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

 

 우리 집 마당에는 오래된 감나무가 있다. 해마다 노란 단감이 주렁주렁 잘도 열린다. 옆집에는 포도나무가 있다. 원래 그 포도나무는 우리 집 마당에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옆집 마당으로 편입되어 지금은 내 포도나무라고 말도 못 꺼내는 형편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옆집 주인이 우리 집 마당에 있는 감나무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우길 뿐 아니라 동네방네에 자기네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이다. 나는 무어라고 해야 하는가? 포도나무 뺏어가더니 이젠 감나무까지 내놓으란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옆집에서 ‘감나무는 우리 나무다’라고 하니 나도 ‘감나무는 우리 나무다’라고 앵무새처럼 따라 해야 옳은가?

“독도는 우리 땅이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외친다. 독도는 누구네 땅인지 확실하지 않으니 따져 보자는 일본인들의 외침에 우리가 그러자고 대꾸하는 꼴이다. 이 같은 응수는 일본인들의 '독도 분쟁 지역화'에 동조하는 말이 되어 버린다. 일본인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외칠 때 한국 사람들은 '서울은 우리 땅'이라고 응수하는 것과 같다. 일본인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니 아니야, 우리 땅이라고 우기다니! 이건 정말 웃기는 코미디다. 우리는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되받아야 한다. 남이 내 것을 자기 것이라고 우기면 우리도 남의 것을 내 것이라고 우겨야 논리에 맞다. 그런 이유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우리가 강변하는 것은 오류다.

조선 시대 지도 대부분에도 대마도는 분명히 우리 땅으로 표기되어 있다. 국보 248호인 조선방역지도에는 “백두는 머리, 태백은 척추,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고 쓰여 있고, 1786년 일본인 하야시 시헤이가 제작한 삼국접양지도 원본에도 대마도는 한국 땅으로 표시되어 있다. 1855년 영국에서 제작된 지도에는 일본의 각 지방을 구역별로 번호를 매겨놓았다. 그 지도 하단에 ‘대마도와 이끼섬은 일본왕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나온다. 1945년 국내에서 발행된 ‘조선해방기념판 최신조선전도’에도 대마도를 우리 땅으로 표기해 놓았다. 이승만 대통령의 ‘대마도 반환’ 영유권 주장 등 독도가 누락된 지도는 있어도 대마도가 우리 땅에서 빠진 지도는 없다. 우리가 ‘전승국’신분이 아닐 때 6.25 전후 처리를 틈타 저들은 대마도를 자기네 땅으로 하고 이젠 독도마저 뺏으려는 것이다. 독도는 물론, 대마도도 우리 땅인데 말이 되는가?

3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이 달라졌다. 일본의 극우 세력이 독도는 아예 자기들 땅으로 굳힌 모양새이다. 역사를 왜곡하고, 정신대를 인정하지 않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범으로 몰면서 자국의 전범들은 영웅이라고 강변하는 중이다. 이런 극우경화 현상은 반복되는 지진과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자국민들의 본토 이탈심리와 맞물려 한국과의 거리감만 키우는 자가당착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독도는 자연스럽게 국제분쟁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 우리도 여전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노래로, 강연으로 외쳐댄다. 전 대통령이 독도에 다녀온 뒤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 독도는 우리 땅임을 국제 사회에 알렸다고 언론은 쓰고 있다.

독도는 우리 땅이 맞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실효적으로나 문헌상으로 우리 주민이 살아온 우리 땅이다. 그런데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새삼스럽게 외쳐야 하겠는가. 자기 집 마당에 있는 감나무를 자기네 감나무라고 우길 것인가. 서울을 구태여 우리 땅이라고 외쳐야 하겠는가. 우리는 정말 이렇게 대답하여야 한다. 독도에 서서 일본을 향해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고 맞불을 놓아야 한다. 무심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말자. 지금부터라도 말의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바로 쓸 일이다.

<꽃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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