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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샤를로테 링크의 책은 언제나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이번 책 역시 그러했다.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의심스럽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하지만 현재에는 보잘 것 없는 미남과 그에게 흔들리는 여자 주인공. 그리고 그 두 사람 사이에서 여러 갈등과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다양한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두가 살인의 동기를 지니고 있거나 비밀스러운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어딘가 다들 의심스러운 부분을 지니고 있고, 그로 인해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바라보게 된다. 각자가 숨기고 싶은 본인의 이면이나 과거는 무엇일지, 스스로가 범인임을 드러내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는지 꼼꼼하게 읽다 보면 이야기 자체에 아주 푹 빠져들게 된다. 그러다 결국인 항상 의외의 사람이 범죄자라는 반전을 마주하고, 놀라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게 만든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랑, 우정, 이별, 복수와 같이 너무나 평범한- 어쩌면 식상할지도 모를- 소재들을 가지고 어떻게 이토록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작가의 역량에 감탄할 뿐이다. 로맨스와 추리라는 묘한 조합을 어느 하나로의 치우침 없이 균형감있게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데 정말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등장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와 내면 세계, 그리고 각자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들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면서 추리 소설 특유의 초조한 분위기로 글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특히나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드라마처럼 각 장면들이 그려지고 이어져가는데, 이런 점이 여성 독자들을 더 매혹적으로 끌어당기는 요인이 아닐런지!! 이번 책의 경우 세계 2차대전 후의 참혹한 모습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시대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추리 소설 자체를 무섭게 느끼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