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Novel Engine POP
보르자 지음, 이태웅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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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으로 고향을 떠났다가 6년 만에 돌아온 김영재. 6명의 아이들을 이끌며 골목 대장 노릇을 했던 그는 이제 없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선생님, 같은 반 친구들 모두에게 거리를 유지하려 애쓰며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적당히 연기를 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반장으로부터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노트를 건네 받게 되고 기묘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 어떤 일, 사람에게도 연루될 생각이 없는 소년이었지만 노트의 주인은 집요하게 연락을 해오며 감상평을 들려줄 것을 종용한다. 마지 못해 읽은 노트 속에는 단순한 작가 지망생의 습작 노트가 아닌 실제 김영재 본인 주변의 괴담을 다루고 있었다.

주인공 김영재가 과거 골목대장 노릇을 하던 당시 어울리던 친구들이 학교와 종합병원 구 병동에 퍼져있는 괴담의 피해자라는 것, 그리고 그 괴담의 주인은 김영재를 제외한 남은 네 학생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허유경이라는 것이다. 유령을 믿지 않는 김영재는 무언가 음모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사라진 친구들과 허유경에 대한 진실을 찾아 괴담을 추적한다.

학창시절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괴담들, 그 괴담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실명까지 담고 있다면 몹시 공포스러울 것이다. 그래서책을 읽다 보면 김영재의 등 뒤를 따라 나 역시 살금살금 살펴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공포가 세밀하게 잘 그려져 등 뒤가 서늘해지는 느끼이랄까. 여름밤에 읽기에 딱 좋은 소설인 것 같다. 후반부에서 괴담과 관련한 진실이 드러나기 전까진 이 책이 호러 소설인지 추리 소설인지 자꾸만 의심이 들었을 정도니까. 극 중 편집장인 김미영 팀장의 말대로 사건들 간의 인과관계와 플롯이 탄탄한 스토리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다루고 있는 소재 자체도 참신하고 흥미롭다. 또한 김영재를 비롯한 주변의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나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 애매모호함이 지닌 불확실한 면들을 잘 드러내고 있어 과거청소년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된다. 비정한 어른들의 논리, 그 어른들의 논리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아이들. 무지함과 순수함때문에 되려 잔혹해질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잘 그렸다.

다만 극 중에 좀 과하다 싶은 멘트들이 많은 것이 좀 흠이다. 소위 오글거린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담임 프락치, 세미프로 등 김영재가 사용하는 단어들도 좀 오버스럽게 느껴지는데, 김미영 팀장의 대사는 더 대단하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긴 하지만 일반적은 느낌의 대화는 아니다. 약간은 긱 같은 느낌의 똘기충만한 덕후의 모습이랄까. 그러한 부분 역시 그녀를 표현하는 캐릭터로써의 장치였다면 대단하지만.. 약간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때문에 어른들을 위한 소설보다는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한 호러 추리물 같은 느낌이 강하다. 조금 더 일상적인 대화톤과 단어들이 선택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벗뜨!! 소재도, 캐릭터들도 굿굿!! 흥미진진 재밌는 소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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