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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미친놈이다
마뇽 / 텐북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뇽님 작품을 예전만큼 안좋아하는 이유는 첫째가 지나친 다작으로 인한 피로감이고, 둘째는 책값이 말도 못하게 비싸다는 점이다.
이 글솜씨로 장편이나 좀 내주시지, 맨날 1000~2500원 사이의 단편들만 매달 몇 개씩 낸다.
그나마 글을 잘 쓰시는 편이라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남주들도 대체로 캐릭터가 괜찮아서 모든 작품은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두 권은 계속 사게 된다.
이 작품은 마뇽님이 간만에 현대물을 쓰셨길래 구입해봤다.
여주의 집안이 망하고, 여주의 부모는 오래전부터 집안끼리 친분이 있던 남주와 여주를 결혼시키려 한다.
어릴 때부터 매해 여름마다 여름별장에서 같이 지내곤했던 남주 수현이 싫지 않았고, 남주가 유학 가기 전엔 매해 그를 만나길 기다렸던 여주는 나쁘지 않은 마음으로 결혼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날 몇 년만에 만난 신랑은 여주 세아가 알던 수현이 아니라 아예 모르던 사람이고, 남주의 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아닌 남자가 눈앞에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결혼식을 진행한다.
수현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은둔생활을 했던 자신 대신에 집안에서 내세운 가짜가 여태 너를 만나왔다면서, 나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내가 진짜 수현이라면서.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수현'과 형제였던 남주는, 그저 언젠가 심장이 약한 '수현'에게 심장을 주기 위해 길러졌던 존재고, 심장이식의 날이 다가오자 사고를 가장하여 그를 죽이고 수현의 자릴 차지한 것.
뭐 스토리 상으로는 그렇게 원래 수현이 있던 자리를 완벽히 대체한 남주가 그 동안 수현의 말을 듣고 세아를 동경하던 남주가 세아까지 차지한 것으로 결혼식의 전말을 보여주는데, 단편이다 보니 문장 몇 개로 휘리릭 넘어간다.
그 와중에 남주의 집착적인 장면이 몇 장면 나오고...
정말 설정이 이상한 책, 편집자는 뭐하는 지 모르겠는 오타/비문 가득한 책,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책에 비해선 확실히 돈 값은 한다.
물론 책값 많이 비싸다. 웬만한 로설 장편들 보면 12만자 3천원, 즉 1천원 당 4만자가 평균치인데 마뇽님 작품은 1천원 당 2만~2.5만자다.
이 <미친놈이다>도 4.4만자에 2천원, 1천원 당 2.2만자다.
마뇽님이 이 글을 읽진 않겠지만, 장편도 좀 써주시고 책값도 좀 내려주셨음 한다.
이젠 슬슬 마뇽공장이라고 불러도 할 말 없으시지 않나 싶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을 사는 기분이다.
여태까지 산 마뇽님 작품이 대략 100권 약간 못 미칠턴데, 이만하면 애독자 아닌가?
출판사 관계자라도 이 글을 보면 이런 애독자도 있더라 전달 좀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