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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달콤한 도망자
탁경 / 문릿노블 / 2019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주 델라비어는 어린 나이에 소드마스터가 되어 제국 내 어느 가문에서나 탐내는 신랑감.
딸이 귀한 집안이라 신붓감을 낼 수 없었던 시크레젠타 공작은 여주의 쓰레기아비에게 돈을 주고 여주를 사서 양녀로 삼는다. 아비가 시크레젠타 가문의 먼 친척이었던 것.
그 동안 그래도 핏줄이라고 아버지를 봉양하고 살았던 과거를 후회하며 여주는 도망갈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 시크레젠타 가문과 앙숙인 에번스타인 공작가의 소공작 아라스벨(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진짜 귀족다운)과 델라비어를 엮어주고 자신의 인생을 찾을 계획을 세운 것.
그.런.데.
막상 만나본 남주는 얼음요새라고 불리는 것과 다르게 숙맥중의 숙맥이었다.
숙부인 황제가 울면서 사람 좀 만나라고 호소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영애들을 소개받아 만나고 다니는 남주는, 사실은 소드마스터가 되기 위해 13년 간 사람과 만나지도 않고 은둔하며 훈련만하느라 사람과의 일상적인 대화도 제대로 못하는 반편이로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리아는 여주와의 대화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13년 전 이후로 이렇게 오래, 편하게 대화한 게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은둔외톨이상태인 남주에게 인사와 기본 대화를 훈련시키기로 한다.
두 달 뒤의 가면무도회까지 사흘에 한 번 만나 훈련을 시켜서 아라스벨에게 남주를 떠넘기기 위해서.
뭐 그 뒤 스토리는 다들 알만한 그 스토리로 흘러간다.
첨부터 여주가 편했던 남주는 여주한테 점점 빠지고, 훈련을 가장한 데이트를 반복하며 여주도 남주게 맘에 들고. 그런 와중에 남주는 아라스벨을 비롯한 다른 영애들도 계속 만나고...
금화에 팔린 자신과 달리 공작가의 진짜 여식인 아라스벨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도망칠 마음을 굳히지만 막상 가면무도회 날,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둘을 보고 홧김에 술에 취하고, 델과 잠자리를 가진다.
그 와중에 사람과 대화로 제대로 못하던 남주가 밤일은 순서 제대로 지키고 한 게 좀 웃겼다. 어디 책 보고 공부라도 한 걸까나.
스토리도 특별할 것 없고 필력도 엄청나게 좋은 건 아니지만 별점 4점인 이유는, 캐릭터 붕괴가 없어서이다.
여주는 오직 남주를 위해서만 도망한 게 아니라, 처음 금화에 팔렸을 때 느꼈던 스크레젠타 공작가에 대한 거부감 그대로를 지니고 있어서 도망간 거고, 남주는 첫페이지부터 어리버리하더니 도망친 여주와 재회하고서 한 말이
내 처음을 먹고 도망가다니!
급작스럽게 해피엔딩으로 봉합하기 위한 과정이 작위적이긴 한데 이렇게 안하면 문릿노블 3권짜리가 될테니 이해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