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시 완벽 가이드 - 뉴저지 교육 전문가의
유시정.튜블릿 콘텐츠 연구소(안민우) 지음 / 넥서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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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유, , , 고등과정을 거쳐 대학까지 가려 하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학부모들 대부분 한숨부터 쉬어질 것이다. 부모 세대에 비해 나날이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공부뿐 아니라 수시 제도 인하여 이것저것 다양하게 챙길 것이 늘어나 아이들의 고생스러운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기에 그렇다. 오죽하면 최근에 대통령까지 어려운 수능 문제에 대해 언급하여 이래저래 논란이다.

  

요즘 한국의 대입 전형을 보고 있노라면 교과 공부는 기본적으로 충실히 다져놓고, 입학하려는 학과를 고려하여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 연구, 독서, 각종 경연 대회 등을 챙겨야 한다. 거기에 끝나지 않고 대학마다 요구하는 수능 최저점을 맞춰 수능도 대비하고, 정시로 입학할 경우 1년에 한 번뿐인 수능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최소 12년을 준비하여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가는가 하면, 꼭 그렇지 않다. 대학 1년을 다니다 휴학하여 재수나 반수를 하는 택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모로 인력, 시간, 재정 낭비다.

 

이런 시간, 노력, 재정을 투여해서 그에 비해 가성비가 너무나도 떨어지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집도 초3, 이제 출발선상에 서 있는 아들을 보면 안쓰러워 남편과 미국 유학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 한국 사교육 비용과 유학 비용을 머릿속으로 비교해 보기도 했으니.

 

하지만 이내 미국 학교에 대해서 어디서부터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어느 시점에 유학을 가면 좋은지, 미국의 대입은 어떤 전형이 있는지 아는 게 전~~~혀 없었다.

<미국 입시 완벽 가이드>, 때마침 막막한 상황에 딱 맞는 미국 입시 가이드가 나왔다.

 

이런 완벽한 가이드를 쓴 이는 누구일까? 저자 유시정은 연세대 독문과 졸업 후 국문과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어 학당 교사, 어린이책, 교육서 기획 및 편집자로 15년 동안 일했다. 그 뒤 두 자녀를 키우며,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하와이를 거쳐 현재 뉴욕까지, 12년째 여행하듯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인 자녀들을 맡아 유학시키고 카운슬링하다가, 전문 보딩 가디언으로 일하면서 쌓은 미국 유학과 입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책을 썼다. 또한 공저자로 튜블릿 콘텐츠 연구소 (안민우)가 있는데 이는 1:1 비대면 미국 입시 교육 플랫폼이다.

 

 

책은 총 6 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PART1은 미국 입시를 계획하는 초입 단계로, 미국 입시와 교육제도의 장점을 소개한다. 이 파트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많은 미국의 다양한 교육 체계에 대해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미국 교육의 매력이라 전반적인 미국 교육의 틀을 대강이라도 알고 넘어가면 좋을 거 같다. 또한 미국행을 결심했다면 그 시작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교의 유형을 정할 때 자녀의 나이, 성향, 가정 상황, 경제적 형편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미국이 워낙 넓으니 기후, 지역 거주자 성향까지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Part 2는 상위 대학에 앞서 고려할 수 있는 탑 고등학교에 관해 이야기한다. 처음으로 탑 보딩 스쿨에 대해 나오는데, 아이비 피더 스쿨(Ivy Feeder School)이라고 칭할 만큼 아이비 진학을 많이 시키는 보딩 스쿨(기숙학교)의 장점에 관해 설명한다.

 

웬만한 수준의 보딩 학교라면 아이비에 가는 학생 비율이 20% 정도인데, 그 주의 탑 공립 학교의 아이비 진학률이 1~3% 넘기 힘든 것과 비교하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탑 보딩 스쿨을 가는 이유를 알 만하다. 그 외에 탑 보딩 스쿨이나 탑 공립 학교의 대안으로 괜찮은 사립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나온다. 학비 면에서는 보딩 스쿨보다 낫고, 관리 면에서는 공립보다 나은데, 특히 학교 카운슬러의 전반적인 코칭을 장점으로 많이 든다. 동네의 괜찮은 사립에서 웬만큼 잘하면 탑 20~30위권 대학, 특히 사립 대학의 합격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책에는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캘리포니아의 탑 사립 학교를 중심으로 각 학교의 특장점, 연간 학비 등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뉴욕 9개의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나온다.

 

 

Part 3~5는 본격적인 미국 대학 입시에 대해 다룬다. 고등학교 4년 동안의 로드맵을 소개하면서 입시를 대비한 준비 내용에 대해 알 수 있다. SAT 말고는 알고 있는 게 없었는데 살펴보니 정말 여러 가지 신경 쓸 게 많았다. SATACT 표준 시험뿐 아니라 AP 시험이 있는데 이는 고등학생들이 대학 선수 과목을 듣고 치르는 시험이다. 이를 위해 AP 과목을 몇 과목 들어야 하기도 한다. 한국과 유사하게 교과 점수 관리(GPA), 봉사활동과 교내외 활동, 리더십, 인턴십, 수상 경력, 리서치, 추천서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관리해야 하며, 대입 에세이와 방학 중 지원할 수 있는 캠프도 미리 준비하거나 참여하면 입시에 좋게 반영될 수도 있다. 아카데믹한 요소와 비아카데믹한 요소 등 고등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건 한국과 유사하게 많거나 오히려 더 많고, 시간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지만, 한국과 다른 건 주요 요소를 놓치면 줄줄이 낙방하는 한국의 대입 전형에 비해 미국의 대학은 낮은 점수나 부족한 스펙을 다른 스펙들로 상쇄할 방법이 많다는 거다. 게다가 이 모든 걸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자녀와 학교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학교 카운슬러에게 학생이 지원할 대학 등을 반드시 알려 주어 학교와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스펙으로 서로 보완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미국 입시가 좀 더 유연하여 부럽기도 하다. 커먼 앱(Common App)이라는 통합 원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이는 학생의 기본 정보와 대표 활동 사항, 에세이 등을 한꺼번에 업로드하면 이것을 각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공유해서 검토하는 시스템이다. 미국 전체 약 800여 개 대학이 이 커먼 앱을 통해 입학 사정을 하고 있다고 하니 미리미리 검토하여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그 외 Part 6에서는 대학 선정 시 고려하면 좋을 것들이 소개되었다. 주로 대학 학기제와 장학금, 편입 등의 대학교의 여러 제도, 특징적인 대학의 소개가 나온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대부분의 학교들은 대학 지원 시 전공을 나누지 않고, 대학 3학년에 전공을 정한다. 고등학생들이 대학 전공을 미리 정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온 방식인데 대학 1학년 때 휴학생이나 자퇴생이 많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제도인 거 같다. 그 외에 학부 중심의 인문학을 중요시하는 숨은 진주 같은 대학인 LAC(Liberal Arts College)에 대한 소개도 나오는데, 학교가 작고 교수의 질이 훌륭해서 학교로부터 받는 교육의 질이나 혜택, 케어가 크다고 한다. 졸업 후 진로와 기회도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하니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을 졸업하여 실용 학문을 대학원에서 전공하는 것도 괜찮은 코스인 거 같다. 그 외 다양한 장학금 제도도 나오니 꼼꼼히 읽어보면 도움을 받을 것이다.

 

 

부록에서는 아이비리그 및 탑 대학 지원과 합격 노하우에 대해 나온다.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해외 탑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와 미국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해외 대학에 지원해 합격한 사례를 여러 가지 들고 있어 참고할 것이 많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미국 교육 체계와 입시에 대해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갈 수 있었다. 나처럼 이런 유학 정보가 전혀 없는 가정이나 어느 정도 준비했지만, 더 세부적인 정보가 필요한 가정에서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저자가 말하듯, 미국 입시를 위해 고액 컨설팅을 받을 수 없는 경우와 경제적 능력은 되지만 컨설팅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고민인 가정에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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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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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글쓰기를 유달리 많이 권하는 편이다. 아직 초등 3학년이라 학교 숙제도 독서록, 일기 각각 주 2회 정도지만 거의 날마다 일기나 독서록을 작성하도록 한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원래 1,2학년까진 그림일기나 4~5문장 내외의 짧은 글이 주를 이루었다면 올 6월 들어서 펼쳐본 일기장은 15줄 가득 채워 나가고 있다.

나이 들어서 글을 써서 얻게 되는 다양한 장점을 체득했기에 더욱 글쓰기에 빠져드는가 보다.

1,2,3학년 최근까지의 아이의 일기장들! 나날이 쓰는 양과 내용이 풍부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글쓰기의 분야에서도 가장 쓰기 어려운 분야가 있으니, 바로 인생록이다. 여러 시와 소설, 산문을 발표하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글쓰기와 이야기에 이미 통달한 메리 카도 오랫동안 침묵하던 게 있었으니 바로 과거 어린 시절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23살에 들었던 제프리 울프의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강의는 저자를 인생록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한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책으로 내기까지는 이로부터 무려 17년이 걸린다. 심히 그 고민의 시간이 길었고, 비로소 3권의 인생록 <거짓말쟁이들의 클럽>, <체리>, <리트>가 나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30년간 자전적 글쓰기에 대해 강의했다.

그 강의들 중 정수를 담아 엮은 책이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이다.

그녀는 왜 유독 인생록에 파고드는가?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인생록을 쓰는 일은 어떤 면에서 자기 주먹으로 자기를 자빠뜨리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제대로 잘 써졌을 때 그러하다고 하는데, 인생록만큼 사람을 뒤흔드는 창작 분야는 없을 정도라고 여긴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인생록을 쓰면서 저자들마다 끔찍했던 몸부림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이미 틀을 잡아놓은 자아, 현재의 욕망이 덧씌워진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 자신과 싸우는 섀도복싱과 같은 형태를 띠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몇 분 전의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이 엉성한 인간의 기억력 때문이기도 하고, 강렬한 경험도 그때의 감정만 남고 사실의 측면은 사라지기 투성이기에 그럴 것이다.

너무나도 불확실한 인간의 기억을 드러내는 강의 첫 수업의 저자의 실험


그렇다면 이렇게 불확실한 과거에 대해 회상해 내고, 끊임없이 왜곡하려는 현재의 자아와 싸워가며, 때로는 너무 힘들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 가며 추스른 후 다시 인생을 돌아보고 회고하여 글로 쓰려는 까닭은 뭘까?

저자는 삶을 면밀히 돌아보면서 느끼는 해방감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자전적 이야기를 쓰든 쓰지 않든, 과거를 외면한 사람은 정신적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과거는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끈질기게 끌어당긴다. 45p"

그리고 실제로 그녀가 선생으로서, 편집자로서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충실한 회고록의 저자들은 지나간 삶을 꼼꼼히 되돌아본 뒤 결국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안도했다고 한다. 비단 회고록의 가치가 쓰는 이에게만 있을까? 나의 이야기에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희망을 찾을 그 누군가에게도 힘을 줄 수 있는 거다.

인생록을 쓰는 이유


그렇다면 제대로 된 회고록은 어떻게 쓰는가?

1, 2부에 거쳐 줄기차게 저자는 진실할 것과 자기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다양한 회고록의 예시와 본인의 실수담을 들면서 자신에게 진실하기가 얼마나 어려우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는지를 책 곳곳에서 이야기한다. 이렇게 두 가지가 갖춰줬다면, 그 위에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회고록 쓰기의 노하우와 지침들을 여러 회고록의 예시와 저자의 경험을 들며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자 작가를 꿈꾸거나 이미 작가의 대열에 있는 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것일 거 같다.

목차


여러 글쓰기 기법에 대한 책은 많이 봤어도, 진실한 글 한 편 쓰기가 얼마나 어려우며, 그런 글을 준비하기까지의 내면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꽤 많은 작업이 있다는 걸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귀한 책이다. 하지만 저자만큼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해 말할 준비가 아직 안 된 거 같다. 언젠가는 말하고 싶어 차오를 때가 오는 순간, 저자가 말한 부글부글 끓어올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때가 온다면 이 책을 꼭 기억해두고 싶다.


인생록을 쓰기로 결심했다면 다음 10가지의 과제를 체크하시오!

내 과거와 현재, 인생 전반에 대해 꾸밈없이 진실되게 살펴보는 자세와 흉내가 아닌 나만의 어법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불러일으켜준 이 책을 인생록을 쓰고자 하는 이에게 제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비록 나처럼 인생록까진 쓰지 않더라도 나를 진실되게 표현한다는 게 뭔지 알고자 하는 이에게 또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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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해치의 우리 문화 숨은 그림 찾기
김유신 지음 / 봄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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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이가 우리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알 거라고 가볍게 여기며 지나쳤다가 어느 날 책에서 본 벼루나 먹의 용도를 모르고, 노리개, 족두리 등의 용어를 모르는 데서 화들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 주변에서 이러한 우리 문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릴 적 시골 생활을 한 내가 자주 마주쳤던 비녀로 쪽진 할머니들이 곁에 계신 것도 아니고, 때 되면 구경했던 지역 행사 중 고싸움이나 줄다리기, 연날리기, 지신밟기, 농악 등을 지금은 특별한 장소에 가지 않는 한 접하기 힘들다.

그리고 점점 서구화 되어가는 집안 물품에서 우리 용품이나 문화는 그림이나 생활사 박물관에서만 접하게 되는 와닿지 않는 것들이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사극이나 티브이를 자주 보지 않는 우리 집에서는 더욱 이런 옛날 용품이나 전통 행사에 대해서는 더욱 문외한이 되어 가는 거 같다.




더 늦기 전에 저학년일 때 자연스럽게 이런 물건이나 문화 등을 접하게 해주고 싶어서 신청한 책 <메롱 해치의 우리 문화 숨은 그림 찾기>는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괜찮은 선택인 거 같다. 책 제목에 '메롱 해치'라는 말이 나와 '고유어인가?' 했다가 정말 말 그대로 '메롱'을 하고 있는 해치라는 걸 알고, 또 '메롱'하고 있는 해치가 경복궁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흥미로워졌다. 이런 실재하는 캐릭터가 이 책을 안내하고 있어 아이가 재밌어하는 부분이다!

우선 아이가 메롱 해치에 대해 호감을 표현한다. 둥글둥글 귀엽게 생긴 얼굴에 혓바닥까지 내밀고 있으니 인기가 없을 수 없겠다.


해님이 파견한 벼슬아치 해치랍니다~


메롱~ 하고 있는 메롱 서수


책은 우리나라의 명절, 세시풍속, 관혼상제, 다양한 궁중의 전통문화 등 16가지의 주제를 담았다.



주로 저학년 이하 아이들이 볼만한 책이라 줄글보다는 그림으로 많은 것을 표현했다.

각 장면마다 다섯 마리의 메롱 해치를 따라다니면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보다 보면, 우리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책을 보면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한가득하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용품이나 놀이도구, 풍습, 예술품, 상징물, 관련 사람들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메롱 해치와 더불어 모험을 떠나는 김나무라는 친구도 나오는데, 나무가 어렸을 때부터 사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연결된다.


정답지


그림으로만 끝나지 않고 부족할 수 있는 관련 지식은 숨은 그림 찾기에 이어서 나오는 이야기 글로 더욱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그 내용이 매우 알차고 풍습에 얽힌 이야기부터 육조, 관청 등의 전문 지식까지 범위가 넓다. 나도 새롭게 아는 내용이 많다. 예를 들면 태종 때 수도를 정하면서 동전을 던져 정했다는 '척전'의 내용이나 율곡 이이의 신참례 거부로 다시 과거를 본 이야기, 왕족의 혼인 시 배우자를 물색할 때 중매였다가 간택으로 바뀐 사연, '천세를 누리소서'라는 외침에 담긴 의미 등등.



부록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책 내용으로 꾸며진 독서 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내용과 연관된 사지선다형의 퀴즈 형식이라 초등 고학년도 풀어보길 권한다.



책을 읽으며 곳곳에 숨겨진 우리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일상에서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을 만난 거 같아 어린이들에게 추천한다. 이참에 경북궁에서 실제 메롱 해치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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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서 뭐 될까? - 병관이의 진로 탐색
고대영 지음, 한지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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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저학년이라 진로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이지는 않다. 어떤 날은 대한민국 남아의 선호 1위 직업인 축구 선수였다가 어떤 날은 장기 선수, 또 어떤 날은 작가를 꿈꾼다. 아직 본인의 소질이나 적성 등을 모르기도 하고, 객관적인 자기 평가도 어려우며,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모르니 그러지 않을까?

그래서 보통 초등학생들은 진로교육 시 저학년은 자아탐색이나 자신감 수업 등등으로 학교 안내가 오는가 보다. 실제로 작년 학교 진로 주간의 계획을 보니 저학년 아이들은 자신감 수업, 동화책 수업 등으로 자신감 향상 프로젝트를 하였고, 자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시기인 5학년부터 진로 적성 검사를 실시했던 거 같다. 우리 때는 없던 진로 탐색 교육이나 진로 적성 검사가 궁금해져 학부모 교육으로 교육청의 전문가 진로특강을 신청해 온라인으로 들어본 적도 있다. 그때 알게 된 커리어넷 주니어에서 진로흥미 탐색검사도 무료로 실시해 보기도 했다.

이렇듯 요즘엔 마음만 먹으면 직업 전문가 진로특강에, 진로 검사까지 접할 수 있어 나의 초등생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깨닫는다. 어찌 초등뿐일까 중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입시를 고3 한 해로 준비할 게 아니라 학종을 준비해야 하니 이미 고1 때부터는 진로를 확고히 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빨라진 진로 탐색의 시작 시기에 어울리는 책이 나왔다.

우리에겐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유명한 고대영 작가님이 <커서 뭐 될까?>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작가의 글을 보니, 지하철에서 긴장하다가 잠든 병관이가 벌써 성인이 되었다고 한다!

책에는 이안, 민호, 병관이가 나온다. 이들은 모두 초등 5학년이다.

한참 꿈 많을 이 어린이들은 새 학기에 장래 희망, 취미, 특기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써 오는 숙제를 받아든다.

자기소개서 숙제를 받아 든 병관이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병관이는 지금까지 일관된 꿈인 '평범한 아빠'라고 품고 있지만, 그 꿈을 장래 희망이라 불러도 될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평범한 아빠'가 되고자 한 건 유치원 때부터니 꽤 오래된 꿈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아빠'가 되기까지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 뒤로 병관이는 흔들렸다. 직업으로 의사로 시작하여 최근에는 프로 스케이트 보더로 바꾸었지만 이마저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어 아직 장래희망이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어찌나 똑 부러지게 자신을 소개하는지 병관이는 다른 친구의 발표 내용에 견주어 자신의 분명하지 않은 장래 희망이 불만이다. 게다가 함께 다니는 이안과 민호의 장래 희망은 더욱 구체적이고 이안이의 경우는 그 꿈을 위해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이안이는 프로 게이머가 장래 희망이라 가족들에게 자신의 꿈을 선언하고, 아빠는 이안의 꿈을 돕기 위해 그 분야 전문가와 만남을 주선한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일찍 철이 든 민호는 '속기사'라는 생소한 직업까지 이야기한다. 이렇듯 다들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병관이는 목적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답답하다.

그러다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병관이의 학년이 진로 탐색 시범 학년으로 지정된다.

프로그램은 자존감 수업, 강사 초빙 강연, 한국 잡월드 직업 체험 현장 학습, '나의 꿈' 발표하기로 구성되었다. 안 그래도 진로 탐색에 있어 자존감이 바닥을 친 병관이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

병관이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꿈과 직업을 구분하게 되고, 자신의 꿈인 '좋은, 평범한 아빠'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켜줄 다양한 직업에 대해 차차 정하리라 다짐하게 된다.



예전 꼬마 병관이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초등 고학년 병관이로 자란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찾아갈지 무척 기대된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병관이에 대한 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이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나 초등학생, 관련 종사자 모두에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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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노트 -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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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다이어리는 샀지만 첫 장 몇 장만 열심히 기록하기 일쑤여서 어느 순간부터는 다이어리를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기록된 걸 보면 새해의 목표, 그날 있었던 일, 해야 할 일, 그날 그날의 감정들을 끄적거렸던 거 같다. 하지만 지속적이지 않아 기록 다운 기록을 유지한 적은 없다. 그 다이어리들은 잠시 잠깐 나의 인생을 정리해 주려다 퇴장하여 반듯한 모습으로 책장에 연도 별로 꽂혀있다.



<거인의 노트>의 저자 김익한 씨는 책을 통해 우리 인생에 있어 기록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 또한 인생의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떠났던 29세의 일본 유학 시절에서 기록의 가치를 깨달아 인생의 반전을 이루었다. 기록을 통해 지식을 쌓고, 생활 태도를 바꾸고, 목표한 것을 실행하며 충분히 성장한 그는 급기야 '기록학'이라는 분야의 교수가 되어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까지 설립하게 된다.

이토록 '기록'에 매료된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조금 끄적거리다가 마는 나의 기록을 보면 그다지 기록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정도의 기록의 힘이란 과연 무엇인가?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기록하는 인간>에서는 기록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우고 성장을 가로막는 벽을 뛰어넘는 방법을 제시한다. 2부 <거인의 요약법과 분류법>에서는 머릿속을 한없이 맴도는 생각을 어떻게 요약하고 정리하는지 설명한다. 또 정리한 것을 언제든 쉽게 꺼내 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마지막 3부 <거인의 다섯 가지 기록법>에서는 누구에게나 즉각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록법을 소개한다. 공부, 대화, 생각, 일상, 일까지 삶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주요 영역으로 나눠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기록의 의의를 지속적인 성장, 삶의 주도권에 두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와 내 안의 잠재성이 잘 어우러지도록 기록을 활용할 수 있으며, 나의 머릿속 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언제든 적재적소에 맞게 내 생각을 쓸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기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록으로 주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말에 매우 공감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집안의 물건이 어디에 있고, 언제라도 꺼내 쓰도록 잘 정리되어 있으면 외출할 때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우리의 머릿속도 마찬가지라 지속해서 밀려들어오는 온갖 정보와 해야 할 일에 우리의 머리 작업대는 언제나 분주하고 정신없다. 이 때 기록을 활용하면, 어떤 정보를 어떻게 입력하고, 그간 쌓아온 나의 지식과 경험, 체득한 노하우들과 어떻게 결합하여 가공해낼지 답을 찾을 수 있다니.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기록 과정이 습관화되면, 내 인생까지 다시 정리하여 줄기차게 성장할 수 있다니 솔깃하다.

책 속에서는 성장 메커니즘 3단계를 만들어 실천하도록 권한다.

기록하고, 기록을 반복하고, 기록의 반복을 지속하는 것이다.

여기서 메커니즘은 여러 상황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책의 한 챕터가 끝나면 책 속에서 '자기화'된 정보를 키워드로 챕터의 말미에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이를 매 챕터마다 반복한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챕터마다의 기록을 보며, 자기화된 서평을 써 읽은 책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고, 지속한다. 이렇게 지속된 독서 시 기록 습관은 책의 맥락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훨씬 빨리 읽게 되고, 이해를 도우며, 자기화되어 쌓인 지식은 언제 어디서라도 새로운 정보나 상황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인생 전반에 적용하도록 안내한다. 크게 공부, 대화, 생각, 일상, 일로 나눠 각 영역별로 기록하는 방법이 나와있어 성장형 인간으로 가는 길을 하나씩 안내해 준다.

기록은 나를 알아 가는 데에도 유용하다. 인생에서 삶의 중심이 되는 일을 기록하고,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구분하여 자신만의 인생을 정돈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일이나 진짜 욕망, 남이 아닌 내가 바라는 것을 모른다면, 기록을 해보자. 기록을 하게 되면 현재의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내 욕망, 바라는 바, 원하는 모습을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하게 된다. 그리고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방해하는 그 한계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장 자유>를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를 가진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의 대화를 엮은 것인데, 읽으면서 저자의 감정과 머릿속, 세상을 보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글쓰기를 통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이때도 막연하게 글쓰기의 힘에 대해 느껴서 며칠간 내 머릿속이나 일상에 렌즈를 들이밀어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일기를 썼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일기를 들여다보면, 기록하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되고 정리가 되었으며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던 같다. 기록은 진정 나를 객관화하여 현 상황을 볼 수 있고, 과거 또한 볼 수 있으며 불안해하는 나의 미래에 대해 방해물을 하나 둘 제거하도록 돕는다.

책속에서 저자는 꾸준히 기록의 가치를 강조하며 당장 적용해 보도록 쉽고, 간결하며, 실천 가능하도록 손짓하고 있어 어쩌면 책을 다 읽고 나면 연필이나 만년필, 간단한 A5 크기의 나만의 노트를 손에 쥐게 될지도 모르겠다. 심플한 키워드라도 기록하고 반복하고 지속한다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는 같다. 저자가 기록을 통해 변화했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하니 저자를 따라 기록형 인간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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