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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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총 3권 중에 저는 2권을 먼저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새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계속 학업을 이어갈 것인가, 직업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 나는 왜 이 일을 계속 하려고 하는지 등등의 문제도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현재에 수긍하여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 알고 그것을 일로 택해야 하지 않을까 자꾸만 흔들렸지요.

이 책을 읽고나니 꽤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일의 의미 자체를 다시 설정하게 됐다고 해야할까요..
취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원하는 일이 될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 일을 하면서도 일 자체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발상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네요.
우리는 결국 자본이 원할 것 같은 스펙과 관련된 일들의 역량을 키우면서 살아온 사람들이더라고요.
정말 내가 원해서 했던 일이 몇 가지나 있는가.. 잘 생각해보면 많지 않을 거예요.
대학가고, 토익 공부하고, 어학 연수 다녀오고.. 모두 본인 스스로 원해서 한 일이기 보다는, 결국 자본이 원하는 최적의 노예가 되기 위해 한 일들인거죠.
'자발적 복종' 말입니다.
노예가 되기를 거부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우리는 제발 스스로를 써 달라고 조르는 노예가 된거죠.
내가 얼마나 이 회사에 적합한 노예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들을 동원해서 말입니다.
제가 꿈을 꾸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이것이 생계의 수단으로 연결되는 축복을 바랬던겨죠.
실제로 이것은 극소수의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임에도 불구하고요.
아마도 제작하고 창조하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에 해당될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일 자체가 목적이 되는 행복을 누릴 기회는 충분히 있습니다.
단, 금전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떨쳐내야 겠죠.
돈을 버는 일을 제쳐 놓고 당장 그 일에 뛰어들 수 없다면 자본주의적 관점에서의 일이 아닌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일로 의미를 재정립 해야겠습니다.
노동으로서의 일을 하는 시간은 우리가 향유하는 시간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향유하는 시간은 사냥하는 시간이 아니라 사랑하는 시간, 공유하는 시간, 그리고 창조하는 시간입니다.
사냥을 하지 않는다면 항유도, 사랑도, 창조도 불가능할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사냥하는 시간을 통해 아무리 많은 사냥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일정 정도의 사냥감이 모이면 신속하게 부족과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 p.97

살아갈 이유, 우리가 일을 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 향유하는 시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일 수도 있고, 장소일 수도 있고, 예술일 수도 있겠지요.
나 아닌 무언가를 향유하고 즐길 게 있다면 삶의 행복이 커질 수 있습니다.
향유하는 이 시간을 위해 일하는 시간을 조절하게 된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일이 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가족도, 친구도, 나 자신도 버린 채 워커홀릭이 되어 쓸쓸하게 살아가는 삶만큼은 막을 수 있겠죠.

우리가 일에 관하여 생각했을 때 잊지 말아야할 절대적인 근본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일하지 않는 자가 먹으려 할 때는 누군가의 것을 뺏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이고, 살아있다는 것이 되지요.
노동을 하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살기 위해서 노동은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노동하는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질적인 측면이 결정되겠지요.
앞으로 향유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공과 관련하여 책을 써본다거나 누군가를 지도한다거나..
그러한 시간을 갖는다면 더더욱 바랄 게 없겠지요.
물론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 또한 빼놓을 수 없고요!!

다른 챕터 정치나 뻔뻔함에 관련해서는 다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은 거북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압적으로 강하게 이야기하시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정치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누가 이야기해도 저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더라고요.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게 되고, 독자들로 하여금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회 현상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면에서 몹시 유익한 책 같아요.
예를 들어, 왜 노년층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분들의 의견을 존중해야하는지 에 대한 이유라던가, 뻔뻔해지기 위한 실천 강령 등은 흥미롭기도 하고 절로 수긍이 되더군요.
나를 괴롭게 하는 강자들에게 써보고 싶은 실천 강령들이 더군요.
아무래도 강연을 글로 옮긴 것이다 보니 과격한 부분이 여과없이 드러났지만 읽기에는 수월했어요.
어쩐지 1권 보다는 3권이 기대됩니다.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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