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폴 맥어웬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제 2차 세계 대전의 막바지, 일본과 미국의 위태로운 상황으로부터 시작된다. 과거의 악연은 현재로 이어지고, 매듭짓지 못 했던 사건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재현시킨다. 각종 생체 실험 등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의 731부대, 그들의 실험 자료를 건네받는 대가로 전범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미국, 한 때 일본의 피해자였으나 오랜 역사에 걸쳐 잔혹한 가해자로 군림해온 중국이 그 주인공들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는 하나가 되어 평화를 노래하는 듯 했지만 각자의 논리와 이익에 따라 전쟁도 서슴치 않는 강대국들의 만행은 여전한 것 같다. 마치 그들이 평화의 수호자인냥 정의로운 가면을 쓴 채 더욱 은밀하고 위험한 형태로 소리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세계를 자신들의 발 밑에 두기 위해.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무거운 마음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현재도 어디선가 생화학 무기들은 개발되고 있을 것이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초소형 로봇을 접목시킨 전쟁 무기의 개발, 다양한 DNA 조작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변종 바이러스나 균 등.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과학적 장치들은 이미 충분히 개발이 진행되었다고 미디어에서 접한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특히나 글쓴이가 코넬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덕분에 실험실의 최신 장비들과 실험 과정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고 현실적으로 읽힌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픽션인지 헷갈릴 정도로 쫀득쫀득한 sf 스릴러에 빠져들고 싶다면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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