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 대처하는 유능한 아빠양성 - 임신 열 달, 생존을 위한 남편지침서
김동환 지음, 성영모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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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작은 이모가 출산 후 우리집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그리고 작은 이모를 통해 출산 전 산모 누구나 겪는 '진통'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산부인과에서 들었던 이모의 비명소리와 힘겨워하던 표정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어린 나이에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 울면서 아빠 손 잡고 병실을 나왔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그때는 아이를 낳는게 그저 고통스럽고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마음에 나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도 했었다. 그리고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아직 결혼 전이고 주변에서도 결혼 한 친구들이 많지 않다보니 출산이 먼 이야기인듯하지만, 매주 육아관련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아이들에게 열광하면서 나도 언제가는 저런 아이를 낳겠지,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면서 임신·출산·육아는 여자인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예전과는 달리 아이를 키움에 있어서 아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 엄마와 달리 아빠는 부차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이런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엄마의 역할만큼 아빠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더 나아가 아이를 낳기전 임신·출산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책이 참 재미있었다. 보통 육아관련 서적이나 출산관련 서적들은 '예비엄마'에 초점이 맞춰 많이 출간되는데, 이번에 읽은 출산서적은 '예비아빠'에 초점 맞춰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직접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예비 아빠들이 알아야 하는 것들을 책으로 엮은것이라 믿음이 더 갔던 것 같다. 아내의 옆에서 가장 가까이 임신과 출산을 지켜보며 느꼈던 감정과 태어날 아이를 위해 자신이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겪으면서 쓴 책이었기 때문이다.


임신기간이 끝나는 출산까지 그 일련의 과정에서 겪고 느꼈던 것들을 말이다. 전문가에 의해서 쓰인 책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생물학적 용어나 전문적인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예비아빠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상적인 것들을 먼저 겪어 본 선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한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취해야 할 행동부터 임신기간동안 아내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든지, 임신기간별로 준비해야 할 물품과 검사들은 무엇이 있고, 병원은 어떻게 선택해야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아직 임신·출산 경험이 없다보니 이 책의 주된 독자가 예비아빠임에도 불구하고 나역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임신기간별로 어떤 검사가 있는지, 아이가 어떻게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지,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비아빠뿐만 아니라 예비엄마들도 읽는다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된다.



엄마 병간호로 일주일동안 산부인과 병동에 머물고 있다보니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루에 몇번씩 보는 신생아들의 얼굴과 엄마, 아빠가된 사람들을 보고있으니 괜히 찡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산 후 임신중독증으로 장기간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고 출산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새삼 다시 깨닫기도 한다. 그러면서 곧 다가올 내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짝 걱정도 된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한다. 언제가될지 모르지만, 이 책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내 남편과 함께 다시 읽어보도록 해야겠다. 좋은 엄마, 아빠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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