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표류 - 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스티븐 캘러핸 지음, 남문희 옮김 / 황금부엉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바다 - 나에게 바다는 아주 친숙한 이름이다.. 초등학생 때까지 나는 매일 아침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고, 잠자리에 들때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곤 했다.나의 아버지는 고기를 잡는 어부이셨다. 파도가 잔잔할때는 한없이 고요하고 푸르다는 것을 알고, 바다가 돌변해서 파도가 험해질때는 그것이 얼마만큼이나 위협적인지를 눈으로 직접 보아서 잘 알고 있다. 바다가 험해질때 내는 소리는 정말 위협적이고 무섭다.
어릴적 매일 함께 했던 바다였지만 지금은 언제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날만큼 바다를 보기 어려운 지역에 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나의 바다를 기억하게 되었다. 류- 이 책을 쓴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스티븐 캘러핸- 그는 76일동안 바다와 함께하면서 비록 바다의 길을 잃어버린 기간이었지만 그의 삶을 얻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이전에 읽은 <파이이야기>라는 책이 생각났다. 얀 마텔 저자가 쓴 책으로 그 책또한 바다위에서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혼자가 아닌 위협적인 호랑이와 함께.
하지만 이 책은 저자 스티븐 캘러핸 씨의 실제경험담으로 시작해 생생한 바다를 느낄수 있었고 그의 삶에 대한 투쟁과 절실한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캘러핸 씨는 어릴적 부터 꿈꿔 온 대서양 1인 횡단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항해 도중 고래와 충돌해 그가 만든 배는 부서지게 되고, 고무보트를 타고 탈출한 캘러핸 씨는 대서양을 76일동안이나 표류하면서 그의 삶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살기 위해 생선 만새기를 잡아 먹었으며, 바다 위의 새를 잡아먹기도 하고, 태양열 증류기를 이용해 물을 얻고, 끊임없이 투쟁하고, 견디었다. 76일간의 고무보트 위에서 그는 항해일지를 적었고, 적는 그 순간에도 언젠가는 섬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은 살고 말 것이라는 의지로 버텼다. 매일 같이 고무보트에 달려와 캘러핸 씨의 엉덩이를 쿡쿡 찌르는 만새기들. 그 만새기들은 자신의 목숨을 연장시켜주는 먹이었고, 그의 친구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캘러핸 씨는 만새기를 구별할수 있기까지 하였다. 등에 난 상처와 함께 다니는 무리들까지..
그런 그가 발견 되고 사람들 사이에 다시 들어가게 된 캘러핸 씨는 바다가 자신에게 보여준 그 혹독함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바다는 그에게 자신이 훨씬 강인한 사람이라는 것과 현실을 외면하는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76일간의 그와 바다. 마침내 승리를 이뤄낸 그의 바다 표류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이 책은 너무도 흥미진진했고, 사실적이었다.
나는 <표류>가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기질, 즉 생존을 위한 투쟁을 토대로 하는 이야기임을 깨달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는 매일 그러한 투쟁을 해나가고 있다. 사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최소한 한 번은 혹독한 시험에 직면한다. 생존의 항해를 통해 나는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약점을 포용함으로써 새롭고 의미있는 관계를 강화하는 법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내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아내게 됐다.
도전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도전이란 늘 위기를 통해 우리를 혹독하게 시험한다. 동시에 위기는 우리에게 가장 큰 기회를 선사한다. 난관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고독과 막막한 불안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나는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몇 가지 간단한 진리를 마음에 새긴다. 사람은 스스로 자기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없지만, 그것이 형성되는 데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자기 삶이 한 단계 더 발전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몫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그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독과 좌절이 찾아올 때면 나는 이런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더 큰 시련을 겪고 생존한 모든 이들로부터, 특히 그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번영의 길을 깨달은 사람들로부터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