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열린 결말을 싫어한다. 이 곳만 보고 허겁지겁 달려왔는데 끝이 없다니 그것만큼 허무한 일이 있을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열린 결말로 인한 맥빠짐 보다는 섬뜩함에 몸서리 치게 된다. 마지막까지 정말 긴장의 끈을 놓지 못 하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여성 독자들은 책을 읽는 내내 서늘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작금의 새태에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왜 그러한 결말을 그렸을까 의도가 궁금하다.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소재와 쫀뜩쫀뜩한 전개가 인생적인 책이었다. 여성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ㅅㅆ
E. H. 곁에 있으면 기억상실증 환자의 미소가 천진난만하고 진심어린 것으로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절박하고 애처롭게 다가온다. 그의미소는 물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구조될지, 무엇이 자신을 구조해줄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누구라도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미소다. 그는 내 안에서 무언가를 보고 있어. 구원의 희망을 보는 거야.
책을 통해서라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들을 만난다는 것은 몹시 설레는 일이다. 그래서 내 여행은 항상 이 책으로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서점 안을 서성이는 나를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껏 그 서점을 아름답게 지켜온 도시와 그 도시의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올해는 리스본과 포르토에 다녀왔다. 역시 사진으로만은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 서점의 분위기가 책내음이 느껴졌다. 과연 내년에는 어느 도시의 서점에서 헤매고 있을까. 그 때가 기다려진다.
이 책은 문학을 좋아하게 된 한 소년이 성숙하고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마다 겪을 수 밖에 없는 여러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앎에 대한 목마름과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 덕분에 그 나름대로의 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그는 그러한 과정에서 만나게 된 책을 소개하고 문학을 시작으로 과학, 종교, 철학, 정치 등 어렵고 방대한 분야를 다룬다. 그럼에도 그에게 영감을 준 인물들과의 대화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어떤 방식으로 개인의 세계를 확장해 나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나만의 지도를 완성시키기 위한 열한 계단은 무엇일까? 저자는 묻는다. 그저 각자의 계단을 오를 뿐. 그 여행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편안함을 떨쳐내고 불편한 세계를 향해 한 발을 더 내디딜 것인지. 하여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성장하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