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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시 완벽 가이드 - 뉴저지 교육 전문가의
유시정.튜블릿 콘텐츠 연구소(안민우) 지음 / 넥서스 / 2023년 5월
평점 :
한국의 유, 초, 중, 고등과정을 거쳐 대학까지 가려 하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학부모들 대부분 한숨부터 쉬어질 것이다. 부모 세대에 비해 나날이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공부뿐 아니라 수시 제도 인하여 이것저것 다양하게 챙길 것이 늘어나 아이들의 고생스러운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기에 그렇다. 오죽하면 최근에 대통령까지 어려운 수능 문제에 대해 언급하여 이래저래 논란이다.
요즘 한국의 대입 전형을 보고 있노라면 교과 공부는 기본적으로 충실히 다져놓고, 입학하려는 학과를 고려하여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 연구, 독서, 각종 경연 대회 등을 챙겨야 한다. 거기에 끝나지 않고 대학마다 요구하는 수능 최저점을 맞춰 수능도 대비하고, 정시로 입학할 경우 1년에 한 번뿐인 수능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최소 12년을 준비하여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가는가 하면, 꼭 그렇지 않다. 대학 1년을 다니다 휴학하여 재수나 반수를 하는 택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모로 인력, 시간, 재정 낭비다.
이런 시간, 노력, 재정을 투여해서 그에 비해 가성비가 너무나도 떨어지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집도 초3, 이제 출발선상에 서 있는 아들을 보면 안쓰러워 남편과 미국 유학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 한국 사교육 비용과 유학 비용을 머릿속으로 비교해 보기도 했으니….
하지만 이내 미국 학교에 대해서 어디서부터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어느 시점에 유학을 가면 좋은지, 미국의 대입은 어떤 전형이 있는지 아는 게 전~~~혀 없었다.
<미국 입시 완벽 가이드>, 때마침 막막한 상황에 딱 맞는 미국 입시 가이드가 나왔다.
이런 완벽한 가이드를 쓴 이는 누구일까? 저자 유시정은 연세대 독문과 졸업 후 국문과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어 학당 교사, 어린이책, 교육서 기획 및 편집자로 15년 동안 일했다. 그 뒤 두 자녀를 키우며,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하와이를 거쳐 현재 뉴욕까지, 12년째 여행하듯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인 자녀들을 맡아 유학시키고 카운슬링하다가, 전문 보딩 가디언으로 일하면서 쌓은 미국 유학과 입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책을 썼다. 또한 공저자로 튜블릿 콘텐츠 연구소 (안민우)가 있는데 이는 1:1 비대면 미국 입시 교육 플랫폼이다.
책은 총 6 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PART1은 미국 입시를 계획하는 초입 단계로, 미국 입시와 교육제도의 장점을 소개한다. 이 파트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많은 미국의 다양한 교육 체계에 대해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미국 교육의 매력이라 전반적인 미국 교육의 틀을 대강이라도 알고 넘어가면 좋을 거 같다. 또한 미국행을 결심했다면 그 시작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교의 유형을 정할 때 자녀의 나이, 성향, 가정 상황, 경제적 형편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미국이 워낙 넓으니 기후, 지역 거주자 성향까지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Part 2는 상위 대학에 앞서 고려할 수 있는 탑 고등학교에 관해 이야기한다. 처음으로 탑 보딩 스쿨에 대해 나오는데, 아이비 피더 스쿨(Ivy Feeder School)이라고 칭할 만큼 아이비 진학을 많이 시키는 보딩 스쿨(기숙학교)의 장점에 관해 설명한다.
웬만한 수준의 보딩 학교라면 아이비에 가는 학생 비율이 20% 정도인데, 그 주의 탑 공립 학교의 아이비 진학률이 1~3% 넘기 힘든 것과 비교하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탑 보딩 스쿨을 가는 이유를 알 만하다. 그 외에 탑 보딩 스쿨이나 탑 공립 학교의 대안으로 괜찮은 사립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나온다. 학비 면에서는 보딩 스쿨보다 낫고, 관리 면에서는 공립보다 나은데, 특히 학교 카운슬러의 전반적인 코칭을 장점으로 많이 든다. 동네의 괜찮은 사립에서 웬만큼 잘하면 탑 20~30위권 대학, 특히 사립 대학의 합격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책에는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캘리포니아의 탑 사립 학교를 중심으로 각 학교의 특장점, 연간 학비 등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뉴욕 9개의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나온다.
Part 3~5는 본격적인 미국 대학 입시에 대해 다룬다. 고등학교 4년 동안의 로드맵을 소개하면서 입시를 대비한 준비 내용에 대해 알 수 있다. SAT 말고는 알고 있는 게 없었는데 살펴보니 정말 여러 가지 신경 쓸 게 많았다. SAT나 ACT 표준 시험뿐 아니라 AP 시험이 있는데 이는 고등학생들이 대학 선수 과목을 듣고 치르는 시험이다. 이를 위해 AP 과목을 몇 과목 들어야 하기도 한다. 한국과 유사하게 교과 점수 관리(GPA), 봉사활동과 교내외 활동, 리더십, 인턴십, 수상 경력, 리서치, 추천서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관리해야 하며, 대입 에세이와 방학 중 지원할 수 있는 캠프도 미리 준비하거나 참여하면 입시에 좋게 반영될 수도 있다. 아카데믹한 요소와 비아카데믹한 요소 등 고등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건 한국과 유사하게 많거나 오히려 더 많고, 시간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지만, 한국과 다른 건 주요 요소를 놓치면 줄줄이 낙방하는 한국의 대입 전형에 비해 미국의 대학은 낮은 점수나 부족한 스펙을 다른 스펙들로 상쇄할 방법이 많다는 거다. 게다가 이 모든 걸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자녀와 학교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학교 카운슬러에게 학생이 지원할 대학 등을 반드시 알려 주어 학교와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스펙으로 서로 보완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미국 입시가 좀 더 유연하여 부럽기도 하다. 커먼 앱(Common App)이라는 통합 원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이는 학생의 기본 정보와 대표 활동 사항, 에세이 등을 한꺼번에 업로드하면 이것을 각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공유해서 검토하는 시스템이다. 미국 전체 약 800여 개 대학이 이 커먼 앱을 통해 입학 사정을 하고 있다고 하니 미리미리 검토하여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그 외 Part 6에서는 대학 선정 시 고려하면 좋을 것들이 소개되었다. 주로 대학 학기제와 장학금, 편입 등의 대학교의 여러 제도, 특징적인 대학의 소개가 나온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대부분의 학교들은 대학 지원 시 전공을 나누지 않고, 대학 3학년에 전공을 정한다. 고등학생들이 대학 전공을 미리 정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온 방식인데 대학 1학년 때 휴학생이나 자퇴생이 많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제도인 거 같다. 그 외에 학부 중심의 인문학을 중요시하는 숨은 진주 같은 대학인 LAC(Liberal Arts College)에 대한 소개도 나오는데, 학교가 작고 교수의 질이 훌륭해서 학교로부터 받는 교육의 질이나 혜택, 케어가 크다고 한다. 졸업 후 진로와 기회도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하니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을 졸업하여 실용 학문을 대학원에서 전공하는 것도 괜찮은 코스인 거 같다. 그 외 다양한 장학금 제도도 나오니 꼼꼼히 읽어보면 도움을 받을 것이다.
부록에서는 아이비리그 및 탑 대학 지원과 합격 노하우에 대해 나온다.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해외 탑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와 미국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해외 대학에 지원해 합격한 사례를 여러 가지 들고 있어 참고할 것이 많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미국 교육 체계와 입시에 대해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갈 수 있었다. 나처럼 이런 유학 정보가 전혀 없는 가정이나 어느 정도 준비했지만, 더 세부적인 정보가 필요한 가정에서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저자가 말하듯, 미국 입시를 위해 고액 컨설팅을 받을 수 없는 경우와 경제적 능력은 되지만 컨설팅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고민인 가정에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