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로 서기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책임지는 '1인분의 삶'을 위하여
임홍택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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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로 서기>


​🏢 홀로 우뚝 서서, 나답게 살아남기 위한 기술

​이름만 어른이 되었을 뿐,
정작 내 앞가림 하나 제대로 하려니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들이 참 많죠.
<90년생이 온다>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짚어냈던 임홍택 작가가,
이번에는 온전히 내 힘으로 서서 나답게 살고 싶은
초년생들을 위해 아주 든든한
현실 생존 매뉴얼을 들고 찾아왔어요.
바로 <1로 서기>라는 책이에요.

​우리는 학교나 학원에서 시험 잘 치는 법,
혹은 이력서 잘 써서 좋은 직장 얻는 법까지는
귀가 닳도록 배웠지만,
정작 내 몫의 일상을 스스로 꾸리고 지켜내는
구체적인 방법은 배운 적이 없어요.
이 책은 직업 전문성부터 재정, 인간관계,
위기 대처, 생활 기술까지 우리가 성인으로서
홀로서기 위해 꼭 채워야 할 다섯 가지 영역의 기본기를
조목조목 짚어줘요.

​독립한다는 건 마음에 드는 자취방을 구해
나오는 자유만을 뜻하지 않아요.
밥은 누가 알아서 차려주지 않고,
휴지는 저절로 채워지지 않으며,
각종 공과금과 관리비를 제때 챙겨야 하는
혹독한 시험대 위에 서는 일이죠.
내 일은 내 방식대로 주도할 수 있지만 회사 일은
전혀 다른 조직의 규칙과 조율 속에서 굴러간다는 점,
기껏 힘들게 번 월급이 어디로 새는지 모르게
방치하지 않고 확실한 수입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 등 직업인이자 생활인으로서
직시해야 할 생생한 현실들을 가감 없이 보여줘요.

​무엇보다 직장 내 빌런을 만났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해 감정을 분리하고
물리적 거리를 두는 법이나,
억울한 괴롭힘을 당할 때 즉각 맞대응하며
감정을 소모하기보다 일지 형식으로
증거를 꼼꼼히 축적해 나만의 방패를 만드는 법 같은
극도로 실용적인 방법들이 가득해요.
전세 계약할 때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는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일상 상식부터
자취방을 고르고 생활비를 줄이는 소소한 기술까지
성인의 삶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에요.

📖 ​이 책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달려서
결승점에 1등으로 골인해라’ 같은
뻔하고 지루한 성공 공식만 늘어놓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서 읽는 내내 편안했어요.
오히려 숨 가쁘게 전력 질주하는 과정보다,
‘숨이 턱 끝까지 찬 채로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도
네가 계속 땅을 딛고 단단하게 서 있을 수 있느냐’가
진짜 삶의 성패를 가른다고 덤덤하게 말해주는데
가슴 속 깊은 곳이 울컥하더라고요.
우리는 늘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땅을 딛고 서 있는
다리 근육을 키울 생각은 하지 못했으니까요.

​특히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기꺼이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는 선배나 어른들이
사회에 참 많은데,
정작 청년들이 ‘도움 요청’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대목을 읽을 때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모든 일을 혼자서 다 짊어지고 끙끙 앓는 것만이
강하고 독립적인 어른의 모습은 아니잖아요.
내 한계와 서툼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위에 담백하게 손을 내밀 줄 아는 것 또한
어엿하고 성숙한 인간이 지닌 용기라는 걸
이 책을 덮으며 깨달았어요.

​독립이란 그저 예쁜 가구로 내 방을 채우는 낭만이 아니라,
매일 텅 빈 휴지통을 비우고 먼지를 닦아내는
지루하고 사소한 일상들을 내 힘으로 책임지는
수행에 가깝다는 표현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부동산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일터에서 내 존재와 기록을 차분히 지켜내며,
나를 갉아먹는 나쁜 인연을 정리하는
구체적인 실천법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홀로서기가 더는 두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지지 않았어요.
남들이 정해둔 기준에 쫓겨 갈팡질팡하지 않고,
내 발밑의 흙을 단단히 다져가며
진짜 내 속도로 이 사회를 걸어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든든한 용기를 얻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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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 - 201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민트라임 3
빈스 바터 지음,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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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퍼보이>


​📰 신문 가방을 멘 소년의 가슴 졸이는 한 달

​주인공 '나'는 초등학교를 월반할 정도로 머리도 좋고,
야구팀에서는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는 열두 살 소년이에요.
하지만 남들 앞에만 서면 첫 음절부터 턱턱 막히는
말더듬증 때문에 늘 주눅 들어 살고 있죠.
그런 내가 아픈 절친을 대신해
딱 한 달 동안만 동네 신문 배달을 맡게돼요.

​신문을 던지는 손재주야 자신 있지만,
진짜 문제는 매주 금요일마다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신문값을 직접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말을 해야만 하는 금요일이 다가올 때마다
소년의 심장은 오글오글 조여와요.
심지어 가장 가혹한 질문인 "얘야, 네 이름이 뭐니?"
라는 질문을 마주했을 땐
숨이 바짝 막혀 기절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소년은 신문을 배달하며 만난 이웃들 덕분에
조금씩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요.
내 서툰 말문을 비웃지 않고
온화하게 끝까지 기다려주는 스피로 아저씨,
그리고 평생을 곁에서 편견 없이 보듬어준
흑인 가정부 '맘'은 소년에게 인생의 따뜻한 나침반이 되어줘요.

​여기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조리한 차별을 묵묵히 견디는
맘의 아픔을 목격하고,
술로 외로움을 달래는 워싱턴 부인이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 폴의 외로움을 들여다보면서,
소년은 자기 안의 말더듬이라는 굴레를 깨부수고
타인의 삶을 위로하는 당찬 청소년으로 훌쩍 성장하게 돼요.

📖 언제쯤 내 목소리가
막힘없이 세상으로 뻗어 나갈 수 있을까,
그 기나긴 숨바꼭질을 소년과 함께
내내 같이 앓아낸 기분이에요.
겨우 네 글자짜리 이름 하나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기절까지 하던 열두 살 소년의 눈물을 보면서,
한 번도 말을 더듬어본 적 없는 저조차도
가슴 속 웅덩이가 출렁이는 것처럼 먹먹해지더라고요.
​가장 안심이 되면서도 깊이 남았던 건,
이 이야기가 주인공의 말더듬증을
하루아침에 씻은 듯이 고쳐주는 뻔하고 얄팍한
해피엔딩을 선물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소년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여전히 숨통이 턱턱 막히고
발음이 길게 밀리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자기가 남들과 조금 다르게
소리 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도망치지 않아요.
한참을 더듬거리며 돌아갈지언정,
타자기에 숨겨두었던 제 진짜 속마음을
날것 그대로의 제 목소리로 끝까지 뱉어내는
소년의 당찬 눈빛이 어찌나 기특하고 예쁘던지,, 🥹

​사실 우리도 저마다 남들에게 차마 들키고 싶지 않은
울퉁불퉁한 결점 하나씩은
마음 깊은 옷장에 숨겨두고 살아가잖아요.
그걸 어떻게든 남들 기준에 맞춰 억지로 뜯어고치고
매끄럽게 펴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게 아니라,
‘이 서툴고 찌그러진 구석도 결국 나다운 모습의 일부야’
하고 온전히 안아주는 태도가 얼마나 대단한 구원인지
소년의 자전거 바퀴를 뒤따르며 겨우 배웠어요.
꽉 잠겨 있던 소년의 입술 끝에서
마침내 제 목소리가 툭 하고 해방되어 터져 나오던 찰나,
제 맘속을 답답하게 가두고 있던 무거운 자물쇠들도
통쾌하게 풀려나가는 것처럼
속이 아주 시원하고 뜨끈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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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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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서평단


📚 <테오>


​🎨 잃어버린 얼굴을 찾아 건네는 어느 노신사의 여정

​한적하고 쓸쓸한 소도시 '골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신사 테오가 찾아와요.
그는 대단한 기적을 행하거나
영웅처럼 마을을 구하려 하지 않아요.
그저 어느 카페 벽에 외롭게 걸려 있던
92점의 연필 초상화들을 사들여,
그림 속 진짜 주인들을 찾아 나설 뿐이에요.

​그림 속 사람들을 직접 만나 가만히 눈을 맞추고,
그들의 묵은 사연과 말하지 못한 슬픔에 귀를 기울이는
테오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구석이 환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던 초상화가
네 조각의 나무틀 속에 들어가 액자가 되면,
박제되어 있던 그들의 삶과 기억도
소중한 자리를 되찾아 반짝이기 시작하니까요.

테오는 애셔, 토니, 엘렌 같은 평범한 이웃들을
자신만의 고요한 소용돌이 속으로 기꺼이 끌어들여요.
이들은 다 함께 바다를 향해 가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잘 알지 못했죠.
"슬픔이 한심한 경우는 드물다"며
아픈 기억마저 있는 그대로 보듬어 안는 그의 태도는,
늘 자신의 슬픔을 숨기고 살아가던 골든 사람들의
꽁꽁 닫힌 빗장을 가만히 열어젖혀요.

📖 테오가 그 시골 마을 골든에서 보낸 1년은 참 짧았는데,
책을 덮고 나서도 그가 남긴 온기가
마음 주변을 계속 맴도는 느낌이에요.
카페 벽에 외롭게 걸려 있던 92점의 초상화를
원래 주인들에게 하나씩 돌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 한 사람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봐 주고
그 속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게
진짜 대단한 예술의 힘이구나' 싶더라고요.
사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람을 스치며 살아가지만,
정작 누군가의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언제였나 돌아보게 되잖아요.
​아무런 광고도 없이 독자들이 직접 입소문을 내서
역주행 화제작이 되었다는데,
책을 읽어보니 왜 다들 그렇게 열광했는지 알 것 같아요.
솔직히 요즘 세상이 너무 팍팍해서
다들 다정한 온기에 엄청 목말라 있었던 거잖아요.
내 상처 하나 돌보기도 숨 가쁜 날들이지만,
누군가가 대가 없이 건네는 이 작은 친절이
쓸쓸하던 마을 전체를 어떻게 따뜻하게 물들이는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려요.
​마을 어부가 매일 저녁 같은 수평선과 같은 나무를 그리면서
"하늘 아래 같은 그림은 없다"고 하던 대목도 자꾸 눈에 밟혀요.
우리가 쳇바퀴 돌듯 매일 지나치는 지루한 일상도,
테오처럼 다정하고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매 순간 저마다 다른 빛깔을 품고 있는
특별한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이 늙은 음악가의 문장들이 가르쳐주네요.
거친 땅일수록 뿌리를 더 깊게 뻗는 법이라던
테오의 나직한 혼잣말을 마음에 꾹 남겨두려고요.
오늘은 맨날 바쁘다고 대충 슥 지나치던
내 소중한 사람들 얼굴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봐 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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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래부 1~2 세트 - 전2권
킴 스탠리 로빈슨 지음, 유정완 옮김 / 필로소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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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길 너무너무 잘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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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
곽준명 지음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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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초록색 세포들이 나누는 귓속말과 첩보전

집에서 작은 화분을 키우다 보면
'얘네도 내 마음을 알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죠.
식물 세포 연구의 권위자인 곽준명 교수는
식물에게 뇌나 신경계는 없지만,
동물보다 훨씬 정교한 세포 신호 체계를 가지고
세상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요.

예를 들어 파리지옥은
올가미에 무언가 걸렸을 때 무작정 입을 닫지 않아요.
먼지처럼 생명력이 없는 게 닿으면 가만히 있다가,
곤충이 들어가서 연달아 자극을 주면
숫자를 세고 시간을 계산해서'
찰나의 타이밍에 올가미를 닫아요.
심지어 세균이 침입하면 더 퍼지지 않도록
감염된 세포를 스스로 죽이는
'세포 자살'을 감행하기도 하고,
해충이 나타나면 주변의 친척 식물들에게
공기 중으로 재난 경보를 보내기도 해요.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에요.

✔ 위험을 감지한 식물이 경보 화합물을 보낼 때,
오직 같은 종이나 가까운 친척 식물들만 알아듣고
먼 이웃 식물은 오히려 해충에 더 취약해진다는 대목!
이런 식물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식물의 세계도 철저하게 가족 중심적이라는 게
신기하면서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조건적인 이타주의가 아니라,
한정된 자원 속에서 내 핏줄의 생존 확률을
높이려는 영리한 전략인 거죠.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차갑고도 정교한 소통 방식을 보면,
자연의 질서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냉정하고 짜임새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 식물의 노화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곡물 수확량을 늘려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식물에게 노화는 끝이 아니라 열매와 씨앗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맺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에요.
그렇기에 과학자들이 식물의 노화를 조절하려는 건,
시드는 걸 막으려는 게 아니라
열매가 맺히는 타이밍과 크기를
우리 필요에 맞게 디자인하려는 시도에요.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식물의 생애 주기를 깊이 이해할 때,
역설적으로 인류를 구할 식량 생산과
기후 위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 제자리에서 세상을 바꾸는 식물의 생존 매뉴얼

📍 나만의 '태도 변화' 준비하기
세균이 들어오면 세포를 자살시키면서 동시에
다음 침입에 대비해 면역 유전자를 대기시키는 식물처럼,
우리도 살아가면서 겪는 실패나 상처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다음을 위한
단단한 내면의 방어벽으로 삼는 연습이 필요해요.

📍 보이지 않는 뿌리의 힘 기르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몇 배로 흡수해
땅속에 묶어두는 수베린 성분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에만 매달리기보다
보이지 않는 내 안의 내실과 기초를
단단하게 다지는 데 에너지를 쓰는 거에요.

📍 소음 속에서 내 주파수 찾아내기
수많은 화합물 중
내 친척의 경보만을 정확히 골라 듣는 식물들처럼,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타인의 참견 속에서
나에게 진짜 필요한 유익한 목소리만
영리하게 걸러 듣는 시선이 중요해요.

📖 언제나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 서 있는 줄만
알았던 베란다의 작은 화분이,
세포의 세계로 들어가니 그 어떤 생물보다
치열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첩보 기지였다는 사실에 조금 설렜어요.
sRNA 조각을
은밀하게 투입하는 특수부대 이야기나,
일부러 물질을 섞어 보내 상대를 무력화하는
트로이의 목마 일화들을 읽다 보면
조용한 풀잎 뒤에 숨겨진 그 역동적인 생명력에
저절로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더 짙은 보라색 피튜니아 꽃을 피우려던
과학자의 작은 호기심이 인간의 희귀병을 고치는
기적의 신약으로 이어졌다는 대목이 인상깊었어요.
어쩌면 인류를 구할 식량 위기나
기후 변화의 해답도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발밑의 흙과 작은 풀잎들이 가진
정교한 생존 메커니즘 속에
이미 다 들어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늘 정적인 풍경으로만 지나치던 길가의 잡초들이
오늘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방 한구석에서 산소를 뿜어내고 있는
초록 잎사귀를 가만히 만져보며,
지상을 지탱하는 이 오래된 스승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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