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어벤저스 2 - 동물 보호법, 책임감을 가져라! 어린이 법학 동화 2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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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어린이 변호사들이 있는 법무법인 지음.

지난번 <변호사 어벤저스 1>에서 유명 아역 배우 이샛별과 벌인 명예 훼손 사건을 멋지게 해결해 '변호사 어벤저스'라는 별칭(?)도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 이 팀에 사건은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어린이라는 한계 때문인가?

잠깐 이 어린이 변호사들을 소개하자면, 어린이 변호사 양성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변호사들 유정의, 권리아, 양미수와 1기 출신의 주니어 변호사 이범이다. 그리고 시니어 변호사 고민중의 지도 아래 꾸려진 국내 유일무이의 변호사 팀이다.

나름 이전 명예훼손 사건을 잘 맡아 해결해 사건이 들어올 법도 하지만 아직은 못 미덥다. 비록 사건 의뢰는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라도 사건 해결이 필요하면 이 어린이들은 출동한다.

쓰레기 더미에 유기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 권리아와 양미수는 변호사답게 주인이 버린 종량제 봉투와 영수증에서 그 단서를 찾는다. 이들의 활약을 넌지시 지켜본 지음의 한대표는 고교 후배의 사건을 맡긴다. 구해성의 딸 구영은이 아끼는 강아지 구름이가 길 가던 이기남의 다리를 문 것인데, 이기남은 이 사건으로 손해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남은 괴팍하게도 구영은에게 윽박 지르고, 자신을 문 강아지를 던지고, 밟기까지 하여 아이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이에 구해성은 자신의 딸에 대한 아동 학대와 동물 학대에 대해 고소와 소송을 진행하기로 한다. 증거가 많지 않은 이 복잡한 소송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딸에게 정의로움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사고를 빌미로 피해자가 부당하게 행동해도 적당히 합의해 주고 끝내려는 게 보통인데, 이를 통해 피해자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자신의 딸 또한 더 큰 죄책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수록 이기남의 동물 학대에 대한 증거는 수집하기 어렵다. 과연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을는지......

탐정을 좋아해 어린이 탐정물을 즐겨 읽는 우리 집 초등학생 어린이는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 또한 좋아한다. 저번 1편을 읽고 2편을 기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제일 먼저 집어 들고 단숨에 읽어갔다. 법정 동화인데 어떤 게 재밌냐는 내 질문에 탐정물은 사건을 여러 군데에서 단서를 찾아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변호사 시리즈는 주로 법을 통해 해결하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않던 친구들 간의 명예훼손이나 동물에게 화내며 반응하던 경우나 어른들이 아이를 을러대는 것이 평소 많이 보던 상황이지만 문제라고 생각지 않았던 부분일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관련 법도 있고 범죄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변호사 어벤저스는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법의 존재를 깨닫고, 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잘 구성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간중간 만화를 통해서도 법이나 권리, 재판 관련 용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규범이나 상식을 알기 쉽게 직접 설명해 놓기도 해서 훌륭한 사회 교과서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의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썼던 고희정 작가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법 이야기를 와닿도록 쉽게 동화로 엮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앞으로도 또 어떤 사건으로 법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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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너머의 세계 -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
에릭 호엘 지음, 윤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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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연구에 대한 책이라 하여 읽게 된 <세계 너머의 세계>.

내 기억엔, 신경과학 분야는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그렇게 각광받는 영역은 아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오늘날, 문득 어느 정도까지 뇌, 특히 인간의 지적 능력이나 의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나 궁금했다. AI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은 과연 AI를 능가할 비밀병기를 갖고 있을까 여겨지던 차였다. 아니 비밀병기까지는 아니더라도 AI와 다른 인간 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무엇보다 과연 인간은 두뇌를 흉내 낸 인공지능에게 결국 밀려날 수밖에 없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지금 나오는 AI 기술을 보자면, 꽤 많은 진전이 있었을 듯싶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신경과학의 발전을 확인하는 데 미궁에 빠지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서평을 시작한다.


책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촉망받는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에릭 호엘의 첫 번째 책으로, 현대 과학은 밝혀낼 수 없는, 작동 원리에 관해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미지의 영역인 ‘의식’에 관해 다룬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인간이 세상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인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두 관점의 역사와 이 관점의 결합으로 의식 과학이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인 거 같다.

의식 이론에 대해서는 주로 현재에 우세한, 저자가 연구하는 통합정보이론(ITT)과 관련하여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인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에 대해 읽어 보았다.

내재적 관점을 취한다는 것은 정신의 흐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표현하고, 묘사하고, 이해하고, 조종하는 따위의 관점을 갖는 것을 일컫는데, 내재적 관점의 절정은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관점의 적용 대상은 아마도 인간일 것이다.

반면, 자연을 바라볼 때 인간은 외재적 관점을 취한다. 이는 세상을 기계와 기구, 형식적 관계, 확장, 신체와 요소,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외재적 관점의 절정은 과학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 두 관점은 조정되거나 만나지지 않은 서로 별개의 영역이었으며,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의 분리하여 연구하게 된 이후 더욱 뚜렷하게 갈리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의 심리와 의식에 관한 연구도 과학적 연구와 만나지지 않은 그저 미지의, 신비한 영역으로만 치부되어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과학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노벨상 수상자인 프렌시스 크릭과 제럴드 에델만에 의해서인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 연구는 최근의 '통합 정보 이론'까지 이르게 된다.

사실 책은 어느 정도 의식 이론에 대해 지식을 갖춘 이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의식 이론에 대해 문외한인 필자는 중반 이후의 통합 정보 이론에 대한 이해와 반론을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아직 의식에 관한 연구는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어렵고 연구 대상 또한 불분명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최근의 통합 정보 이론 등을 소개하며 어쩌면 의식의 흐름 또한 그 체계나 작동원리, 이론으로도 정리할 수 있는 과학적인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한편 인간을 흉내 낸 완벽한 모조품이 아직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걸 확인하기도 했다.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의식이 있는 인공지능은 어렵구나! 아직 열리지 않은 뇌, 의식의 세계와 이와 연계된 인공지능의 탄생은 아직은 먼 길임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기에는 철학적, 물리학적, 과학적 배경지식이 모자라 읽으면서 많은 대목에서 이해 자체에 실패하여 좌절하기도 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의도는 장님 코끼리 더듬 듯이 겨우겨우 주워 담아 조합하여 서평을 마친다. 의식 이론에 관심이 있는 호기심 많은 독자라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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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집중력 습관 - 아이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아주는 35가지 솔루션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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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는 집중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관심을 주지 않으면 그 불꽃은 점차 사그라든다."

<초등 집중력 습관>의 저자 이임숙은 이렇게 힘주어 말하고 초등 집중력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몰입의 순간, 집중의 힘. 이런 힘은 학생이나 어른들에게나 해당되는 후천적으로 발전하는 능력으로 여겼는데, 아이의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끊임없이 블럭을 쌓고 무너뜨리기를 반복하거나 앉은 자리에서 꽤 긴 시간 레고를 가지고 놀던 유아기 때부터 이미 갖고 있던 능력이었던 거 같다.

책에서는 이러한 집중력이 학습뿐 아니라 일상생활, 친구 관계, 사회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말한다. 적절하게 발달한 집중력이야말로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반드시 필요한 역량인 것이다.

이런 ‘집중력’이 타고났다고 했는데, 왜 우리는 집중력을 찾아보기 어려워질까? 끊임없이 '집중, 집중!'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에게 저자는 남다른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집중력을 위해 적절하게 환경을 정비하고, 일상의 루틴을 정하고, 그것을 습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생활, 학습 습관, 올바른 친구 관계 형성 등을 배우는 초등 시기일수록 집중력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 이런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책에서는 생활, 학습, 사회성, 미디어 영역으로 나눠 집중력 향상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중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이 1장에 나와 있고, 2장부터 7장까지는 일상생활 영역, 학습 영역, 사회성 영역, 미디어 영역 등 각각의 영역별로 ‘집중력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유 분석-솔루션’의 구성이 반복된다. 상황별 예시와 구체적인 팁, 35가지 실전 솔루션이 담겨 있다.


책의 내용은 읽은 즉시 곧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집중력을 위한 친절한 설명서 같다. 그리고 역시 <엄마 말공부>의 저자답게 상황에 알맞은 부모의 대화법이나 말할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 직접 적용해 볼 수 있어 좋았다. 긍정적인 대화법, 집중을 위한 환경 구성 및 미디어 통제, 독서법 등등 바로 활용해 볼 수 있는 노하우가 많다. 책을 읽고 아들에게 집중 버튼 누르기 기법도 사용해 보았다. 우리 아들도 이 버튼 기법을 통해 내 행동의 주인, 내 집중력의 통제자는 바로 '나'라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






읽는 내내 그간 환경이나 부모의 태도 개선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집중하라고 강요만 했던 내 모습이 보여 반성도 되었다.

안 하느니만 못한 부정적인 말 한마디의 영향, 아이들을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 등등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그간 아이의 집중력에 대해 고민이었던 가정이라면, 이 책을 통해 진짜 ‘집중력’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 시기부터 집중력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집중력 연습을 이끌어주고 습관을 만들어준다면 평생 습관으로 자리 잡힌 집중하는 방법과 성공적인 인생의 밑거름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집중력을 키워주는 방법을 고민하기 전에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집중력은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아이가 지금 집중력이 없어 보인다면 그것은 사실, 원래 갖고 있었던 집중력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20쪽


집중력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서 그것을 평생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적절한 자극과 동기와 연습을 통해 습관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꽃피우던 집중력도 점차 사그라들게 된다. -25쪽


타고난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다는 3가지 신호 중

첫째, 짜증이 많아진다.

둘째, 산만해진다.

셋째,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 27~32쪽


집중력은 공부에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친구들과의 놀이와 관계에서도, 나아가 일상의 모든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 32쪽


아이가 숙제를 잘 끝냈다는 이유로 물질적 보상을 요구한다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숙제를 잘 끝내서 네 마음이 이미 만족스럽잖아. 어떤 선물보다 그게 가장 소중한 거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건 생일 선물로 줄 거야. 생일 선물은 숙제와 관계없이 받는 거니까."

자신이 스스로 해낸 일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에 머무를 수 있어야 진정한 내적 동기가 형성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73쪽


아이 스스로가 미디어 조절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강력한 미디어 사용 루틴을 만들어서 그것을 꼭 지키게끔 해야 한다. 아이의 의지와 인내력에 기대지 말고, 환경 설정과 약속, 강력한 실천 과정을 통해 미디어 사용 루틴이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미디어에 방해받지 않고 아이의 집중력을 잘 지켜나갈 수 있다.- 82~83쪽


(스마트폰에 대한) 아이의 저항에 대처하기

"너한테 스마트폰을 주면 엄마도 편하고 좋아. 하지만 그건 지금 당장 엄마 편하자고 너한테 독이 든 음식을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야."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에게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몇 분만 지나면 잠시 후 아이는 이성을 회복하고 한결 의젓해진다. - 85쪽


긍정적 셀프 토크로 지금 할 일에 집중하기

아이의 언어 습관이 집중력을 좌우한다. 아이가 "난 집중을 못 해. 집중력이 부족해, 산만해"라는 말을 자주 쓴다면 안타깝게도 아이의 뇌는 그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중략

다음과 같은 말을 아이에게 자주 들려주면 아이도 스스로 집중력을 회복하는 긍정적 셀프 토크를 시작하게 된다.

"넌 집중을 잘해."

"산만해져도 잠시 쉬고 나면 다시 집중력을 잘 회복하지."

"스스로에게 '다시 집중해야지'라고 말하는 것도 좋아. 도움이 될 거야." - 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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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경제 교실 - 부자를 꿈꾸는 어린이를 위한 경제 교육 동화
국윤나 외 지음, 송하정 그림 / 주니어아라크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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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인 우리 집 아이는 요즘 교실 쉬는 시간에 창업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하느라 바쁘다.

친구들끼리 축구 카드를 그려 판다는 둥, 책상 정리나 청소를 대신해 준다는 둥 창업에 대한 관심이 한창이다. 사업을 하다가 접기도 하고, 다음 사업을 구상하고 마케팅 고민을 하는 게 여간 귀여울 수가 없는데, 한편으로는 '저러다가 어른이 되어 진짜 사업을 한다 하면 어쩌지?' 하는 객쩍은 걱정도 잠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창업이나 각종 사업에 대해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부터 하는 경우가 있는 거 같다. 어디선가 읽은 글에,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에 비해 개인 사업자나 신생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경직된 시선이 있으며 실제 투자에도 인색하다는 내용을 접한 적이 있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도 못해보게 하는 문화. 특히 돈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아마도 정확하게 경제에 대해 잘 모르니 그 무서움은 배가되고 자신이 아는 길로만 가게 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돈 버는 방법은 많고, 시간이 갈수록 변해간다. 일자리도 다양해지고, 투자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알아야 돈을 버는 시대다.

이에 어릴 때부터 경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데, 최근 어린이를 위해 일자리, 세금, 창업, 저축과 투자, 대출과 신용, 보험, 부동산 경매와 임대 등등 경제 전반을 풀어서 알기 쉽게 학교 상황과 연계한 <열두 달 경제교실>이라는 책이 나왔다 해서 궁금했다.


이 모든 걸 어떻게 이야기로 엮었지?

이 모든 걸 <열두 달 경제교실> 속 강유재 선생님은 열두 달 동안 6학년 경제교실을 운영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1,2월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 즉 돈을 벌고 싶은 이유를 고민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돈을 벌어야 하는 까닭을 짚어보고,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도록 한다.

돈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도윤이는 부자가 되려는 이유를 10가지 정도 생각해 본다. 컴퓨터 새로 바꾸기, 좋아하는 가수 앨범 구입부터 부동산, 건물 구입 등등 쭉 적어나가는데, 이 중 정말 원하는 것 3가지를 골라낸다. 평소 하고 싶던 것이 딱히 없던 아이들도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좀 더 선명해진 돈 버는 이유를 찾아본다. 이러한 목표나 이유를 알고 돈 공부를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돈을 벌려는 뜻을 세워야 가는 길을 알고 찾게 되리라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아이들이 돈 버는 이유를 찾았다면 이제부터 돈 버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이때 도움을 주는 어른들이 나온다. 이는 가족이 되기도 하고 공원에서 만난 정체 모를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강유재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여기서 어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집 또한 부부가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속의 건희는 빚내서 한 주식투자로 큰 빚을 지게 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경제활동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비록 부모님이 경제에 있어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이 부분에 대해 고심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3월부터 교실에서 시작된 경제활동에서 아이들은 교실 속 일자리를 찾고, 돈을 벌고, 지출할 대상도 정하게 된다. 물론 수입과 지출에 세금이 매겨지기도 하고, 벌어들인 돈이 늘어날수록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도 해서 아이들은 점점 떨어지는 돈의 가치도 체감하게 된다. 오른 물가로 인해 저축이나 주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주식을 어떤 식으로 교실에 도입할까 궁금했는데, 투자 대상은 아침 퀴즈 성적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아침 퀴즈 점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여 3주 동안 주식 시장에 투자할 기회를 준다. 평균 점수 80점에서 점수가 오르면 주식 가격도 오른다. 아이들은 퀴즈 범위와 아이들의 공부 실력을 가늠해 투자를 결정한다.


그리고 창업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홍보도 하고 번창하는 사업은 직원도 고용하게 된다. 물론 이때 사업자들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직원 고용 시 최저임금 등을 감당해야 한다. 사업 확장을 위해 대출도 받는다.



경제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대출의 순기능도 배우게 되고, 올바른 주식 투자도 알게 된다. 또한 줄어든 일자리로 인해 생기는 실업에 대비한 고용보험도 배운다. 무엇보다 교실 자리 배치에서 부동산 경매와 임대 기술도 적용하게 되는데, 참신한 아이디어라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은 저마다 좋은 자리를 사기 위해 입지 분석에 들어간다. 조망이나 편의시설(풍경 감상이 용이한 창가나 냉난방기 근처), 교통(교실 내외 이동), 교육(수업 집중에 좋은 자리)에 따라 자리의 점수도 매긴다. 이렇게 하나하나 경제활동에 대해 배워가면서 열두 달 동안 아이들은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를 움직이는 돈의 큰 힘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


어린이 경제활동에 관한 책으로 교실에서 경제교육을 하는 것을 동화 형식으로 엮어낸 책이 많다. 아무래도 실물경제에 뛰어들 나이가 아니다 보니 경제를 실질적으로 배우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그럴 것이다. 그리고 직접 생활하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보니 더욱 와닿을 것이다. '경제교실'이라는 안전한 환경에서, 실패를 해도 이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우리 아이도 해봤으면 싶은 마음은 이 책을 읽은 부모님이라면 자연스럽게 들 거 같다.

책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이 경제활동에 눈을 뜨고, 돈을 버는 이유를 찾고, 나아가 이를 위해 자신이 해볼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하나하나 알아나간다면 좀 더 나은 안목과 능력을 갖춘 다음 세대의 경제를 책임지는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계속해서 이런 유익한 경제 교육 관련 서적들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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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수업 1
김난도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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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그 변화를 알아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소비자의 요구와 변화를 감지하고 발 빠르게 변화를 적응하고 나아가 주도해야 하는 기업?

철저하게 대중의 관심과 요구에 기반하거나 부응해야 하는 각종 산업이나 관련 분야?

물론 이들 분야도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겠지만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와닿는 이들은 아무래도 미래를 살아가야 하고, 앞으로 트렌드를 주도해야 할 청소년이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트렌드 코리아의 김난도 교수님의 강연의 청중들이 점차 청소년이나 어린이들까지 그 연령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잡아야 할 나이대가 중고등학생 시기이니 이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김난도 교수는 16년간 발간해 온 <트렌드 코리아>의 시리즈 중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트렌드를 선정해, 읽기 쉽게 다시 트렌드 책을 냈다. 그 첫 번째 책이 <청소년을 위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수업>이다.


첫 책에서 선정한 트렌드는 총 7가지인데, 분초사회, 평균 실종, 호모 프롬프트, 언택트, 워라밸, 소확행, 공정사회가 그것이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1장에서 우리가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첫 문을 연다.

세상을 보는 창문인 트렌드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를 이해할 수 있기에 실제 저자는 트렌드를 연구하고 보고하는 각 분야의 트렌드 수집가인 '트렌드헌터'들을 두고, 그들의 보고서를 매일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 해의 트렌드 키워드는 매년 그 해의 띠 동물의 이름을 넣어 발표되고 있으니 그 과정이 자못 조직적이며, 전문적이기까지 하여 신뢰가 간다.

2024년의 트렌드 코리아의 첫 키워드는 '분초사회'였다. 이 책에서도 분초사회를 가장 첫 키워드로 소개하고 있다. 사회 전체의 속도가 빨라지고 사람들이 인식하는 시간의 단위가 점점 쪼개지면서, 이제 시간은 분초 단위까지 나뉘게 되면서 이름 붙여진 '분초사회'. 어쩌다가 분초사회라는 말까지 써가면서 바빠졌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여기서 분초사회의 모습을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유명 맛집의 스마트 웨이팅 서비스 도입, 배달 앱의 실시간 도착 정보 서비스, 쇼츠의 유행, 넷플릭스의 결말 포함 요약 편이나 배속 기능의 이용을 들어 더 와닿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분초사회의 허점에 대해서도 청소년의 입장에서 짚어준다.

나아가 속도전을 벌이는 분초사회에서의 나의 모습과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생각나누기에서 다시 한번 고민하도록 해준다.


'호모 프롬프트' 또한 2024년도 트렌드 코리아에서 소개되었던 키워드였는데, '(AI에게) 명령하는 인간'을 가리키는 이 용어 또한 만나볼 수 있다. 흥미로운 주제라 이 책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 궁금했는데, 역시나 트렌드 코리아의 저자답게 딱 필요한 정도와 수준으로 정갈하고 이해하기 쉽게 호모 프롬프트를 설명하고 있다. 질문을 정교하고 세심하게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예시를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이라는 그림 대회에서 1위를 한 작품으로 설명을 하는 부분은 알기 쉽게 술술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누기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AI 시대의 호모 프롬프트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 한 발 비켜서 어른들이 주도하는 세상의  변화에 휩쓸려 흘러가는 대로 생활했었을 우리 청소년들이 한 번쯤 자신 주변의 변화에 대해 인식하고 고민하며, 나아가 사회의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을 조금씩 뜨게 된다면, 앞으로 미래의 대한민국 트렌드를 선도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좁게는 초등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넓게는 주요 트렌드 키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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