽었다. 그러다 문득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한 글 앞에서는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거 말고도 재미있는 시들이 많다. 그림들도 재미나서 글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재치가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아님 그냥 타고난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나라는 사람이 내가 봐도 참 재미가 없어 걱정이다.

 

그동안 난 타인의 평가에 민감했다. 그러니 행복마저 '척'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나이의 앞에 숫자가 바뀌면서 좋은 것은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그리고 그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는 점인 것 같다. 그들이 내리는 나에 대한 평가가 모두 옳다고 할 수 없다.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고 고치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하는 비난은 사뿐히 무시해주는 배짱과 지혜를 가지도록 해야겠다.

 

한동안 오래 머물렀던 페이지들이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요즘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내게 남은 기회가 더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나를 자꾸만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는데 내 삶이 실패로 무너질 삶도 아니라는 그 문장이, 당신은 아직 어리다는 그 말이 큰 위안이 된다.

 

이 시를 읽으면서 몇 년 전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왔던 한 대사가 생각이 났다.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이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사람이 딱 걸러져.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서 가끔 큰 시련이 오는 거,
한 번씩 진짜와 가짜를 걸러 내라는
하느님이 주신 기회가 아닌가 싶다.

가짜를 걸러내고 진짜만 내 곁에 두도록 해야지. 내 모자란 부분까지 예뻐해 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야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기보다는 진짜 내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아주 잠시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고 예쁜 말만 해주는 이 시집에 빠져 있다 보니 다시 힘도 나고 나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됐다.

행복해지고 싶을 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때, 힘내고 싶을 때, 그리고 너무 힘들 때 잠시 이 책에 빠져 보는 게 어떨까? 재미있는 말로 나를 웃겨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던 이 책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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