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지 못했던 시간들
마이클 하이엇.대니얼 하카비 지음, 이지은 옮김 / 글로벌브릿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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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긴 연휴에 집을 떠나 낯선 곳에 가게 될 때 나는 일상에서 고민하던 생각이 정리되는 경험을 많이 한다. 단지 일상을 떠나 공간에서 잠깐의 시간을 갖더라도 기분이 전환이 되듯이, 내 생각의 전환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올 때가 많다.


관성이 일상뿐 아니라 내 머릿속도 지배해 항상 해오던 패턴대로 생활하고 생각한다. 큰 에너지 들이지 않고 인생 흘러가는 대로 사니 과연 이게 내가 생각한 대로 잘 사는 건지 고민되기도 한다. 그냥 끌려가는 건가? 싶다가도 바쁜 일상에 이런 고민은 사치 같기도 하다.


<나를 돌보지 못했던 시간들>은 이런 부초 같은 인생 살이를 멈추고 한 번쯤 내  인생을 돌아보고, '인생계획서'를 설계하도록 차근차근 그리고, 분명하게 설득한다.


공동 저자인 마이클 하이엇과 대니얼 하카비는 현재 자기 계발 및 코칭 리더십 전문가로서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총 열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을 나열해 보면 이 책이 알려주는 인생 로드맵이 한눈에 보인다.

제1장 표류를 인정하라

제2장 인생 계획서란 무엇인가

제3장 인생 계획서가 주는 혜택

제4장 인생의 끝을 설계하라

제5장 우선순위를 정하라

제6장 인생의 경로를 그려라

제7장 온전히 하루를 바쳐라

제8장 계획을 실행하라

제9장 계획에 숨을 불어넣어라

제10장 놀라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라.


1~3장까지는 우리 인생에서 표류를 인정하고, 내 현실을 점검하고,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하도록 알려준다.

4~7장은 균형 있는 삶과 일을 위해서 인생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8~10장에서는 나의 인생계획에 숨을 불어넣기 위한 실행 전략 안내와 동기 부여를 해준다.

이 책에는 '인생 계획서'를 강조한다. 아니, 인생 계획서에 대한 안내서이다.

한 달짜리 방학에 앞서서도 방학 생활 계획표를 짰는데, 하물며 나의 인생의 계획표가 없다는 사실이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반성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생 계획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에 나온 인생 계획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인생 계획을 세우려면 우선 하루를 온전히 이 계획에 할애할 장소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트나 필기구 또는 기록 장치만 있으면 된다. 이런 하루를 마련했다면, 이제 차근차근 아래의 단계를 밟아나가면 된다.

1단계 당신의 장례식에서 낭독될 추도문을 작성하라.

인생 계획은 당신의 삶이 어떻게 마무리되고 싶은지를 그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당신은 삶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지, 당신과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당신의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들은 당신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당신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생각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당신을 기억해 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적어보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 주길 바라는지 적어본다면, 이전의 질문들과 더불어 잘 엮으면 추도문이 만들어질 것이다. 글을 써서 보다 구체적으로 당신 인생의 최종 도착지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추도문의 예시 86-87쪽


2단계 당신의 인생 계정을 설정하라.

누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를 작성하려면,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인생 계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저자가 코칭을 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인생 계정으로는 다음과 같다.

인생 계정 그래프와 인생 계정 예시 100-101쪽


책에서는 보통 인생 계정으로 '영적 생활, 결혼 생활, 부모, 사회관계, 재정, 개인'등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책의 98~103쪽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계정 리스트와 각 계정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적게는 다섯 개에서 많게는 열두 개의 계정이 적당하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항목으로 작성하면 된다.


3단계 인생 계정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라.

내가 정한 인생 계정의 잔고를 살펴보자. 각 계정에 충분한 잔고가 있는지, 계정 간에는 균형적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내가 설정한 계정의 잔고를 확인하면 된다.


4단계 인생 계정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라.

내가 설정한 인생 계정에 순위를 달자.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을 잘 돌보는 일을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5단계 각각의 인생 계정의 계획서를 작성하라

인생 계정을 설정했고,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각 인생 계정의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섹션으로 나눠 인생 경로를 설정하도록 돕는다.

  • 목적 선언하기 : 각 인생 계정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쓴다.

  • 발전화된 미래를 상상하여 쓰기 : 내 인생 계정의 목표가 현실화된 미래의 모습으로 구체적으로 상상하여 현재형으로 쓴다.

  • 나에게 영감을 주는 글귀 찾기 : 나의 목표와 공명하는 문장을 하나 찾는다.

  • 현재의 현실을 직시하기 : 내가 상상한 미래를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어디에 있는지 정직하게 바라본다. 여기서는 정직하면 할수록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다.

  • 구체적인 약속하기: 여기서는 내가 구상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들을 약속한다. 이를 위해 SMART 방식으로 약속을 한다. 이는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실행 가능하고(Actionable), 현실적이며(Realistic), 시간을 정하도록 (Time-bound) 한다.

이렇게 세운 실행 계획서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저자는 이렇게 세운 인생 계획을 책장에 고이 모셔두지 말고, 매일매일 읽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계획을 점검하며, 분기별 한 번씩 점검 및 1년에 한 번 점검을 통해 계획이 실제 내 생활에 활용될 수 있도록 확인하도록 한다. 계획에 숨을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어느덧 내 인생의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곳을 여행하더라도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분명히 입력하고 떠나는데, 하물며 우리의 인생의 방향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당장 하루를 온전히 바쳐 인생 계획서를 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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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다낭 여행지도 2024-2025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다낭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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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다낭 여행을 준비하다가 코로나로 접고서는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도가 든 상자를 받으니 나에게 주는 여행 선물 상자 같기도 하고, 잊고 있던 여행 준비의 설렘도 떠오른다.


상자를 열어보면 여행을 위한 준비물들로 구성된 패키지의 짜임이 아주 실용적이고 남다르다.

방수지도, 맵북, 트래블 노트, 깃발 스티커가 그것이다!

다낭 여행을 준비하는 지인이 있다면 선물용으로 주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우선 지도를 살펴보면, 다낭 여행 지도, 다낭+호이안 여행 지도가 각 1장씩 들어있다. 이 지도 한 장으로 다낭 여행을 갈 수도 있을 만큼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여행자의 마음을 읽었는지 이 한 장에 각 분야별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낭 여행에서 일정의 여유가 있다면 근처 호이안까지 둘러보게끔 다낭 + 호이안 지도까지 담았다.

지도에 대해서 크게 칭찬받을 만한 것은 방수 종이라는 거다. 돌가루를 넣어 만든 친환경 재질이라 찢어지지 않고, 오염될 걱정도 전혀 없다. 비가 수시로 갑자기 쏟아지는 베트남에서는 필수 아이템이다!! 지도가 모두 2장이 들어있다. 그중 다낭 지도는 다낭 시내와 미케비치, 미안비치 주변을 자세하게 실었다. 각 지역의 숙소, 가볼 만한 곳들, 쇼핑장소(다낭은 시장에서 쇼핑이 아주~~~유명하다!), 음식점까지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장에 담았다. 특히 가볼 만한 곳은 빨간 동그라미 안에 하얀 별 표시를 해두어서 그 지점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 지도의 테두리에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방법부터 교통수단, 유명 호텔과 리조트 셔틀 번호, 베트남/다낭 대표 음식 다낭에서 살만한 것들, 골프장, 그밖에 유용한 정보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있다.


그리고 베트남의 전통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호이안 여행 지도도 들어있다.

이 지도의 구성도 다낭 지도와 비슷한 형태인데, 호이안 올드타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강과 비치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대표 리조트, 추천 스파와 마사지 숍까지 안내했다. 이 지도 한 장이면 다른 정보 책자를 굳이 읽지 않아도 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없는 현대인에게 매우 유용한 지도이다!


지도에 이어 맵북은 지도의 내용을 쪼개어 담은 소책자이다. 이 책자 또한 자세히 나와있어, 해당 지역을 여행할 때 지도보다 작은 크기라 바로 볼 수 있어 좋다.


트래블 노트의 체크리스트를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해도 멋진 여행을 만들 수 있다.

해당 지역을 여행할 때 할 수 있는 장소, 먹을 것, 관광할 거리, 액티비티, 쇼핑까지 모두 리스트로 작성해 놓았다. 그곳에 체킹 하면서 미리 계획을 짜보고 움직이면 더욱 짜임새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을 해 본 자만이 만들 수 있는 지도와 다양한 준비물들을 보며, 그 아이디어에 감탄 또 감탄을 했다.

시간이 없어 여행을 못 한다는 말을 이제 안 해도 될 거 같다. 앞으로도 에이든의 여행 지도는 계속 나올 테니!

이런 멋진 여행 준비물을 만들어내는 출판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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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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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뭔가 확실한 내 생각이나 방향성 있는 관점이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항상 인생의 갈림길에서는 나침반이 필요했고, 갈림길을 지나와서도 미궁에 빠진 듯 허우적대기는 마찬가지였다.

  

눈앞을 휙휙 지나쳐가는 삶의 국면들에 사로잡혀 버리는 내 모습에서 삶 전체를 조감하고, 전체를 관통하는 정리된 생각 방식을 찾고 싶었다.


이를 찾기 위해 읽기 쉬운 책부터 읽어보았지만, 이 또한 기본적인 철학적 지식을 가지도 있어야 가능했다. 삶에 철학을 적용한 에세이 책을 찾던 중 제목부터 끌리는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도 흥미롭지만, 저자 기욤 마프랭 또한 현재 프로 사이클 선수이다. 저자가 사이클과 철학에 심취하여 양립하기 어려운 양 분야의 전문가라 더욱 끌렸다.


전에 어느 신문 칼럼에서 글을 참 잘 쓰는 축구선수(아마 일본의 정대세 선수였던 거 같다)를 알게 되어 그 뒤로 그 선수를 눈여겨본 적이 있을 만큼 운동선수이면서 인문학적 면모를 갖춘 사람들은 아무래도 별종처럼 보이는 거 같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을 운동선수도 이해했으니, 본인이 이해한 걸 쉽게 풀어썼으리라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설명을 기대한 나의 얄팍한 계산도 한몫했다.


-목차-


그런 나의 기대는 <1부 투르를 향하여> 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ㅠㅠ

철학자의 이름이나 사상도 어려운데, 사이클 대회의 준비 과정 및 낯선 스포츠 용어와 선수들의 이름까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가상의 사이클 대회에 나온 철학자들의 모습을 그려놓은 유쾌하고 코믹한 철학책을 기대했던 나는 읽다가 집중이 잘 안되었다고 고백한다.


<2부 경기>에서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읽어야 하나 고민하는 부담감을 좀 내려놓고 읽어나갔다. 철학에 대해 잘 모르니 이 벨로조프(사이클을 타는 철학자)들이 난관을 극복할 때 어떤 말이나 행동하는지 그 상황을 상상하며 읽었다.

그랬더니 나름 웃긴 부분도 있고, 밑줄 그을 말들이나 태도도 보였다.

아마도 '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부담감을 1부에서는 내려놓지 못하고, '이해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컸던 거 같다. 그냥 그들이 하는 말에 코웃음도 쳤다가, '아,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대회는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는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며 읽어나가면 좀 더 재미있었을 거 같다.


이 책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현대 사르트르까지 시대별 유명 철학자들이 나오고,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처럼 철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유명인들도 나와서 투르에 참가한다.

책을 읽으며, 경기 준비부터 스테이지21까지의 각 유명인들의 말과 태도를 가볍게 읽어나간다면 어렵던 철학도 조금은 가볍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책 속으로>

인상적이었던 몇몇 대목을 적어 보자면

니체를 사랑하는 스포츠맨으로서의 작가의 사심 가득한 이야기이다.


"운동선수로서 나는 이 근대 스포츠 깃발에 새겨진 정신 속에 있어 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보기에는 내가 알고 있는 월등한 실력의 프로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 잘 그리고 멋지게 승리하는 것이다. 화합의 힘이 강조되려면 우선은 개인의 야망이 실현되어야 한다. 타고난 재능으로 이 야망이 실현된다고 믿는 것도 착각이다. 챔피언이 되려면 연구와 작업이 요구된다. 하나의 직업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대 스포츠는 위선을 띠고 있다. 광고라는 병풍으로 스포츠가 정말 겪고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는 사력을 다하는 어떤 동물성을 띠고 있다. 땀조차 흘리지 않으면서 다만 '유 캔 두 잇'같은 광고 문구만 읊어댄다고 되지 않는다.

나는 니체 철학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올림픽 이데올로기보다 스포츠의 실질적 체험을 더 잘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사이클 선수인 나는 오늘날 유행하는 이타주의보다 니체가 인정한 개인주의에 훨씬 공감한다. 경쟁과 이타주의는 하나로 결집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립된다. 왜 스포츠가 적과 죽을힘을 다해 맞붙어 싸우는 전투라는 것을 고백하지 않는가? 그렇게 고백하는 것이 부끄러운가? 우리의 동물적 충동을 감추기보다 경쟁이라는 제도화된 틀 안에서 승화하는 게 낫지 않을까?" -100쪽

위기의 독일팀을 설득하는 감독 아인슈타인의 설명이다.

"시간과 공간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 아니 단 하나의 것이라 봐야 합니다. 전 우주에 펼쳐진 큰 천 같은 것을 떠올려보세요. 당신이 말하는 중력은 터진 구멍, 그러니까 그 어마어마한 천 속에 난 함몰 부분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지구 위에 있는 사이클 선수입니다. 당신은 이 지구 구멍 한 가운데 있습니다.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그 구멍 속으로, 그 바닥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하지만 당신이 뭔가를 한다면! 페달을 밟으면 돼요. 할 수 있다면 페달링을 더 빨리, 더 세게, 더 높이! 왜냐하면 속도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공간이 그만큼 수축된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러니까 자전거는 간단해요. 거리가 줄도록 가속을 하면 됩니다. 이번엔 이해됐나요? 페달에 온몸을 의지하면 구릉의 길이가 좀 짧게 느껴질 겁니다!" -85쪽


아인슈타인은 속도가 증가할수록 공간이 수축된다면서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가속할 것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축지법이 가능하다! 단, 페달을 열심히 밟는다면….


그리스 팀을 이끌던 소크라테스에게 항상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화가 난 제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거센 비난을 해오자 오히려 기뻐하며 코앞에 경기를 두고 홀연 자취를 감추는 장면이다.


"사실 난 이 순간을 정말 기다려왔소. 그대들이 나로부터 벗어나는 이 순간을 말이오. 중략. 내가 절대 분명하게 자르지 않고, 그저 질문을 하는 정도에 만족한 것은 그대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자유롭게 놔두고 싶어서였소. 내 생각엔 그 순간이 이제 온 것 같소. 그대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페달링을 할 때가 온 거요. 자, 따라서 이제 난 엄숙히 선언하오. 벨로조피아의 삶에서 나는 이제 완전히 물러나겠소. "-130쪽

"...진실을 말하노니, 철학을 한다는 것은 해석을 하는 것일세.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게. 그런 게 철학이 아닐세. 세계를 변화시키려고도 하지 말게. 철학은 그런 게 아닐세. 철학은 그저 문제 속으로 각자 들어가는 거제. 자기 견해를 내기 위해서 말이지. 물론 일반적인 철학 이론들은 중요하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이론들을 스스로 실험하는 것일세. 철학은 직접 체험되는 것이네."-132쪽

오호~~철학은 이론들을 아는 것보다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라는 소크라테스 감독의 말이 와닿는다~~


다음은 수도원 생활까지 한 파스칼이 니체와 만나는 장면이다.

니체로부터 신은 없다는 엄청난 소식을 접하고 잠시 허무에 빠져 고뇌는 파스칼. 공허감과 무의미에 대항하기 위한 파스칼의 선택은 과연….

'(니체로부터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그는 잠시 의기소침하게 자전거 옆에 앉아 있다가 길을 찾으며 어떤 부름을 기다렸다. 그러나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신은 정말 죽었나 보다.

-중략- 이어 파스칼은 아까의 그 이상한 현현, 그러니까 니체가 그에게 했던 말을 다시 생각했다. 다음 투르 드 프랑스를 위해 훈련 중이라고 했다. 경쟁은 그의 새로운 절대라고 했다. 파스칼은 사이클 경기는 하찮은 것이며 사소한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중략- 바로 그런 사소함 또는 하찮음을 인정하고 그저 '놀이'로 하면 되었다. 그냥 하니까 하는 것이다. -중략- 신 없는 삶은 비참한 삶이다. 하지만 신은 더 이상 해결책이 돌 수 없다. 신이 사라지면서 공허가 남겨졌다. 그 공허에 흰 베일을 드리울 필요가 나에게는 있다. 그렇다면 투르가 이 베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140~147쪽


이 밖에도 상금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마르크스로 인해 팀원들을 분개하게 만드는 장면까지….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녹아져 있다.


철학에 대한 무거운 부담감은 버리고, 가볍게 다가가면 더 잘 읽히는 철학 코믹버전의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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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오사카/간사이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오사카/교토/고베/나라/간사이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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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기 전까진 지역 명소와 역사, 문화, 음식부터 해 볼 만한 체험까지 미리 자료를 읽어보거나 점검해야 할 정보가 참 많다. 분야가 제각각 달라 여러 책을 보지만 여행할 때는 눈썹도 짐이라 여행지의 지도와 정보를 축약한 얇은 여행 책자 하나 달랑 들고 떠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여행지에 가보면, 여러 정보가 뒤섞여 미처 가져오지 못한 책이나 정보지에 대한 아쉬움도 느꼈을 것이다.

 

요즘 일본 여행을 고민하다가 지도와 특별한 테마로 여행책을 잘 만드는 에이든에서 일본 오사카 간사이 여행 지도가 나왔다고 하여 솔깃했다.

 

지도책이라 예전 가이드북 형태의 두꺼운 책을 떠올렸는데, 예쁜 분홍 박스가 도착했다. 박스의 전면에는 오사카성이 보이는 오사카의 한적한 골목이, 후면에는 저녁 무렵의 도톤보리가 그려져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를 받은 양 설레며 상자를 열어보고 감탄했다~~~

오사카와 간사이 지도 각각 1, 오사카/ 간사이 여행 지도책이 1, 아날로그 감성이 뿜어져 나오는 트레블 노트가 들어있었다.

 


지도를 살펴보니, 종이 재질이 특이했다. 끝을 살짝 접어보니 구김이 심하게 가지 않는다. 살짝 찢어도 봤지만 찢어지지 않고 살짝 늘어난다. ! 또 한 번 감탄한 순간이다. 지도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찢어지는 재질도 아니고, 물에 젖는 재질도 아닌 고급 수입지인 방수 종이로 된 지도라고 한다.

 

나와 한 몸이 되어 여행지를 누비다 보면 2~3일도 못 가 지도가 너덜너덜해지고, 접힌 부분은 해져서 찢어지거나 인쇄된 부분이 닳아 안보이기 마련인데, 이런 재질이라면 여행 끝까지 말짱할 거 같다. 역시 여행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꼭 필요한 부분을 잘 챙겼다!! 역시 여행에 최적화된 에이든 지도다!

 

지도를 살펴보면 여행명소부터 교통정보, 음식점, 숙소, 시장을 비롯한 쇼핑명소까지 모두 한눈에 보이도록 해놓았다. 음식점은 소바, 어묵, 초밥 등등 전문 식당에 대한 안내까지 담았다. 그뿐 아니다. 도시 간 이동 방법과 그 지역에 머무를 때 유용한 패스부터 구매 방법, 도시별 여행 팁까지 담았다. 이 모든 게 이 지도 한 장에 나오다니!!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 오랜 기간 여행을 준비하며 본 여러 가지 책에 나온 정보를 따로 지도에 적어놓아 보기 좋게 꾸며놓고 여행 준비를 마친 이의 든든한 준비물 같다. 꾸며놔 보는 읽어보는 재미도 있다. 이 정도 정보라면-이미 관련 책이나 정보를 접했다는 전제하에-이 지도 한 장이면 여행을 알차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따로 가이드북이나 인터넷 검색이 필요 없을 거 같다.

 

지도와 별도로 구역별로 페이지로 나눠 소책자로도 나타냈다. 지도에 있는 내용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 여러 사람이 여행하면서 같은 내용의 지도와 책을 나눠 보면 유용하게 쓰일 거 같다.


트래블 노트에는 지역별로 가보거나 체험할 만한 내용의 체크리스트가 프리뷰로 나와 있다. 그리고 지역마다 트래블 플랜과 빈 지도가 나온다. 트래블 플랜에는 꼭 해봐야 할 것들을 적도로 해놨고, 그 옆의 빈 지도에는 내가 가본 곳에 플래그 스티커를 붙이도록 해놨다. 노트를 꾸미면서 은근히 성취감과 뿌듯함도 느낄 거 같다.

 

여행에 대해 좀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이 지도 한 장과 함께 낯선 장소에 떨어져도 여행을 잘할 것만 같은 든든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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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 엄마는 잘 모르는 사춘기 아들의 몸 마음 변화와 학교생활, 공부까지
이진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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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게 사춘기를 보냈던 터라 부모의 겪어온 시절도 닮을까 걱정이 한가득이다. 게다가 나와 성별이 다른 아들이니. 폭풍전야처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다. 물론 나의 마음 준비겠지만 아들의 사춘기가 두렵기에.

21년 차 초등 교사이면서 사춘기 아들 형제를 키우는 '아들 육아 전문가'인 이진혁 작가는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라는 책을 고맙게도 딱 맞춰 만들었다! 아들이 사춘기라고 하니 나보다 한 보 살짝 먼저 나가고 있어 아들 키우는 나에게 이런 귀한 책을 읽게 해주어 정말 다행이라 여기며 책을 쭉 훑어보았다.


우선 저자의 이력이 다채롭다. 사춘기 아들의 아빠이자 교사로서, 그간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초등 집 공부의 힘>을 썼고, 부모 및 교사 대상 강연과 연수도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맡은 업무도 그렇게 힘들다는 요즘 고학년 학생 담당과 학교 폭력 업무를 수년간 해왔다. 직접 '아들의 사춘기'라는 비를 몸소 맞고, 다양한 사춘기의 양상을 보일 학생들과 학교 폭력 관련 사안이라는 소나기도 맞아가며 쓴 책이라 더욱 신뢰가 간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책은 마지막 3장의 내용이 60% 이상 차지한다.


1장에서는 사춘기 남자아이들이 겪는 일반적인 모습을 이야기한다.

청춘의 꽃인 여드름 관리부터 리모델링할 수밖에 없는 아들의 뇌 공사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이 시기 아들의 뇌는 수초화가 한창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때 아들의 뇌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충동을 조절하고 계획을 세우는 전두엽과 다른 뇌 부위가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과의 거의 차단에 가까운 느슨함으로 인해 아들은 계획성과 준비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충동조절이 안되니 짜증도 심해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 실랑이를 겪게 되는 일이 잦을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지만 사춘기를 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야겠다. 아들의 변화와 함께 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훈육 방침이나 정보를 <한 걸음 더>코너를 두어 설명해 주니 큰 도움이 된다. 숙지해서 아들과의 실랑이와 '간 보기'에 대한 현명한 원칙 세우기, 사춘기 때 수치심을 주지 않는 혼내기와 잔소리하기 등을 배워두어야겠다.

2장에서는 사춘기를 관통하는 아들에 대하는 부모의 큰 원칙이 담겨있다. 사춘기 아들과 지내다 보면, 부모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종종 앞설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원칙은 우리를 다시 '이성의 친구'로 만들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머릿속에 잘 정리된 원칙은 의식적으로 그 상황을 대처하도록 돕는다고 하니, 이 책에서 들고 있는 5가지 원칙을 잘 새겨두어야겠다. 아... 벌써 득도할 거 같은 느낌은 왜인지...

원칙 1. 아들만의 물리적, 심리적 공간을 지켜준다.(화장실에 오래 머무는 건 정상적인 모습입니다~~다만, 한 번씩 화장실 선반 깊숙한 곳이나 환풍기 구멍, 화장실 천장 등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있나 수색하는 건 잊지 마세요. ^^;;)

원칙 2. 부모 자신을 먼저 돌보고 나서 아들을 상대한다.(아들 외에도 우리 멘탈을 흔드는 게 많죠? 대출금.... 다른 가족원들의 문제... 이웃집 또는 직장 멤버들 간의 갈등... 등등 우리가 먼저 흔들리지 맙시다!)

원칙 3. 부모가 말 그릇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새기고 또 새길 대목이 많아요!!!)

원칙 4. 아들의 경계를 존중한다. (아들과 부모 사이,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나와 타인 사이 등등 선 넘지 맙시다!!)

원칙 5.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고민하고 실행한다.(아빠, 엄마의 역할이 다르고, 한부모 가정의 경우도 고려해 보자!)

3장부터 본격적으로 5파트로 나눠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무래도 사춘기라는 특수한 발달 단계와 더불어 학업의 문제, 게임과 스마트폰 등의 전례 없는 디지털 기기의 노출, 더욱더 민감해지는 이성 문제, 학교 폭력 문제 등이 발생하기에 그럴 것이다. 읽는 내내 머릿속 경고등이 여러 번 울렸다. 물론 나의 생각과 양육방식에 대한 경고음이었다. 순서대로 쭉 읽어나갔지만, 재독할 때는 반 보 앞서서 요즘 문제가 발생할 만한 사안에 대비하여 중간중간 찾아가며 읽은 데에 큰 조언을 받을 거 같다. 안 그래도 요즘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초3학년인 아들과 약간의 실랑이를 하였는데, 262~264쪽에 나와있는 스마트폰 사용 원칙을 읽으니 내 머릿속이 정리되는 거 같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앞서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지만, 이제라도 접하게 되어 감사하다. 스마트폰 사용 동의서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아들과 이야기를 미리 나눠봐야겠다.



나름 훈육 원칙이 내 머릿속에 있다고 여겼었는데, 막상 그 문제 상황에 닥쳤을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매뉴얼이 없던 내게 부지런한 육아 선배가 시행착오 끝에 필요한 매뉴얼만 정리해서 딱 안겨준 느낌이다. 

이러니 막연하지만 표현 못 했던 내 생각도 간결히 정리되고, 아이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부모와 쪼금은 가까워진 거 같다. 사춘기 아들에 대해 상황별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고민하게 해주고, 원칙도 정리해 주니 두고두고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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