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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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해피북스투유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어가 도망쳤다>

도쿄의 낮은 언제나 과하게 빛난다.
그 빛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난다.
왕관을 쓴 채
잃어버린 인어를 찾는다고 말한다.
그 짧은 장면이 도시의 공기를 바꿔놓는다.
거리의 사람들, 방송국의 불빛,
모두가 그 문장을 따라 흔들린다.
사라진 인어의 이름 아래
다섯 개의 삶이 미세하게 어긋난다.
각자의 마음에는 오래전 떠나간 무언가가 있다.
그 부재가 삶의 결을 바꾸고
감정의 구조를 다시 짠다.
도망친 인어는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흔들리게 하는 기척이다.

🌟 사랑을 바라보는 세 가지 결

✔️ 떠남을 다루는 일

사랑은 언제나 완성 이전에 끝난다.
남겨진 마음은 부서지지 않고 형태를 바꾼다.
그 형태가 하루를 유지시킨다.
떠남은 상실이 아니라 변화의 단면이다.
사람은 그 단면을 견디며 조금씩 자신을 다듬는다.
사랑의 끝은 비극이 아니라 인간의 구조다.
그 구조 안에서 삶은 다시 이어진다.

✔️ 시간의 결을 세는 일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
한때의 순간이 다른 날의 마음으로 되살아난다.
기억은 흐름이 아니라 중첩이다.
사람은 과거의 그림자를 밟으며 오늘을 산다.
그 겹침 속에서 존재는 방향을 얻는다.
시간을 다스릴 수는 없지만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을 재배열할 수 있다.
그게 살아 있다는 증거다.

✔️ 존재를 다시 세우는 일

도시는 빠르게 흘러가지만
사람의 마음은 느리게 움직인다.
타인에게 닿으려다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사랑의 실패는 자기 인식의 시작이다.
균형은 얻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감각에 가깝다.
감정의 층을 밀어내지 않고 함께 두는 일
그것이 인간이 스스로를 잃지 않는 방식이다.

📖 책을 읽고나서

인어의 이야기는 환상이 아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형태다.
사람은 늘 자신이 만든 세계 안에서 길을 잃고
그 틈에서 누군가를 혹은 자신을 잃는다.
사랑은 그 틈의 언어다.
사라진 인어를 찾는 일은
한때의 자신을 되찾는 일에 가깝다.

도망친 인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그 부재가 사람을 자라게 한다.
사랑은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다듬어지고 다시 흩어진다.
삶은 그 다듬음의 연속이다.
흔들림이 질서가 되고
질서가 존재의 형태를 만든다.
그 형태 안에서 인간은 겨우 자신을 유지한다.
살아 있는 일은
매일의 다룸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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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 인생 수업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고봉만 옮김 / 아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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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아를 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죽음을 밀어내는 사람보다
마주보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
몽테뉴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죽음은 인생의 반대가 아니라
구조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 인식이 삶을 낯설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의 일상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살아 있는 일은 결심이 아니라 습관에 가깝다.
그는 그 습관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삶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 죽음을 연습한다는 것

죽음은 배워야 하는 일 중 하나다.
그는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않고
익숙해지기를 권한다.
“죽음과 자주 사귀라.”
이 한 문장 안에 방법이 있다.
죽음을 상상하면 삶의 속도가 바뀐다.
끝을 알고 시작하는 사람만이
한 걸음을 똑바로 내딛을 수 있다.
죽음은 경고가 아니라 질서에 가깝다.

✔️ 시간을 사용하는 일

그는 시간을 관리하려 하지 않는다.
시간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용의 영역에 있다.
늙은 학자가 공부를 멈추지 않은 이유를 묻자
“더 나은 모습으로 떠나기 위해서”라 답한다.
그 말에는 윤리보다 인간의 의지가 들어 있다.
삶은 길이가 아니라 태도의 형태로 남는다.

✔️ 지금, 존재의 중심에서

그는 성취보다 균형을 더 중요하게 본다.
타인을 이기려는 사람보다
자신을 유지하려는 사람에게서 의미를 찾는다.
웃음과 분노, 망설임과 후회가 함께 있어야
인간은 완성된다.
감정을 배제하지 않고 구조로 다루는 태도.
그가 말한 ‘현재’는
시간의 단위가 아니라 존재의 중심이다.
그곳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인식한다.

📖 책을 읽고나서

죽음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낯설다.
그 낯섦 속에서 몽테뉴는 인간을 바라본다.
죽음을 피하려는 대신
그 근처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않고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형태를 기록한다.

그의 글에는 판단이 없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묻기보다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삶을 완성하려는 욕망보다
하루를 감당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문장들은 느린 리듬으로 이어진다.
그 속에는 깨달음도, 위안도 없다.
다만 살아 있음의 감각이 있다.
하루를 견디고
다시 다음 날로 넘어가는 단순한 행위.
그 반복 안에서 인간은 자신을 이해한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의 결이 또렷해진다.
삶은 오래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다루어지는 것이다.
그 다룸이 곧 인간의 품격이고
존재의 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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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은 사람만 아는 설득력
히라다 다카코 지음, 곽현아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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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더페이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리 좋은 사람만 아는 설득력>

“왜 맞는 말을 해도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을까?”
회의실 안에서, 거래 현장에서,
혹은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우리는 수없이 설득을 시도해요.
하지만 상대는 좀처럼
고개를 끄덕이지 않죠.
문제는 논리가 아니라
‘감정의 코드’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

✔️ 감정이 먼저, 논리는 그다음

논리가 아무리 완벽해도
상대가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득은 멈춰요.
결정의 순간엔 늘 감정이 앞서죠.
상대가 느끼는 편안함과 신뢰가 생기면
그제야 말이 통하기 시작해요.
이 책은 설득을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설계’로 바라보게 해요.

✔️ Yes Code, 실행 가능한 설득의 공식

‘예스 코드’는 머리로만 배우는 게 아니라
바로 써볼 수 있는 구조에 가까워요.
먼저 상황을 살피고,
공감으로 시작해 신뢰를 쌓아요.
그다음 상대가 피하고 있던
문제를 드러내고,
진심이 느껴지는 제안으로 행동을 이끌죠.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설득이 감각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과정이라는 걸 알게 돼요.

✔️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설득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는 게 중요해요.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작은 부분부터 호감을 쌓다 보면
말보다 먼저 분위기가 달라져요.
설득은 싸움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시키는 일에 가깝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돼요.

📖 책을 읽고나서

처음엔 그냥 또 하나의
설득 기술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다 보니 말의 기술보다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회의실에서 논리를 아무리 잘 세워도
통하지 않던 이유가 조금씩 이해됐죠.
상대의 감정을 읽지 못하면
어떤 말도 닿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설득이라는 건 싸움이 아니라
방향을 맞추는 일 같아요.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그가 이해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는 순간에 대화가 바뀌어요.
그 변화가 신기했어요.
단 한 문장, 단 한 제스처가
공감의 온도를 만들어내더라구요.

중요한 건
말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었어요.
상대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그 마음의 결을 이해하는 게 먼저였죠.
그걸 알고 나면
설득이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다가와요.
누군가를 이기거나 끌어내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맞춰 가는 일에 가깝더라구요.
‘예스’를 얻는 건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닿았을 때 생기는 결과라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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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육아 - 후회와 불안뿐인 감정에서 벗어나 다정하고 단단한 내면을 만드는
이현정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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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동양북스 @shelter_dybook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정 육아> - 잘하고 있는지 불안한 당신에게
 
 
 
🫧
“내가 잘못 키우고 있는 걸까?”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이런 질문 하나쯤은 품고 산다.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거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할 때마다.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지만
결국 제자리.
그러다 문득,
“내가 지금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
그게 흔들리기 시작하면
모든 게 흔들린다.
 
 
🫧
처음엔 ‘잘 키우고 싶다’ 는
마음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실수하면 안 된다’ 는
조바심이 더 커졌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나,
다른 집 애는 저렇다던데,
괜찮은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마음의 수다.

아이는 사실
그리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 미안해진다.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할 때가 있다.
 
 
🫧
‘사랑’ 이 부족한 건 아니었다.
‘노력’ 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인정’ 이 조금 모자랐던 걸지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금 이 아이를.
무엇을 바꾸기보다 먼저 인정하는 것.

그 작은 시작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나를 울컥하게 만들던 순간들을
조금 덜 힘들게 만들어준다.
이런 말이 얼마나 다정한 힘이 되는지,
아마 직접 겪어봐야 안다.
 
 
🫧
누가 뭐라 해도,
우리는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건 아이도 알고 있을 거다.
결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걸.

그래서 때로는 방법을 바꾸기보다
시선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
해답은 정답지에 있는 게 아니라
매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아이 앞에 서는
부모의 마음 안에 있다.
 
 
 
📍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떻게 키워야 하지?’ 가 아니라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를
먼저 묻게 만든다.
말이 너무 예쁘거나,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딱 지금 내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을 건네주는 느낌.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마음이 정리가 될 때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부모가 된다는 건
끝없이 불안해지는 일인 동시에
매일 새롭게 단단해지는 일이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잘하고 있는 걸까?’ 를
묻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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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 오브 본즈 - 호모 날레디,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발견과 다시 읽는 인류의 기원
리 버거.존 호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알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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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알레 @allez_pub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케이브 오브 본즈> - 또 하나의 인간, 동굴에서 태어나다
 
 
 
🫧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주 오래된 질문이다.
너무 오래돼서,
누구도 정확히 대답할 수 없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 질문을 붙잡고 살아간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따라
실제로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아주 낡고 어두운 동굴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
몸 하나 간신히 들어갈까 말까 한
바위 틈을 기어들어가
수천 개의 뼈를 마주한
고인류학자들이 있다.
그들은 거기서,
지금껏 아무도 본 적 없는
‘또 다른 인간’ 의 흔적을 발견했다.

호모 사피엔스 이전에도
무언가를 남기고,
죽음을 인식하며,
불을 다루고,
의식을 지닌 채 살아갔던 존재.

그 존재를 ‘호모 날레디’ 라고 부른다.
 
 
🫧
인류 진화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그 일직선 그래프처럼
순차적이고 똑바르진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가지처럼 퍼지고,
지워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었을 가능성.

그리고 그 복잡성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던
‘다른 가능성의 인간’ 을 만난다.
 
 
🫧
과학이 증명하는 건 늘
정답보다 더 많은 질문일 때가 있다.

호모 날레디는 그 자체로도
정체불명의 고대인류지만,
더 흥미로운 건
우리가 그들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완전히 새로 써야 한다는 데 있다.

매장 흔적, 불의 사용,
의식이 있는 행동 패턴들,
죽음을 둘러싼 기묘한 공간 활용까지.

우리가 우리만의 것이라 믿었던 것들,
그중 일부는 그들에게도 있었다.
 
 
🫧
책을 읽다 보면
뼈 하나에서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에서 추론이 이어지고,
결국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생애, 하나의 문화,
하나의 존재가
조심스럽게 복원된다.

고대인의 삶을 상상하는 일은
‘사람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라는
철학적인 고찰로 확장된다.
 
 
🫧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지 과거를 말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일 수 있었던
가장 오래된 흔적을 뒤쫓는 과정이고,
우리가 지금
어떤 인간으로 살고 있는가를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렇게 복잡했을까?"
"의식이란 건 생각보다 더
오래전부터 있었던 걸까?"
"진짜 인간다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지?"

동굴 안에서 발견된 이 질문들은
지금, 동굴 밖을 사는 우리에게
오히려 더 유효하다.
 
 
 
📍
우리는 우리가 '처음' 이라고
믿어온 것들을
늘 당연하게 여겨왔다.
매장, 불, 의식,
도구, 공동체 같은 것들.

하지만 아주 오래된 동굴 속
작고 낯선 뼈들이 말한다.
사람이 사람다웠던 순간들은
사피엔스 이전에도 존재했다고.

어쩌면 인간이라는 말은
더 넓고, 더 오래된 정의로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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