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인류
이상희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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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교의 인류학과 교수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1호 고인류학자인 이상희 교수님의 에세이 <사소한 인류>.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사소한 개인의 일상 기록이라고 서론에 겸손하게 설명하지만, 그간 동양인이자 여성인 학자로서 30년 이상 미국에서 살아남은 긴 여정이 담겨있어 읽는 내내 그 시간이 녹록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눠 이민자, 연구자, 교수, 동양인, 여성, 아내, 엄마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오며 겪은 일상을 덤덤히 풀어냈다.


글 하나하나 허투루 살아오지 않은 그녀의 최선이 담겨, 마치 큰 강의 하류에 서서 강물의 잔잔한 흐름을 보고 있는 듯하였다. 그 강물은 지금은 고요히 흐르지만 때로는 굽이치고, 넘실대며, 얼마나 긴 시간 동안 부딪혀왔을까? 여러 고비를 열심히, 성실히 넘어오며 실어 나른 부산물로 비옥한 토지를 일구어낸 강인한 내공이 느껴져 자연스럽게 존경하는 마음이 품어진다.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남성성이 강했던 학계의 분위기를 극복하려는 학자의 관점으로 주변과 일상을 써 내려가니 그 내용이 너무나 유익하고 흥미로운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학자로서 본인이 이해가 가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당히 눈감아버리고 물러서지 않는 에피소드나 생각이 곳곳에 나온다.

 

사냥은 남자가 하고, 도구는 사냥을 위해 만들어지고 쓰였다는 전제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지만 널리 퍼지고 받아들여져서 문장가의 글에 등장해도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식이 되었다. 검증된 적 없는 상상이 이토록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자연스러운 장면인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와 비슷한 풍경이기 때문이리라.”-58

 

일상에서 갈등을 마주할 때도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학자답게 세세하게 분석하기도 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데이터를 모으기로 했다. 집안일 목록을 모두 적고 그 일을 누가 했는지 하나씩 표시하기로 했다. 장보기, 요리(식단 계획, 재료 수급 포함), 설거지(닦기와 정리, 수납을 별도로 계산), 청소(부엌, 화장실, 거실, 방 등 공간별 기재), 정리 수납, 빨래(세탁기 돌리기, 빨래 개기를 별도로 계산)...<중략> 그렇게 한 달 동안은 꼼꼼히 기록하는 데 집중했다. 기록은 내가 주로 담당했다. 데이터 수집까지 내가 맡은 것이 불공정한 가사노동 분담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를 악물었다.

드디어 한 달 뒤, 데이터를 합산하고 정리해서 살펴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내가 집안일의 90퍼센트를 하지도 않았고 남편이 50퍼센트를 하지도 않았다. 내가 70퍼센트를, 남편이 30퍼센트를 하고 있었다.” -192, 193

 

나는 시간 사용 기록을 차곡차곡 꼼꼼하게 적어 나갔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기록했다. 그렇게 모은 일주일, 나의 168시간 기록은 놀라웠다. 내게 중요한 일, 업무상 해야 하는 일, 소중한 일보다는 무의미한 잡무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잡무는 없었다. 기나긴 리스트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잡무는 없었다. 기나긴 리스트에서 하지 않아도 될 일, 없애서 시간을 짜낼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전부 내가 할 일이었다. 나는 결국 목록에서 무엇도 지울 수 없다면 각 일들에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 들이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먼저 습관의 힘을 빌렸다. 습관은 시간을 짜낼 수 있는 지름길이다.”-131, 132

 

곳곳에서 인류학의 대중화를 고민하는 학자로서의 얼굴도 볼 수 있다. 이 책 역시 인류학자의 시선이 담긴 일상에 대한 소회라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 아닐는지.

고인류학자로서 상아탑에만 갇혀있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절실하게 느껴져, 이 책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 여겨진다.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음을 알지만 빠르게를 포기하고 즐겁게계속 첼로를 배운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아가며 차곡차곡 삶을 그려내는 그녀의 열정적인 태도를 다른 이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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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
김응호 지음 / 황금테고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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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은퇴 후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 직장에서 버틴다.

만약 은퇴 계획 중 장기 여행이 포함되었다면 미리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며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해나가지 않을까?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신간 『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이 그것이다.



책은 은퇴 후 49일간 프랑스 여행을 한 60대 부부의 이야기이다.

2019년 6~7월 유난히 더웠던 해, 68세의 남편과 부인은 프랑스로 자유여행을 떠난다.

그것도 자동차까지 빌려서 이동하는 여행이다.

이들이 전문 여행가도 아니고, 여행이 일상인 유목민과 같은 사람도 아닌 평범한 한국의 부부라는 데서 좀 더 와닿았다.

책을 읽어보니 여행 루트를 짜는 데만 3개월이 걸렸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성당 등의 입장 가능 요일도 사전 계획 시 파악하지 못했던 초보 여행자들이었다.

그렇다고 프랑스에 조예가 있거나 프랑스어가 능숙한 것도 아니어서 수시로 번역기를 돌리고, 프랑스 음식보단 한국 음식이나 밥을 선호하는 전형적인 한국인 입맛을 소유한 이들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곧 70세에 다다를 나이여서 두 달 가까이 되는 이 여행이 순조로울지 걱정스러웠다.

그럼에도 이 부부가 과감하게 자동차로 프랑스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 계기와 여행을 지속한 동기가 무척 궁금했다.

책의 프롤로그에 이 여행을 계획한 이유가 쓰여 있다.


“내가 현직에서 완전히 은퇴한고 더 늦기 전에 안내와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불현듯 떠난 49일간의 프랑스 자동차 여행 ...

<중략>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해외 자유여행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시 내 나이 예순 여덟, 고희를 2년 앞둔 시기였다. 앞으로 1,2년이 지나면 영원히 해외 자유 여행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고 아내와 의기투합해 49일간 프랑스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9~10쪽


그리고 여행의 대부분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부부가 성지와 성당을 다니는 내용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아마도 이 여행을 지속할 수 있던 데에는 신앙도 한몫한 듯싶다.



일반 여행기와는 달리 여정을 직접 보듯이 자세히 기록한 사실적인 서술 방법과 느낌이나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은 문체도 매력이 있는 거 같다.

보통 여행 관련 책을 읽으면, 여행이라는 그 자체로도 이미 낭만이 있는데 과하게 감정을 드러낸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닌 담백한 기행문처럼 술술 읽혀서 만족스럽다.

다만 자동차 여행이라 하루에 다녀온 여행지가 무척 많았고, 방문한 곳도 성당에 많이 치우쳤다는 생각은 든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나이 든 분들도 일단 현지에서 좌충우돌 부딪혀보며 49일간 타국에서 자유여행을 하는데 나도 떠날 수 있을 거 같다는 용기도 생겨났다.

오랜 기간 철저한 준비를 거친 여행도 좋겠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불현듯' 훌쩍 떠나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지만, 필자처럼 준비 단계부터가 스트레스인 사람에게 나름 용기를 안겨주는 책이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나 가톨릭 유적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평소 잘 모르던 가톨릭의 여러 문화나 성인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특히 루드르 성지의 촛불 행렬에는 직접 참여해 보고 싶기도 했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단 하나의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행렬을 하고 기도하는 사진을 보니 숭고함이 전해졌다.

신실한 믿음을 가진 부부라 여행 중에는 항상 성당에 들려 아침, 저녁 기도를 드렸다고 하니 이들의 루트를 참고해도 좋을 거 같다.

마음만 있다면 나이도 무색할 만큼 멋진 여행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준 『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을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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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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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 들고는 제목의 영문을 읽어보니 궁금증이 일었다.

‘Let Them Theory’?

말 그대로 내버려두기 이론이라니?

저자가 미국에서 유명한 자기 계발 강사라던데, 사실 이 책을 신청하는 데 있어 사전 정보가 전혀 없던 터라 내용이 더욱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멜 로빈스(Mel Robbins)인데, <뉴욕 타임스> 1위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영향력이 꽤 큰 사람인지 60개 이상의 언어로 이 책이 번역되어 판매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143 스튜디오’라는 미디어 회사의 CEO이기도 하다.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렛뎀 이론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철학, 심리학적 배경을 소개한다.

렛뎀 이론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기분, 행동 등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시간, 에너지, 행복을 낭비하지 않고,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내면의 평화와 삶의 주도권을 되찾도록 유도하는 심리적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연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이 함께 여행을 떠난 사진을 본 순간 오만가지 상념들이 몰아쳐 올 것이다. 이럴 때 몰아치는 감정에 휩싸이는 대신 ‘내버려두기’ 기술로 평정심을 되찾고, 상황에서 감정을 분리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바빠서 연락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기, 초대하기 등등)을 할 수 있다.

이 이론의 핵심은 내버려두기와 내가 하기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멈추고 다른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가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요즘 아들에게 잔소리가 부쩍 많아진 나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통제하기를 더 많이 포기할수록 더 많이 얻을 것이다.’ -66쪽


2부에서는 자신의 삶에 렛뎀 이론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스트레스 관리, 다른 사람의 평가 극복, 타인의 감정적 반응에 대한 대처, 습관적인 비교를 벗어나는 방법에 이 이론을 적용해 알려준다.

많이 와닿았던 부분이 타인의 감정적 반응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버럭’ 반응에 늘 아버지의 안색을 살폈던 필자는, 부모의 정서적 미성숙함에 장악당해 왔던 거 같다. 이것이 늘 두려우면서도, 아버지의 미성숙한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 또한 부모가 되어보니, 컨디션이 난조인 날에는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감정적인 반응을 하게 된다. 감정을 다스리고, 이해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필자 또한 잘 알지 못하는, 마음에 ‘8살’ 아이가 들어있는 것이다.

만약, 유년의 나에게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었을까?

책에서는 아이가 다양한 자신의 감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부모의 역할을 담은 안내서를 따로 제시하고 있다.



링크를 통해 한국어 안내서를 다운로드해 내용을 숙지해 보자!


어른 아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상대한다면...

“렛뎀 이론을 사용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되기 때문에. 다시는 다른 사람의 정서적 미성숙함이나 감정적 학대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자.

첫째, 다른 사람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은 절대 당신의 몫이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침묵하거나 희생자인 척하거나 짜증을 퍼부어도 내버려두자. 둘째 그들 안에 갇혀 있는 여덟 살짜리 아이를 상상해 보자. 그렇게 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당신은 상대방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그 사람이 가여워지고, 경멸 대신 연민을 느낀다.

당신은 또한 그들이 슬픔, 불안, 실망, 분노, 두려움, 거부감과 같은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행동하며 자라 왔다. 그러니 그들의 감정을 관리하거나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 아니다. 당신의 몫은 그들의 감정적 동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다.”-152-153쪽

미성숙한 행동을 하는 이가 당신이라면...

“렛뎀 이론을 적용해 자기감정을 건강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이렇다.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느낄 때 내버려두자. 분노, 좌절, 상처, 실망, 슬픔, 비통함, 눈물, 실패의 감정이 차오르도록 내버려두자. 그다음 내가 내 반응을 자제하자, 휴대폰을 꺼내지 말고, TV를 켜지 말자, 술을 마시지 말고, 냉장고를 열지 말자, 큰 소리로 울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지도 말자. 그냥 감정을 깨닫고 그 감정이 올라오도록 내버려두자. 감정이 올라오도록 내버려두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일단 감정이 올라오고 나면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156쪽


3부에서는 내버려두기의 기술을 인간관계에 적용해 본다.

우정,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돕기, 사랑 등에 본 이론을 적용해 문제점과 관계의 진실, 해결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만일 당신이 인간관계나 자녀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응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꿈꾸는 삶의 모습은 건강하고, 자신의 주도하에 뜻한 바대로 부드럽게 사람이든 상황이든 흘러가는 것이리라. 하지만 어딘가에서 계속 불협화음이 들리고, 내 뜻대로 상대가 움직이지 않고, 어느 순간 다른 이들에게 휘둘리거나 그들의 감정에 전전긍긍해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 보자!

이 문제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인지. 그렇지 않다면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여 에너지 소모를 덜자. 그냥 내버려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이렇게 흔들릴 때 요긴하게 읽어볼 만한 책, 렛뎀 이론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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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8 - 사이버 범죄, 숨은 범인을 찾아라! 어린이 법학 동화 8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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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즐겨보는 변호사 어벤저스시리즈 중 8권 사이버 범죄 편이 새로 나왔다.

일상에서 법, 권리, 의무 등등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터라 법정 동화 변호사 어벤저스를 늘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 8권이라니!

이번 편에서는 어린이 변호사들이 사이버 폭력과 보이스 피싱 범죄를 다룬다.


이 어린이 변호사로 말할 거 같으면, 어린이 변호사 양성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변호사들과 이 프로젝트 1기 출신의 주니어 변호사로 꾸려진 법무법인의 변호사 어벤저스팀이다.

비록 어린이들이지만, 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열정과 노력은 그 누구보다 강한 네 명의 어린이 변호사들이다. 이들 곁에는 늘 믿고 지지하는 법무법인 대표인 한 대호 변호사와 처음에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지만, 지금은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고민중 시니어 변호사가 있다.

 

이번에 맡은 사건은 사이버 폭력 사건이다.

초등학교 6학년 오아린은 학교 친구들에게 사이버 폭력을 당하고, 경찰 고소를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온다. 가해자들은 아린이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대화방으로 초대해 따돌림을 가하는 행위를 반복했는데, 학폭위를 통해 처분을 받았음에도 반성은커녕 아린이의 얼굴을 동물과 합성한 딥페이크 합성 사진을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하고 조롱한 것이다. 변호사들은 이 가해자들이 아린이의 딥페이크 합성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 소년 보호 재판으로 넘긴다.

 

사건은 잘 마무리되었지만, 피해자인 아린이는 트라우마로 인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학교 폭력은, 법적인 마무리가 되었어도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심각한 사안이기에 비록 소설이지만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시리즈의 1권부터 줄기차게 등장하는 온라인에서는 더욱 조심해서 활동해야 하겠다. 자칫 잘못하면, 명예훼손이나 학교 폭력, 사이버 폭력 등에 연루될 수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 사건은 보이스 피싱 범죄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고등학생 최유진은 집안 형편이 어렵다. 무역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집안 경제를 돕다가 그만 보이스 피싱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알고 보니 유진이는 업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으로 억울하게 보이스 피싱의 현금 인출책이 된 것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유치장에 구금된 상황이다. 유진의 할아버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변호사들은 경찰서로 찾아가 최유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지만, 보이스 피싱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최유진의 주장을 증명하고, 형사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사실 필자도 얼마 전에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다. 평소 뉴스나 주변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평범한 사람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개인적인 경험까지 떠올리며 책을 읽으니, 여러모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계속 반복되고 있으니 그 뿌리를 캐내기가 무척 어려운 범죄인가 보다.

 

이번 편도 유수의 어린이 프로그램의 방송작가를 거치고 여러 편의 교육, 어린이 동화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고희정 씨가 쓰고,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을 아는 최미란 씨가 그렸다. 감수 또한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피소드 원작자인 신주영 변호사가 맡아서 전문성을 더했다.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상을 소재로 한 탄탄한 이야기와 만화로 쉽게 풀어낸 법률 정보로, 어려운 법률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법이 항상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변호사 어벤저스가 있어 어린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이런 알찬 시리즈가 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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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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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집에는 선물 받은 에리히 프롬 책이 있다. 아마 2권 이상은 될 것이다.

대부분 특별한 마음을 주고받은 사이에서 이 책이 오갔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에는 소중한 인연이었던 것 같다. 이사를 몇 번 하고, 세월이 꽤 흘렀지만, 이상하게 에리히 프롬 책은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책장에 꽂혀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제대로 읽었을까? 부끄럽지만 제대로 그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하고 책장에만 꽂혀있다.

이번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사랑의 기술그리고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토대로 하여 현대인에게 맞게 재구성한 책이 나와서 얼른 서평을 신청해 보았다.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가 그 신간이다.



 

책을 받아 드니 표지부터 무척 마음에 든다. 마치 가판대에서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하나 집어 든 것처럼 에리히 프롬이 중앙에 흑백으로 자리 잡은 모습과 책의 제목이 인상적이다!

이번에는 이 책 한 권을 읽고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바를 짐작은 할 수 있겠지? 또 완독을 못 하면 어쩌지?’하는 조바심을 느끼며 책장을 펼치니 목차의 내용도 잘 이해가 잘되도록 흐름이 짜여있고, 이 책의 목표하는 대로 오늘날의 언어로 쉽게 잘 쓰인 거 같다. 그리고 현대인의 사랑 모습에 그의 이론을 투영하여 설명하는 부분도 있어 읽기에 편안했다.

드디어 완독한 것이다!! 사실 천천히 음미하여 읽고 싶기도 했는데 내용이 쉽게 잘 쓰여지고, 재미도 있어서 빠르게 읽어나갔다.

이제부터 필자가 이 책을 통해 이해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나름대로 느낀 점까지 적어보겠다.

 

에리히 프롬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자신이 소유한 것들로 삼는 삶을 소유 중심의 삶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런 삶을 사는 이들은, 내가 무엇을 가졌는지 가진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력, 직장, 재산 둥둥.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연애할 때도 상대가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인지를 먼저 보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욕구는 상대적이고, 늘 비교를 일삼고, 점점 더 요구하게 되며, 소유한 것은 일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기에 그 소유의 삶은 채워지기 어렵다.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시절에는 이 상대적인 비교가 더욱 일상화되었기에 비교의 함정에 빠지기 다반사이다.

 

그렇다면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에리히 프롬은 존재하는 사람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 살아 있다.”라고 말한다. 즉 지금 마주한 일, 오늘 만나는 사람, 느끼는 감정에 반응하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삶을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더 의미 있는지 고민하는 태도를 가진 삶이 존재하는 삶이라고 한다. (41)

 

이런 사람들은 사랑도 잘 한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함께 있는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상대와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려는 자세로 사랑하기에 함께하는 따뜻한 추억이 쌓인다, 혹여 이별을 맞이하더라도 함께한 그 시간이 서로 성장하는 시간이었고, 따뜻한 추억이 남아있기에 조금은 덜 아픈 이별이 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사랑의 이름으로 남녀 간의 에로스적 사랑뿐 아니라 모성적 사랑, 형제애적 사랑, 자기애적 사랑, 신에 대한 사랑으로 그 종류를 나눠 설명한다. 그리고 미성숙한 사랑과 성숙한 사랑은 어떤 사랑을 말하는지 설명하고 예시도 들어주니 세상 모든 사랑하는 이들은 다 참고할 만하다.

 

더 긍정적인 것은 이런 사랑은 배울 수도 있는 일종의 기술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감정이 촉발되고 고조되는 것만이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사랑을 유지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좋은 관계로 성장시키는 과정은 우리가 연습하고 배워야 할 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기술을 익힌 사람은 어려운 순간에도 관계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으니, 혹여 그간 사랑의 실패로 사랑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면 에리히 프롬의 이 기술을 꼭 익혔으면 하는 바다. 어찌 사랑을 두려워하는 초심자들뿐이랴? 권태기에 접어든 부부나 연인들도 꼭 익혀서 사랑이라는 것이 두근대는 처음의 모습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그 시간,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더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고, 나를, 관계를 돌아보게 되었다.

 

부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지금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 어떤 사랑에 머물고 있는지를 천천히 되돌아보길 바란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다. ”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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