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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1
가오싱젠 지음, 오수경 옮김 / 민음사 / 2002년 12월
평점 :
중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가오싱젠- 그의 희곡 버스정류장. 독백.야인 이렇게 3편 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이 3개의 작품중 역시나 책의 제목인 버스정류장 이 가장 좋았다.
독백은 한명의 배우가 나와 혼자서 말하는 독백형식의 희극이고, 야인은 한 작품내 여러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말하는 희극이었는데 두개는 약간 어려운것 같다.
버스 정류장이라는 희곡은 흡사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2명의 사람이 고도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과 같이 버스 정류장에서는 여러명의 일반인들이 버스를 무작정 기다리는 내용이 비슷한 소재였다.
말 없는 사람,노인.아가씨,덜렁이 청년,안경잡이,아이 엄마, 숙련공,마 주임 이렇게 총8명의 사람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하는데, 버스는 지나가기만 할뿐 서질 않는다. 이 8사람은 버스회사에 소송할꺼라면서 몇번의 버스가 그냥 지나가도 포기할줄을 모른다. 딱 한 사람 말 없는 사람만 중간에 그냥 걸어 간다. 하지만 나머지 7명들은 십년의 시간동안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약간은 어처구니 없지만 상당히 재밌는 희곡이었다 ^^
숙련공으로 분장한 배우 다 : 기다리면 어때? 사람이 기다린다는 건 뭔가 바라는 게 있기 때문이지. 만약 바라는 것조차 없다면, 그땐 비참하죠. 저 안경잡이 청년 말을 빌리자면 절망이라는 거지. 절망은 DDT를 마시는 것과 같아. DDT는 파리 모기 잡는 약인데. 사람이 뭐 때문에 DDT를 마시고, 고생을 해? 죽지는 않더라도 병원에 메고 가서 관장은 해야 할 테니. 못할 일이지. 맞아요. 당신 밤길 걸어봤어? 허허 벌판에 또 날까지 흐리면, 두 눈에 까막칠을 했는지, 걸으면 걸을수록 알 수가 없다니까?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날이 다 밝았는데도, 게으름 피우고 가지 않으면 그게 바보 아니겠어요? (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