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1
김아영.Jennifer Grill 지음 / 사람in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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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를 너무너무 좋아했던 저자도 영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구동사(Phrasal Verbs)를 외우는 일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고급 문법 내용들보다 더 헷갈렸다고 하니 역시 나만 어렵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보다.


저자도 싫어했던 구동사(Phrasal Verbs)라는 게 뭘까?

구동사란 '동사+전치사/동사+부사' 형태로 돼 있는 동사 형태를 말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영어이기에, 사용하기 편하도록 개별 동사를 일일이 다 알고 사용하기보다는 몇몇 기본 동사라고 부르는 동사에 전치사나 부사를 붙여 동사를 만들어내어 이런 구동사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영어권에서는 이런 효율적인 방식을 택했지만 비영어권인의 입장에는 차라리 딱 떨어지는 동사를 외우는 게 더 좋았을 것만큼 구동사는 많고도 헷갈린다.

이런 어려움을 저자는 누구보다 잘 알아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에서는 영어 회화 연습을 하면서 구동사를 상황별로 분류하여 접하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에 구동사는 250여개 정도가 나오는데, 모두 미국 일상 회화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들로만 선정하였다고 한다.

(목차)


책을 펼쳐서 쭉 훑어보니, 다른 구동사 책들과 확실히 차별화되게 구성하였다.

상황별로 자연스러운 회화 지문이 나오고, 여기에 구동사를 따로 뒤이어 정리하였다. 이곳에도 예문을 여러 개 달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문법이나 어휘, 알아둘만한 미국 문화 포인트를 담았다. 당연히 음원도 QR코드로 제공한다. 책의 맨 뒤에는 영어와 한글 키워드 인덱스를 따로 두어 다시 정리하였다.


한 레슨의 구성


인덱스

큐알코드

저자가 이 책 활용법에서 소개한 대로 해봤다. 저자는 소리 내어 읽기를 반드시 해달라고 했다.

우리 두뇌가 시각에 잘 속기 때문에, 눈에 익숙하니 이건 자기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이 책을 눈으로 백 번 읽어도 입에서 나오지 않을 거라고. 발음이 유창하지 않아도 소리 내어 읽어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그냥 대화를 들었고, 다시 예문을 보면서 들었는데 볼드체로 되어있는 부분을 다시 보면서 못 알아듣거나 뜻을 모르는 부분은 체크했다. 그리고 읽으며 뜻을 유추한 뒤 한글 해석을 읽으며 확인했다. 세 번째는 영어로 따라 말하며 들었다. 전반적으로 영어초보자에겐 들려주는 예문의 속도가 저자가 말한 대로 빠르긴 빨랐다.

들으면서 살짝 숨찼으니 말이다.

회화예문

하지만 3번 이상 들으니 구동사가 귀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구동사의 의미를 해설하고 여러 구동사가 들어간 다른 예문을 들으며 눈으로 따라 읽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소리 내어 읽었다. 읽고 따라 하기를 계속 반복해 본다. 옆에서 영어를 같이 듣던 아들에게 속도가 어떤지 물으니 속도가 적당하다고 얘기해준다. 영어를 일찍 접한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적당한 속도인가 보다 ^^;;;

원어민의 속도에 맞춰 일부러 녹음했다는 저자의 의도대로 나도 그 속도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 지길 고대해 본다.

구동사 해설

그리고 또 추천한 방법인 한글만 보고 영어 문장으로 말해본다. 저자는 여러 번 읽고 들어서 자신감이 생길 때쯤 각 유닛의 한글 해석만 보고 영어를 말해 보라고 하는데, 아직 예문처럼 정리된 문장이 안 튀어나온다. 하지만 이건 정말 효과적인 거 같다. 구동사만 열심히 외우는 것보다 예문에 넣어 말하니 더 잘 외워진다.

잠시 쉬어가는 코너인지 문법 포인트, 어휘 포인트, 컬처 포인트가 뒤이서 나온다. 컬처 포인트가 재미있다.

포인트

다 외우고 돌아서면 까먹을까 봐 마지막으로 불사를 수 있는 팝 퀴즈 코너가 있다! 뜻이 생각나는지 체크해 본 뒤 다시 앞에서 봤던 한글 예문만 보거나 간단한 문장을 떠올려 써본다.

팝퀴즈

전반적으로 구동사를 주제별로 잘 구성해놓아서 상황별로 구동사를 익히기에 매우 효율적이다. 아는 구동사가 많지 않은 나로서는 이렇게 다양한 구동사가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 초보자가 상황은 뒤로 한 채 그냥 사전으로만, 알파벳 순서대로만 구동사를 띄엄띄엄 익힌다면 머리에 걸러지는 게 몇 개나 될까?

언어는 생활 속에서 상황 속에서 익혀야 하는 게 더욱 와닿는 좋은 책이라 영어를 배우는 학생부터 구동사를 수월하게 공부하려는 어른들까지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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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포기하려는 너에게 - 문제 앞 불안을 떨쳐 내고 ‘수학’할 용기 수학하는 10대
장우석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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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포자'라는 말을 끔찍하게 싫어했다. 수학이 정말 어렵고 싫은 사람부터 그 정도까진 아닌데 이 단어의 등장으로 인해 이 범주로 미리 들어가 버리려 단정 짓는 사람들까지 다 수학 '포기'를 선언하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한다.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수학이라는 학문이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나와는 잘 안 맞는다고 여기는 거 같다.

수학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 데엔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되짚어보라고 했다. 과거에 수학으로 인해 부정적 사건을 경험한 일이 '반드시'있을 거라는 저자의 말에 하나하나 곱씹어 봤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한, 그래서 잘 볼 거라고 확신했던 시험을 망친 경험이라든지" 음.... 이 부분은 아니다...

"수학 교사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심하게 야단맞은 경험" 이 부분은 확실히 아니다. 다소 지루했던 기억은 있지만 수학 시간이 끔찍한 적은 없었으니...

이건 어떤가? "학생의 기초적인 능력 부족" 중학생이지만 초등학교 수학의 기초가 부족한 경우, 고등학생이지만 중학교 기초가 부족한 경우. 하지만 기초가 부족하다고 곧바로 불안이라는 강박 상태로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과도한 기대. 이런 심적 상태에 주변 어른들, 예를 들어 부모가 가진 과도한 기대와 그에 미치지 못했을 때 보이는 부정적인 태도가 결합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과도한 기대까진 아니지만 다른 과목은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했던 내가 힘을 못 쓰는 부분이 모의고사 수학이었던 건 확실하다. 내신 준비야 범위를 알고 평소 성실히 하면 충분히 시험을 치루지만 모의고사 수학은 외계어가 왜 이리도 많은지... 수학의 기초도 부족했지만 과도하게 나를 높여본 나의 기대가 문제였던 거 같다.

수학에 있어 실패를 반복하니 주눅이 들고, 이러한 '수학 불안'은 지금까지 이어져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아이에게까지 나의 수학 불안이 전염될까 봐 전전긍긍 숨기려 드는 걸 보니 병이긴 병이다^^;;; (말은 안 해도 이미 아이는 수학을 싫어하는 나를 눈치챘을 거 같다.)



제목 <수학을 포기하려는 너에게>이 참 와닿았다. 지금 포기하기 직전의 나의 팔을 붙들어 줄 따뜻한 응원의 목소리를 들을까 싶어 고민 끝에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숙명여고에서 수학을 가르친다. 이 밖에도 인문, 예술, 과학 등 여러 영역의 고전들을 학생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그리고 수학교사이지만 이력이 무척 이채롭다. 최근까지 추리 소설도 쓰고 있으며, 등단작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두루 갖추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수학과의 연결점을 찾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수학을 잘하고 싶고 좋아하고 싶으면서도, 수학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는 학생을 위한 책이라 소개하며 각 장마다도 나름 완결성을 갖추었지만 가급적 순서대로 읽으면 자신의 의도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거라 했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


<1부 수학이 영원히 '선택'과목이 될 수 없는 이유>에서는 수학 공부가 갖는 의미와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선택 과목이 아닌 이유에 대해 나온다.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조사한 '나에게 수학 공부의 의미' 부분이 눈길을 끈다.

(14-15쪽)


나에게 (해당되는) 수학 공부의 의미란?

2) 문제 해결 능력 획득, 3) 본질을 이해하는 능력 획득, 5) 지식의 연결, 확장, 8) 좋은 성적을 얻어 원하는 대학 입학, 13) 끈기, 열정, 15) 자존감 하락의 원인, 17) 넘어야 할 산 정도이다. 18) 도전과 성취감, 19) 희열, 만족감에 당당하게 체크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재앙 그 자체인 수학'을 공부하는 의미를 어떻게 일러줄까?

저자는 모든 영역이 그렇듯 어떤 분야를 처음 접할 때 그 원리와 방법을 익히는 데에 시행착오를 포함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론의 형태로 있는 추상적인 언어가 형체를 가진 몸속에 들어와 나의 일부가 되는 과정인 것이며, 이는 어느 분야나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그중에서 수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를 다루는, 추상성이 큰 학문이므로 그 과정에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때 '체계적인 노력' 부분이 바로 문제 해결이라는 영역인데, 과거에는 학교에서 이것을 제대로 교육한 적이 없다고 한다. 단순히 공식을 암기한 후 문제에 적용하여 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생각했기에 이렇게 배운 수학은 한없이 재미없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도 이렇게 수학을 접한 세대이다. 어떤 과정으로 그런 공식이 나왔는지, 증명하는 과정을 제대로 배우거나 스스로 해 본 적이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설사 정답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조금 더 생각하고 나아가 보는 경험, 그 노력의 결과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나에게 주어진 정보를 창의적으로 연결하여 주어진 시간 내에 난감한 상황을 타개하는 능력은 삶의 보편적인 문제 상황이기에 수학 공부 과정과 닮았다. 이것이 수학 공부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이다.

실제로 수학 역사의 페이지들을 장식한 뛰어난 수학자들 중 많은 이들이 끈기와 열정, 그리고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보다 능동적인 삶의 태도를 길러서 보다 멋있는 삶을 사는 게 수학을 통해 가능하다니 솔깃하다.


<2부 수학의 맛>에서는 이런 멋진 수학이 다른 학문들과 구분되는 빛나는 특성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수학은 어떤 맛이 날까?

저자는 수학이 털끝만큼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유일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많은 전제들을 밟아 가며 증명을 통해 100% 달성해 내는 유일한 학문이라는 거다. 그래서 문제를 만나면 항상 전제를 살펴야 하며,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잘 이해하여야 하는데, 바로 이때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기고 인지하지 못했던 전제들을 대상화하여 감지해 내는 것' 이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정확한 논리적 추론을 통해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수학의 달콤한 맛 중 하나인가 보다.

수학자 힐베르트도 이러한 증명의 과정은 일종의 게임과도 같다고 했다. 쉬운 문제들부터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학문이라고 한다.

또한 추상적인 수학적 개념이 먼저 탄생한 후 실제적 대상을 과학에서 찾은 경우를 허수와 복소수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전자기 현상과 역학의 연구에 사용되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이는 오로지 사유를 통해서만 형성된 개념이 무한한 실제 상황에 대응되는, 과학에 선행되어 필요조건으로 자리 잡은 수학의 위용을 알 수 있다.


<3부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과 <4부 수학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에서는 수학적 사고란 무엇이며, 이 사고 과정의 역사와 배경과 원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이들 사고의 원리를 습득하기 위한 일상 속 실천 방법까지 알려준다.

귀납, 연역, 유추 등의 수학적 사유만이 가진 특성을 과학적 사유와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바로 읽고 이해하기에는 내 수학적 지식이 많이 짧아 여러 번 반복하여 읽어 보았다. 나같은 문외한을 위해 중간중간 쉬운 일상의 예도 들었으니 너무 겁먹을 것까진 아니지만 사실 100%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수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포여의 문제 해결 이론'을 들어 이야기한다.

포여의 이론에 따르면, 수학 문제 해결의 과정은 크게 4단계로 이해-계획-실행-반성으로 설명된다.

'이해' 단계는 문제가 묻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제시된 조건을 확인하는 것으로 문제가 말하는 것을 나의 언어로 나에게 다시 묻는 것이다.

'계획'은 내가 이해한 문제를 내가 알고 있는 선행 지식과 결부해 보는 과정이다. 문제 해결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이다.

'실행'은 실제로 문제를 관련된 정보와 연결해 보는 과정인데, 곧바로 연결되지 않을 때 보조 요소를 사용한다. 보조 요소는 귀납과 유추, 일반화, 특수화, 정의로 돌아가기, 분해 후 재결합, 거꾸로 생각하기, 그림 그리기, 반대 가정을 이용하기 등의 방법을 말한다. 이 단계가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가장 힘든 단계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공을 맛보면 수학 공부의 가장 큰 보람을 얻게 되는 것이다.

'반성'은 바둑의 복기처럼 방금 내가 해결한 문제를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 해결 과정을 메타적으로 내려다보면서 좀 더 정교하고 단순하게 다듬는 과정이다. 여기까지 와야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이라고 포여는 말한다.

실행 단계의 보조 요소 중 정의로 돌아가기, 거꾸로 생각하기, 반대 가정 이용하기에 대해서는 문제 해결 치트키 3인방이라 하여 더 설명을 할애하고 있다.


<5부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고?>에서는 탑티어 수학자, 철학자, 심리학자들과 가상의 대화를 펼치며 수학 공부의 인간학적 의미를 생각해 보게 구성했는데, 플라톤과의 대화는 일방적 강의식 수업 방식에 대해 살짝 궁색한 변명처럼 느껴져 코믹하기까지 했다. 


(180-182쪽)


<6부 수학 불안과 성공 경험>에서는 박사과정까지 수학교육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파악한 수학 불안의 원인을 말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수학 불안의 원인은 기초 능력 부족에 부정적 경험, 그리고 과도한 (주변인의) 기대의 결합으로 천천히 만들어지며 여기서 빠져나오는 것도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수학 불안을 극복하는 원리는 단순하다고 한다.

수학에서 성공 경험을 통해 자존감 획득을 하면 가능한다.

본인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여, 좋은 습관(이를테면 매일 일정한 시간 수학 공부)을 갖고, 올바른 학습 방법(예를 들면 5분 고독하게 고민하기, 문제의 양은 적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풀이 등등)으로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수학 성적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 수학을 싫어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이 책에 손이 가는 이유는 수학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어서 아닐까? 아니 어쩌면 수학을 좋아하고 싶은 이유를 찾고 싶었던 거 같다. 나와 상관없는, 학교를 떠나면 다시는 볼일 없을 것 같았던 그 수학에, 왜 이토록 미련스럽게 계속 주변을 맴돌게 만들까?

이는 아마 수학을 삶과 분리하여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어쩌면 이 책의 장우석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인생을 살면서 부닥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때 이를 대하는 태도를 수학에서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전환도 하게 되어서 그런 거 같다.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저자가 말하려는 수학의 가치, 의미를 어느 정도 '유추' 아니 짐작할 수는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어가면서 '수학이 싫은 건 아니다...... 단지 기본 지식이 내게 많이 없구나.' 정도를 깨달아 좋은 감정으로 수학에게 다가갈 기회를 준 거 같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수학을 공부하게 될 아들에게 어떻게 수학에 대해 다가갈지 마음의 준비를 시켜주고 싶을 때 이 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많이 말하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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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탐구 생활 마음 학교 3
꼬마곰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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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삐 움직이는 직장맘이기에 아이와의 대화 시간이 많지 않아 늘 미안했다. 어쩌다 하게 되는 대화도 초등 아이들만의 정말 다양한 관심사를 담은 이야기들이 많아 흐름을 좀 따라가야겠다 마음먹었다. 마음먹은 김에 초등 3학년인 아이의 마음을 살피려면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고, 대화를 하면서도 아이의 마음의 변화에 공감도 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 나이대의 아이들의 고민에 관해서 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얼마 전에 어른들의 심리학 책을 읽고 심리학에 대해 재미를 느낀 뒤 아들에게 선물할 겸<내 마음 탐구생활>을 훑어보게 되었다.



'김심리'라는 아이가 나오고... 저마다 고민이 있는 초등학생들도 나오고.... 만화도 나오고... 오~~아들 눈높이에 맞겠다 싶어 바로 신청했다!

책을 들여와서 아이에게 먼저 보여주었는데, 아이가 가장 관심 있게 읽던 부분은 '게임 세상이 더 좋은 노리' 부분이다. 노리는 게임 때문에 생긴 마음의 병을 '심리'의 상담을 통해 치유해 나간다. 아이 책이라고 쉽게 쉽게 잘 쓰였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허술한 게 아니다. 게임 중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로 인한 리셋 증후군을 예를 들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준다. 만화로 이 부분을 접근하고 있어 아이는 은연중에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는 이론을 접하게 된다.


이 부분이 좋은 게 어려울 수 있는 심리적 증상을 알기 쉽게 스토리텔링으로 잘 이끌어 준다. 여기서는 만화와 줄글로 오가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끌고 간다. 중간중간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 해결책도 제시해 준다. 알맞은 처방까지 해주니 김심리 상담사가 믿음직스럽다!

여기서의 게임중독 해결책은 '팝콘'을 멀리하라!이다.

느닷없이 웬 '팝콘'? 하는데,

이어 팝콘 브레인에 대해 만화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요즘 게임이나 스마트 기기 중독에 따른 뇌의 문제점까지 짚어준다. 늘 아이에게 스마트 기기의 폐해를 설명할 때 팝콘 브레인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 내용이 이미지로 나오니 알기 쉽게 아이가 잘 이해했다.

이 밖에도 루시퍼 효과, 고슴도치 딜레마, 얼마 전 인지심리학에서 읽었던 확증 편향, 가짜 뉴스, 로젠탈 효과, 벽에 붙은 파리 효과, 객관적 자아, 피그말리온 효과 등등 전문적이고 최신의 심리학 이론들이 나온다. 어른인 내가 봐도 재미있고, 이론들이 다 쉽게 잘 설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4장 뉴스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였다.

가짜 뉴스와 확증편향에 대해 설명해 준다. 여기서 해결책으로 제시한 '악마의 변호인'에 대해 관심이 갔다. '악마의 변호인'이란, 토론을 활성화시키거나 다른 선택의 여지를 탐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가짜 뉴스를 피할 수 있도록 내 마음속에도 악마의 변호인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내용이었다.

누군가가 콕 짚어주고, 설명해 준다면 그렇게 실체를 알고 난 후 나의 마음을 정리만 해도 참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다.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구나.',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어!' 이런 동질감을 갖게 해주고,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드러내 보이는 게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어 좋다. 이 책을 매개로 아들과 좀 더 긴 대화를 할 수 있을 거 같다.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양보다 질적인 대화에 초점을 두는 부모를 위해서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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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버스 - 명문 대학으로 직행하는 초등 공부 전략서
분당강쌤 지음 / 다산에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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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버스'라고 해서 얼마나 멀미 나게 하라고 하는 게 많을까 하며, 책 신청은 부리나케 했지만 읽기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그러다 한 번 펼쳐 드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반나절 정도 걸려 다 읽게 되었다. 읽은 후 바로 드는 생각이 '다시 처음부터 분당강쌤이 강조한 부분을 읽어봐야겠다.'이다.


책을 보면, 실전 skill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책 전체의 30%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학부모의 마음가짐과 방향 잡기를 1, 2부에 걸쳐 할애해 놓았다.

그 정도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 학부모의 마음가짐과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는 말일 텐데.

읽다 보니 왜 그런 줄 알겠다. 대치동과 분당에서 20년간 학원 강사를 하면서 자주 마주친 모습이 흔들리는 부모 때문에 덩달아 중심을 못 잡는 아이들을 목격하기에 그러한 거 같고, 이에 콕 집어서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읽히기를 원하면서 써 내려간 현직 강사의 구구절절한 명문대 직행을 위한 초등 공부 전략서이다.


저자 소개


물론 아직 대입이 강하게 와닿지 않는 초3 학부모라 분당강쌤이 말하는 모든 구절에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중간중간 강조한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대입으로 대학교를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고.

,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스카이버스를 타고 명문대에 직행하는가?


책의 목차


 일단 1부에서는 입시 전문가가 초등 학부모에게 말하고 싶은 자녀교육의 본질과 대한민국 입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선 자녀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하고, 내 자녀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 아이에 대해 잘 모르고, 뚜렷한 교육 목적도 없다면 부모는 아차 하는 사이에 불안해지고 주변의 말과 행동에 쉽사리 휩쓸리게 된다고 한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이러는 사이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고 하니, 자녀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선택한 목적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정해야 할 것이다. 선택한 목적을 위해 버려야 할 것에는 우리가 흔히 하는 다독하기, 영어 원서 읽기, 선행학습 등등이 있다.

그리고 입시 전문가가 보기에 현 대입 체제(수능, 내신, 논술 등의 전형)는 꽤 공정하고, 누구나 노력하면 명문대에 갈 수 있도록 잘 되어있다고 한다.

입시 전문가라서 그리 말하나 싶다가도, 입시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초등맘으로 섣부른 판단은 지양하며, 저자가 말하는 공정한 입시에서 빛을 보기 위해 '교과서' 위주로 '성실히' 공부하면 명문대를 누구나 갈 수 있다고 하니 일단 안심은 된다.

그리고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학부모로서 성공적인 입시를 치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마인드 세팅을 하도록 3단계로 구성하였다.

1단계는 생각의 감옥에서 탈출하라고 한다.

'생각의 감옥'은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오는 카더라에 휩싸인 잘못된 교육 정보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수학을 잘하려면 선행과 심화는 필수라든지, 영어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어릴 적 영어 유치원에 반드시 보내야 한다든지,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야 국어와 논술에 도움이 된다든지, 1 성적이 곧 수능 성적이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들 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나도 은연중에 이들 생각들을 모두 가지고 있고,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아마도 수많은 교육서와 유튜브 교육 전문가들의 전해지는 정보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공통된 '공식'과도 같은 이들 정보가 어쩌면 정확하지 않고, 내 아이나 대한민국 입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의심을 처음으로 하게 되기도 하였다. (. 이 글을 쓰면서도 나도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약하디약한 철학을 가진 초등맘이구나를 느낀다.)

물론 이들 중에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오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가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 건 그 출처나 그 배경, 그 교육 방향에 대해 불안함에 휩싸여 우리 아이를 중심으로 두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인 건 아닐까 내게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독서였던 거 같다.

학부모로의 마인드셋 2단계는 <바른길을 찾아라>이다.

생각의 감옥을 벗어나 아이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는 것이다.

3단계는 개인적으로 가장 희망을 품게 해주었던 <꾸준히 나아가라>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점으로 꼽은 것이 '최저가 높다.'이다. 여기서 '최저'란 성적이 아니라 '공부의 양'을 뜻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꾸준히 최소한의 학습량을 반드시 채우는 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토록 대입의 공정성을 믿으며, 재능보다 노력을 믿고 성실히 수행한다면 대한민국 내에서 성공적인 입시 결과를 얻게 된다고 한다.

3부에는 이렇게 마인드를 무장한 학부모들에게 초등부터 대입을 위해 쌓을 수 있는 실전 팁 등을 국영수사과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깨알 같은 팁들도 있지만 대부분 기본 현행 교과서에 충실한 공부 습관 잡기를 강조하고 있다.


책의 내용들


이 책은 지난 20년간 약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가르친 입시 전문가로서 학부모의 마인드 관리부터 실전까지의 방법 전체적으로 잘 안내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을 읽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본질을 말하고 있어서 전혀 새롭지는 않다.

그런데 이것이 대한민국 입시 최전선의 현직 입시 강사가 전해주는 입시 공부의 노하우라면 바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도 같아 '한 번 해볼 만하겠다'라는 용기도 주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쩌면 우리 집도 이 버스에 올라탈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어보게 되었다. 부모가 아닌 학부모로서 마인드를 다잡고, 어떻게 '대한민국 입시'에 한발씩 내디뎌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주는 이 책을 대한민국 초등 학부모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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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육아 - 프랑스도 인정한 한국 엄마의 특별한 육아법 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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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 육아>는 초등 교사이면서 두 딸을 기르는 엄마인 저자가 그간 학교 현장과 육아에서 깨달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써 내려간 책이다.

프롤로그에는 제목부터가 구미를 당긴다. ‘나만 알고 싶은 상위 2% 아이를 만드는 비법’으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는 매일 교실에서 만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가정에서는 어떻게 키우는지 비법을 전수한다.

방관 육아라 해서 좀 여유 있게 아이를 키우라는 육아서라 여겼는데, 제목하고 다르게 처음 책을 펼쳐 이 부분을 읽으며, 교사가 만난 공부 잘하는 아이는 비법이라 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꼼꼼히 봐야 하나 싶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노하우니 또 스트레스 같은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려고 하였다. 하지만 읽어가면서 마음이 풀어지면서 가슴이 따뜻해지고, 우리 아이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표지


저자의 소개


그래서 그 상위 2%의 아이를 만드는 그 비법이 도대체 뭔가?

그건 아이들을 의도적으로 방관하며 키우는 것. 쉽고 간단한 비밀이다.

하지만 이 ‘의도적 방관’이라는 키워드 안에는 수많은 노하우가 숨어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나이대별로 나누어 설명해 준다.

<1장 공부 잘하는 아이는 뭐가 다르지?>에서는 초등 교사만의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들 판별 비법을 소개한다.

소위 ‘앞으로’ 공부 잘할 아이들은 어떤 특징을 지닐까?

현장에서 봤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곳’을 자주 안 가고, 1학년 때 ‘이것’ 시켜보면 어느 정도 고학년의 모습을 가늠한다고 한다.

음...‘이곳’은 어딜까? 화장실? 땡!!!

답은 보건실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보건실에 자주 드나드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안전과 소속, 애정의 욕구가 덜 채워져서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가 기본적이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면 공부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 보다.

나도 이 말에 극히 공감한다. 저자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을 들어 설명하는데, 정서적으로 기본적인 욕구(안전, 애정, 소속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학교에서 존경과 자아실현의 욕구, 즉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어릴 때 사랑받은 경험이 없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믿고 비빌 곳이 보건실이라 자주 드나든다고 하니, 초등 자녀를 두었다면 한 번쯤 아이에게 넌지시 이 부분을 물어볼 만하다.

그리고 초1 때 '이걸' 시켜보면 어느 정도 추후에 공부를 할 만한 녀석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줄넘기다. 가장 줄넘기를 오래 하는 아이가 그 반에서 가장 수업 태도가 바른 아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줄넘기, 줄 서기, 앉아 있기, 이 모든 것은 자기 조절력과 관계가 있다. (31쪽) 자기 조절력은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인데, 저학년에는 신체 조절력을 요하는 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 조절력을 어느 정도 알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 조절력이 있어야 추후에 학교 단체 생활에 맞춰 살아가며, 공부 시간에 주의 집중과 시간 조절, 계획 등을 조절하여 공부를 잘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프롤로그


이렇게 읽다 보니 예비 초등 3학년인 우리 집 아들의 지난 학교생활이 궁금해져 중간중간 질문도 해보고, 이미 지나온 지난 2년간의 학교생활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비록 나만의 분석 결과지만, 저자의 이런 생각들이 거의 들어맞는 거 같다. 반에서 줄넘기를 잘하는 아이들은 독서록, 일기장 등의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정도와 그 결과(반별 수상 경력), 학습 태도, 교우 관계 등이 비례하여 좋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앞으로’ 공부 잘할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령별로 나누어 중점을 두어 지도할 사항들이 잘 나와 있다.


목차 설명


목차들의 소제목만 봐도 여느 한국 맘의 양육 방식과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 같다.

누가 이렇게 대놓고 집 안 치워도 되고, 밤새도록 책 많이 안 읽어줘도 되고, 좋은 책상 사주지 말고, 한자 급수 시험 안 봐도 된다고 자신 있게 책에 쓸 수 있을까?

저자는 초등 저학년 아이가 길러야 할 자율성과 주도성을 위해 부모는 이유 있는 자발적 방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엄마의 욕심에 의해, 미숙함을 견디지 못해 아이가 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채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유식을 먹을 때도, 비록 먹는 것은 절반도 안 되지만 가족과 함께 식사 시간에 참여하고, 숟가락을 쥐고, 오래 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를 지켜봐 주자.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은 놀이할 때도 이 놀이, 저 놀이 여러 가지를 한다. 그러다 보면 집 안이 지저분해지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는 그다음 날도 자신의 계획에 따라 어제 하던 놀이를 이어 나간다. 그래서 마무리하지 못한 놀이가 있는 아이를 위해 집은 덜 깨끗해도 되고, 바로 청소하지 않는 편이 낫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가방 속에는 먹다 만 물과 간식 통, 아이가 만든 작품이 뒤섞여 있을지언정 아이 스스로 이 모든 걸 챙겨 온 것을 칭찬해 주자.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그곳에서 잘 지내다 온 아이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친구와 다투고 온 아이를 보고, 아이보다 더 속상해하며 화내지 말고, 아이들의 싸움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자. 다만 내 아이의 편이 되어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 주자. 그리고 위로받은 아이가 스스로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때로는 거짓말도 필요하다. “이건 비밀이야, 너를 @@보다 더 좋아해.”라는 말은 아이에게 보내는 따뜻한 정서적 지지가 되어준다.


책 살펴보기


읽다 보면, 따뜻하지만 이유 있는 방관을 도모하는 육아서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지켜봐 주고 아이의 정서를 지지해 주는 것만큼 아이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지만 결국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실질적으로 실행해 볼 만한 다양한 정보도 담겨있어 좋은 육아 실용서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 중>


/집 안 치워도 괜찮아요/

아이는 놀이를 하면서 내 눈치를 보더니 놀이하다 말고 정리를 했다. 아이는 집에서 쉬지를 못했다.

밥에 계란프라이 하나 얹고 간장 넣고 비벼주면서 오늘 뭐 했는지, 웃으며 오냐오냐 사랑으로 먹였다면 그게 더 영양식이었을 텐데 말이다. 뒤늦게 후회하는 일은 정말 많다.

아이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청소도 좀 내려놓고, 아이에게 예쁜 옷 입히려는 욕심도 내려놓고, 다른 사람 시선에서 내려와도 괜찮다.

놀이를 이어가고 싶은 아이들

아이들은 집을 어질러도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집 청소는 딱 그때만 치우고 다시 어지르는 것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만 치우자. 설거지가 좀 안 되어 있으면 다음으로 미루면 된다. 그다음 날 아침에 에너지가 생기면 그때 치우자. 밥하기 싫은 날은 밖으로 나가면 된다. 산책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 몇 권 사주고 밖에서 저녁 한 끼 먹이고 돌아오면 된다.

너무 게으른 것 아닌가 걱정하고 있을 엄마들에게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어야겠다. 바로 놀이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치우면 안 된다. 아이들은 집중력이 짧아서 하나의 놀이를 끝까지 이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하나의 놀이를 하다가 두 번째 놀이를 만들고, 세 번째 놀이를 만들어낸다. 그러다 그다음 날이면 어제 하던 두 번째 놀이를 이어서 하고, 세 번째 놀이를 이어서 하다가 첫 번째 놀이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놀이를 이어나가는데, 엄마가 치우면 어떻게 될까?

-61, 63쪽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겨주지 마세요 /

아이에게 자기 주도성을 심어주는 일은 어쩌면 엄마가 아이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아이를 마음에서 놓는 연습을 하는 과정은 아닐까? 그렇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태도'다. 자기 주도성이란 학교에 와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오기 전에 가정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자기 주도성이 있어야 학교에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다. 지금 앉아 있어야 하는지, 서 있어야 하는지, 움직여도 되는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숙제가 무엇인지, 내가 집에 가서 알아 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학교에는 엄마가 없다. 선생님은 엄마가 아니다.- 145쪽

나는 알림장에서 숙제를 확인해도 늦은 밤까지 아이에게 절대 묻지 않는다. 자기 직전에도 하지 않으면 "숙제가 있지는 않아?" 하고 묻는다. 없다고 하면 가서 혼나든 어쩌든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두는데, 대부분은 생각해 내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숙제한다. 준비물은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나도 챙기지 않는데,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직접 잘 챙겨 학교에 간다.

"학교는 네가 다니는 곳이지, 엄마는 너의 반 학생이 아니야." -147쪽


/가정에서 만들어주는 학군이 진짜 학군이다/

맞벌이하며 아이를 잘 챙겨주지 못해 늘 마음이 쓰인다는 학부모님이 생각난다.

학부모 상담에도 참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셔서 전화로 상담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는 늘 정서적으로 따뜻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부모님이 잘 못 챙겨주셨지만, 부모님의 단단한 마음 위에 공부를 잘했다. 심지어 오빠는 아팠다.

선천적인 문제로 오빠가 큰 수술을 해야 할 때마다 아이는 이모 집, 할머니 집을 전전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는 늘 괜찮다고 했다. 필통을 보여주며 "저는 엄마가 저를 매일 사랑하는 것을 알아요."라고 했다.

아이의 필통 안에는 "엄마가 매일 사랑해."라고 적혀 있었다. 메시지 내용은 매일 바뀌었지만, 하루도 거른 날이 없었다. 아이는 매일 아침 오늘은 이런 말을 적어주셨다며 수줍게 말했다. 말수가 적은 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늘 말이 많았다.

어떤 학군이 좋은 학군인지 아이들을 통해서 알게 된다. 경제적으로 좋은 학군에서도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부모가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좋은 집에 사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정서적으로 따뜻한 곳이 좋은 학군이다. -216, 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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