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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 서정윤의 홀로서기 그 이후
서정윤 엮음, 신철균 사진 / 이가서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읽은 후 여운이 남고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 좋은 글이라 본다. 이 시 집의 매력은 시를 읽고서의 느낌과 엮은이의 글을 읽고서 드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더불어 엮은이가 집어내는 요점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여서 내 생각을 적고나면 (난 읽으면서 생각나는게 있으면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둘이서 토론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 제일 많이 생각했던 글은 다음과 같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자는 마음이 늙은 여자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을 의식하지 않는 여자다. 가슴속에 온기 없는 여자다. 가슴 속 불길을 주체할 수 없어 모두를 버리고 떠났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래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 텐데... 스스로의 가슴에 장작을 가득 쌓아 두고는 누군가 불길을 당겨주길 바랄 뿐이다.
나는 과연 몇 개나 해당이 될까?
가끔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나가곤 하는데, 마음으론 피부가 숨쉬는 날이 필요하다는 변멍을 하지만, 현실론 귀찮아서 그냥 나가는 경우도 있다. 나름 피부에 자신이 있어서도 이지만, 게으름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왠지 찔려서 오늘은 화장하고 나갔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깔끔해보인다고 칭찬해줬다. 앞으론 외적인 아름다움도 조금 더 신경써서 가꿔야겠다.
가슴 속에 온기 없는 여자라... 음.. 이부분은 애매하다. 온기 없는 여자라는 정의가 뭘까? 꿈/열정이 없는 무기력한 여자?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차가운 여자? 남들과의 관계에 선을 그어두고 넘어가지 않는 냉정한 여자? 그게 무엇이든 아직까진 그 어디에도 해당이 되지않는다고 믿고 싶다. 하고 싶은걸 끊임없이 찾고 도전해보고 있으니까.
육신은 현실에 묶여 있을지라도 마음은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준비하고 있는 여자, 자신을 아름답게 봐주는 눈길을 즐길 줄 아는여자, 아름답다고 말해 주는 눈길에 고마움을 담을 줄 아는 여자,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고귀하게 만들 줄 아는 여자, 나무가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떠나는 꽃잎처럼 손을 흔들며 가슴의 슬픔을 숨기고 돌아설 줄 아는 여자가 아름다운 여자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좋은 일을 베풀 줄은 알지만 받을 줄은 모르는 사람. 근처에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이런 사람들 피곤하다. 남에게 베푸는 일도 받는 일도 정도껏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하는데.. 혼자서 좋다고 일방적으로 퍼주면 상대는 피곤해진다. 그렇다고 선의를 무조건 다 피하라는 건 아니다. 남이 칭찬해주면 받을 줄도 알고, 할 줄도 아는게 나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아직까진 남이 나에게 베푸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안 좋은 습관이 남아있는데, 다음에 누가 나한테 '아름답다고 말해 주는 눈길'이 오면 고마움을 표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