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 - 스포츠 비즈니스는 어떻게 세기의 계약을 끌어내는가?
케네스 슈롭셔 지음, 김인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의논과 타협을 하면서 산다. 때로는 나의 주장을 관철 시키기도 하고, 또 때로는 타인의 의견을 수용도 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어찌 보면 넓은 의미에서는 '협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상에서나 필요할 것 같은 이 협상이 사실은 우리 삶 전체 어느 곳에서 나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협상을 어렵게 생각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아니, 오히려 나는 '협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서나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의견이 불일치할 경우 설득하거나 주장하는 행위 자체를 논쟁이라 규정하고, 그러한 행동은 일상에서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라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습관들이 굳어 꼭 필요한 순간에도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협상 자체가 되지 않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았다.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 협상은 중요한데, 그런 능력이 너무 바닥이라서 말이다. 그러다 스포츠에서 선수와 구단, 에이전트 간의 어떠한 협상이 이루어지며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을 어떻게 끌어내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이기는 협상'을 알려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총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협상에 앞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협상 과정에 참여토록 하면서 협상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과 알아두어야 할 것들, 조심해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전체적으로 기본 중 기본인 준비와 연습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타고난 협상의 달인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협상에서 진정으로 이길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각 챕터들마다 협상의 달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지침들을 각 장에 맞게 정리해두고 있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기 좋았다. 본문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열거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핵심을 놓칠 수 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정리를 해주니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1장에서는 협상 준비에 있어서 어떤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아볼 수 있는 '협상전략계획표'를 제시하고, 2장에서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어떤 협상 스타일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리처드 셸의 '협상유형평가도구'를 수록해 독자들이 자신의 협상 스타일에 따라 협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협상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이끌어갈지를 설명하고 있다.



협상유형평가도구에 따라 검사를 해보니 나의 경우에는 A:3, B:3, C:10, D:10, E:4로 타협/회피형이 나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다. 그래서 검사를 끝내고 약간 의기소침했었다. 하지만 유형별 설명을 통해 각 유형마다 장/단점이 있고, 협상에 있어서 어느 한 특정 유형만이 유리하지 않다는 말을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저자는 각자 자기의 유형을 파악하고 해당 유형에 유리한 협상 전략을 구상해 협상에 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협상에 앞서 자신이 어떤 유형의 협상 스타일을 고수하는지, 상대방은 또 어떤 협상 스타일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2장의 내용들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챕터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2장과 더불어 이 책에서 특히 중요한 챕터는 대중 심리의 파악을 강조하고 있는 8장이지 않을까 싶다. 제8장은 최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과 맞물려 눈길이 많이 갔다. 조 전 부사장처럼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숨기려다가 대중들 눈 밖에 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잘못은 빨리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대중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임을 8장을 통해서, 그리고 땅콩회항 사건을 통해서 이번에 확실히 배운 것 같다.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맺고 있는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못을 했을 때, 빨리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소중한 관계를 망치지 않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둬야겠다. 


다양한 스포츠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설명을 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외국인이다 보니 한국 선수가 아닌 해외 유명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이름을 외우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내용은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에 한정해 이야기하지 않고 독자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배운 협상의 팁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이나 일상생활에서의 활용팁도 중간중간 넣어주고 있어 유익했던 것 같다.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당장 협상의 달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듯 수많은 연습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준비와 연습을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줄 뿐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을 숙지하고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협상의 달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니 적어도 협상을 즐길 수는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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