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가제본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단편 소설은 언제나 읽고 싶은 마음과 읽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를 오가게 만든다. 머리가 복잡하니까 짧고 간결한 호흡으로 단편 소설을 읽어볼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열어 보았다가 후회하며 닫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심각한 목마름을 느끼게 하는 책이 그렇다. 특히 생각에 잠기게 하는 묵직한 여운과 함께 무언가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더욱 답답하다. 이미 후루룩 넘겨버린 책장을 되돌아가 문장과 문장 사이를 헤매며 자꾸만 더듬게 된다. 내가 알아차려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은미의 ‘다른 사랑’ 속 [무장하는 날], [정선], [김춘영] 처럼.이야기를 통해 어떤 인물들이 모여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구나 하는 서사를 따라간 것만으로는 개운하지가 않다.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인물이 걸어온 인생이 궁금하고, 사건의 안팎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사건의 온전한 완결을 바라게 된다.사실 모든 이야기에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마주하고 겪는 일들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그럼에도 최은미 작가의 이야기에는 흡입력이 있고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든다. 섬세하고 예민한 인물들과 그 사이에 미묘하게 팽팽한 갈등이 숨어 있기 때문일까. 각자의 상상으로 채워나가야 하는 이야기 속 적당한 빈틈들 때문일까. 읽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어떤 주제로도 읽힐 수 있는 다면성 때문일까.나는 여전히 제목의 다른 ‘사랑’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단어를 찾는 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