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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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항공사의 기내식 대란이 있었다. 당시 승무원들은 굶은 상태로 면세품을 팔아야 했고, 기장 역시 라면에 의존에 비행을 감행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회장의 방문 때마다 기쁨조 노릇까지 해야 했다니 분노하고 경악하게 된다. 그런 시기에 마주한 미스 플라이트는 승무원들의 감정 노동 및 강도 높은 신체 노동, 그리고 노사 간 갈등을 다루고 있다. 엑스맨 제도까지 이용하여 노조에 참여한 직원들을 감시하고 징계할만한 치부를 찾아내게끔 하는 장면에선 정말 치가 떨렸다. 도무지 바뀌지 않는 세상에 치여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 것일까?

이야기는 유나가 죽은 뒤 장례식 장면부터 시작된다.그녀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통해, 혹은 주변 인물들의 회상을 통해 등장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의 그녀 모습은 글과 기억을 바탕으로 재구성되며 한 조각, 한 조각 퍼즐을 맞춰가다 보면 마지막에서야 큰 그림에 도달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마치 촘촘하게 얽힌 추리 소설을 읽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의 결말은 텍스트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이 책의 본질을 관통하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온당치 못한 것들을 마주한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입니까?’

유나와 정근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이야기이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 존재하는 온갖 불합리와 불평등, 그리고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들에 맞서 싸우는 자, 그들을 지켜보는 자, 가진 자의 개가 되어 순응하는 자... 우리는 이들 중 하나 이상의 모습으로써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진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독자 개개인의 몫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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