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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기사, 피로 얼룩진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가쿠다 미쓰요. 이 저자의 책을 두번째 만난다.그녀와의 첫번째 만남은 <가족방랑기>였다. 너무도 재밌게 읽었던 책이어서 이번 그녀의 이 책도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총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일본에서 실제 발생한 신문기사사건을 토대로 그녀의 상상을 가미한 단편들이다.
사랑의 보금자리
26년전 한 남자교사가 같은 학교 여교사를 살해해 자신의 집 마루 밑에 사체를 묻었다. 그 사실은 26년동안 숨겨져왔었고, 26년후 남자는 경찰서에 자수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불기소로 끝난 사건을 소재로 이야기 하고 있는 단편-
밤 불꽃놀이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한 여자. 한 불법 사이트에 접속해 돈을 주고 그 남자의 아내를 죽여 달라고 의뢰한다. 많은 돈을 지불한 이 여자는 의뢰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그 남자의 아내가 살해되지 않아 경찰서에 신고하게 되는데.. 이 의뢰한 여자도 체포되고, 청부업자인 한 남자도 체포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저 너머의 성
아들과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이혼한 38세 여성이 16세 남자 고등학생을 상대로 음란 행위를 했다. 아들과 딸이 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남학생을 불러들여 음란 행위를 한 그녀. 결국은 경찰에 체포되게 된 사건을 주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영원의 화원
둘도 없는 친구사이인 중학생에 다니는 두 여학생이 있다. 한 학생이 미술교사를 좋아하게 되고, 어떤 일을 계기로 두 여학생은 이 담임 선생급식에 항우울제를 갈아 넣게 된 사건.
빨간 필통
집에서 공부중인 여학생이 어느 날 밤 한 남자의 침입으로 죽게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을 단편소설은 두자매사이에서 일어난 일로 미화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빛의 강
간호에 지쳐 친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의 사건을 담아내고 있다.
아들은 "간호에 지쳐 일을 저질렀다" 고 진술했다고 한다..
실제 신문기사의 뉴스거리가 된 6개의 사건들로 소설을 썼지만, 픽션일뿐 그녀의 생각이 돋보인 단편들이다... 황당한 사건들이고, 안좋게 보인 이야기들도, 어딘지 모를 그녀만의 아픔과 마음이 담겨져 있었던 소설이었다.
혹시 더 이상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그래도 나는 그를 좋아할까, 아니면 더 이상 좋아하는 감정 따윈 사라질까. 그를 사랑하는 걸까 미워하는 걸까. 행복해지길 원하는 걸까 불행해지길 원하는 걸까. 이상하게도 이 극단을 오가는 감정들이 똑같은 강도로 내 안에 있다. 나는 그를 사랑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마음으로 그를 증오하고, 그가 행복해지길 원하면서 한편으론 불행하길 원한다. 하지만 나는 또 깨닫는다. 내가 그에 대해 무얼 생각하고 어떤 소원을 빌더라도 그것은 그에게 도달하지 않는다. 내 손길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서 그는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웃고, 탄식하고, 내일의 일정을 잡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말을 걸고, 내가 모르는 여자를 안고 잔다. 나는 그의 인생에서 쫒겨나 아주 두꺼운 캡슐 안에 갇혀버린 것이다. 손을 뻗어도 아무것도 만질 수 없다.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듣지 못한다.... 나는 그를 웃게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면 울게라도 하고 싶다. 울리지 못한다면 화나게라도 하고 싶다. 화나게도 못한다면 절망시키고 싶다. 뭐든 좋다. 나는 여기, 당신 옆에 있다는 것을 그에게 알리고 싶다. - '밤 불꽃놀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