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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솔제니친의 대표작! 그의 경험담이 묻어 있는 책이었다.
1945년에 소련에 의해 반소행위를 했다는 죄로 체포되어 8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솔제니친은 이 소설을 발표후 무명작가에 대한 수많은 관심이 대두 되었고 이 책으로 인해 문학적 정치적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책 속의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는 수용소에서 십년을 보내게 된다. 어떠한 특별한 정치적인 활동도 범죄 행위를 한 적도 없는 그가 말이다. 그곳 강제노동수용소에는 물론 정치적으로 활동한 이들이 있었지만 그런것과 무관한 이들 몇백명이 수용되어 있다. 그들은 최소 십년에서부터 최대 이십오년간 수용소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간부나 상관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 기간이 늘기도 한다.그래서 지금 수용생활이 거의 끝나간다고 해도 그 날짜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암울한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수용소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 취침때까지의 그의 일상을 말한다. 수용기간 십년중 팔년을 살고 있는 이반 데니소비치. 그는 그 기간만큼 강제노동수용소의 생활에 아주 능숙하다. 수용소에서도 가진자에게 어떻게 행동하는게 가장 이익이 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 문제가 있다. 자신이 가진것에 만족할 줄도 아는 사람이니까. 정기적으로 소포가 오는 사람의 물건을 지켜주기도 하고, 또 담배를 몰래 피우는 사람의 곁으로 가서 한모금 얻어 피우는 방법도 잘 아는 이반.
비참하고 정말 수용소라고 하지만 인간이 저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이반 데니소비치가 말하고 있는 자신의 하루는 너무나도 담담하고 또 때론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힘든 노동과 동물만도 못한 인격대우. 남의 죽그릇을 핥기도 하고. 영하 이십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에 일한다. 남이 피는 담배꽁초 하나에도 전전하는 그들의 생활은 실로 비극적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을 주체 못해 죽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수용소의 하루 이 날은 그에게 매우 운좋았던 하루였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점심과 저녁때는 덤으로 죽 한그릇을 더 먹었으며, 잎담배도 산 하루였다-
노벨상 수상 작가 솔제니친의 대표작!
추천하고 싶은 책^^*
쉽게 번 돈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자기가 힘들여서 번 돈이라는 실감도 나지 않는 법이다. 노동 없이는 열매가 없다는 옛말이 하나 그른 데가 없다. 아무리 기운이 없다 해도 무슨 일이든 남보다 못하진 않는다고 자부하는 슈호프다. 세상 밖으로 나가면 하다못해 빵공장에라도 취직할 수 있고, 목공소에서 일 할 수도 있고, 땜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민권을 상실한 사람은 어디로도 갈 수 없고, 집으로도 돌려보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벽걸이 카펫 염색가로도 되는 수밖엔 별도리가 없잖은가.(p.54)
슈호프는 먹기 시작한다. 우선 한쪽 국그릇에 담긴 국물을 쭊 들이켠다. 따끈한 국물이 목을 타고 뱃속으로 들어가자, 오장육부가 요동을 치며 반긴다.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바로 이 한순간을 위해서 죄수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 순간만은 슈호프는 모든 불평불만을 잊어버린다. 기나긴 형기에 대해서나, 기나긴 하루의 작업에 대해서나, 아무 불평이 없는 것이다. 그래, 한번 견뎌보자. 하느님이 언젠가는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해주실 테지! (p.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