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뭐 될까? - 병관이의 진로 탐색
고대영 지음, 한지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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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저학년이라 진로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이지는 않다. 어떤 날은 대한민국 남아의 선호 1위 직업인 축구 선수였다가 어떤 날은 장기 선수, 또 어떤 날은 작가를 꿈꾼다. 아직 본인의 소질이나 적성 등을 모르기도 하고, 객관적인 자기 평가도 어려우며,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모르니 그러지 않을까?

그래서 보통 초등학생들은 진로교육 시 저학년은 자아탐색이나 자신감 수업 등등으로 학교 안내가 오는가 보다. 실제로 작년 학교 진로 주간의 계획을 보니 저학년 아이들은 자신감 수업, 동화책 수업 등으로 자신감 향상 프로젝트를 하였고, 자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시기인 5학년부터 진로 적성 검사를 실시했던 거 같다. 우리 때는 없던 진로 탐색 교육이나 진로 적성 검사가 궁금해져 학부모 교육으로 교육청의 전문가 진로특강을 신청해 온라인으로 들어본 적도 있다. 그때 알게 된 커리어넷 주니어에서 진로흥미 탐색검사도 무료로 실시해 보기도 했다.

이렇듯 요즘엔 마음만 먹으면 직업 전문가 진로특강에, 진로 검사까지 접할 수 있어 나의 초등생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깨닫는다. 어찌 초등뿐일까 중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입시를 고3 한 해로 준비할 게 아니라 학종을 준비해야 하니 이미 고1 때부터는 진로를 확고히 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빨라진 진로 탐색의 시작 시기에 어울리는 책이 나왔다.

우리에겐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유명한 고대영 작가님이 <커서 뭐 될까?>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작가의 글을 보니, 지하철에서 긴장하다가 잠든 병관이가 벌써 성인이 되었다고 한다!

책에는 이안, 민호, 병관이가 나온다. 이들은 모두 초등 5학년이다.

한참 꿈 많을 이 어린이들은 새 학기에 장래 희망, 취미, 특기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써 오는 숙제를 받아든다.

자기소개서 숙제를 받아 든 병관이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병관이는 지금까지 일관된 꿈인 '평범한 아빠'라고 품고 있지만, 그 꿈을 장래 희망이라 불러도 될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평범한 아빠'가 되고자 한 건 유치원 때부터니 꽤 오래된 꿈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아빠'가 되기까지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 뒤로 병관이는 흔들렸다. 직업으로 의사로 시작하여 최근에는 프로 스케이트 보더로 바꾸었지만 이마저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어 아직 장래희망이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어찌나 똑 부러지게 자신을 소개하는지 병관이는 다른 친구의 발표 내용에 견주어 자신의 분명하지 않은 장래 희망이 불만이다. 게다가 함께 다니는 이안과 민호의 장래 희망은 더욱 구체적이고 이안이의 경우는 그 꿈을 위해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이안이는 프로 게이머가 장래 희망이라 가족들에게 자신의 꿈을 선언하고, 아빠는 이안의 꿈을 돕기 위해 그 분야 전문가와 만남을 주선한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일찍 철이 든 민호는 '속기사'라는 생소한 직업까지 이야기한다. 이렇듯 다들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병관이는 목적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답답하다.

그러다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병관이의 학년이 진로 탐색 시범 학년으로 지정된다.

프로그램은 자존감 수업, 강사 초빙 강연, 한국 잡월드 직업 체험 현장 학습, '나의 꿈' 발표하기로 구성되었다. 안 그래도 진로 탐색에 있어 자존감이 바닥을 친 병관이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

병관이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꿈과 직업을 구분하게 되고, 자신의 꿈인 '좋은, 평범한 아빠'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켜줄 다양한 직업에 대해 차차 정하리라 다짐하게 된다.



예전 꼬마 병관이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초등 고학년 병관이로 자란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찾아갈지 무척 기대된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병관이에 대한 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이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나 초등학생, 관련 종사자 모두에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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