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해치의 우리 문화 숨은 그림 찾기
김유신 지음 / 봄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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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이가 우리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알 거라고 가볍게 여기며 지나쳤다가 어느 날 책에서 본 벼루나 먹의 용도를 모르고, 노리개, 족두리 등의 용어를 모르는 데서 화들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 주변에서 이러한 우리 문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릴 적 시골 생활을 한 내가 자주 마주쳤던 비녀로 쪽진 할머니들이 곁에 계신 것도 아니고, 때 되면 구경했던 지역 행사 중 고싸움이나 줄다리기, 연날리기, 지신밟기, 농악 등을 지금은 특별한 장소에 가지 않는 한 접하기 힘들다.

그리고 점점 서구화 되어가는 집안 물품에서 우리 용품이나 문화는 그림이나 생활사 박물관에서만 접하게 되는 와닿지 않는 것들이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사극이나 티브이를 자주 보지 않는 우리 집에서는 더욱 이런 옛날 용품이나 전통 행사에 대해서는 더욱 문외한이 되어 가는 거 같다.




더 늦기 전에 저학년일 때 자연스럽게 이런 물건이나 문화 등을 접하게 해주고 싶어서 신청한 책 <메롱 해치의 우리 문화 숨은 그림 찾기>는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괜찮은 선택인 거 같다. 책 제목에 '메롱 해치'라는 말이 나와 '고유어인가?' 했다가 정말 말 그대로 '메롱'을 하고 있는 해치라는 걸 알고, 또 '메롱'하고 있는 해치가 경복궁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흥미로워졌다. 이런 실재하는 캐릭터가 이 책을 안내하고 있어 아이가 재밌어하는 부분이다!

우선 아이가 메롱 해치에 대해 호감을 표현한다. 둥글둥글 귀엽게 생긴 얼굴에 혓바닥까지 내밀고 있으니 인기가 없을 수 없겠다.


해님이 파견한 벼슬아치 해치랍니다~


메롱~ 하고 있는 메롱 서수


책은 우리나라의 명절, 세시풍속, 관혼상제, 다양한 궁중의 전통문화 등 16가지의 주제를 담았다.



주로 저학년 이하 아이들이 볼만한 책이라 줄글보다는 그림으로 많은 것을 표현했다.

각 장면마다 다섯 마리의 메롱 해치를 따라다니면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보다 보면, 우리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책을 보면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한가득하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용품이나 놀이도구, 풍습, 예술품, 상징물, 관련 사람들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메롱 해치와 더불어 모험을 떠나는 김나무라는 친구도 나오는데, 나무가 어렸을 때부터 사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연결된다.


정답지


그림으로만 끝나지 않고 부족할 수 있는 관련 지식은 숨은 그림 찾기에 이어서 나오는 이야기 글로 더욱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그 내용이 매우 알차고 풍습에 얽힌 이야기부터 육조, 관청 등의 전문 지식까지 범위가 넓다. 나도 새롭게 아는 내용이 많다. 예를 들면 태종 때 수도를 정하면서 동전을 던져 정했다는 '척전'의 내용이나 율곡 이이의 신참례 거부로 다시 과거를 본 이야기, 왕족의 혼인 시 배우자를 물색할 때 중매였다가 간택으로 바뀐 사연, '천세를 누리소서'라는 외침에 담긴 의미 등등.



부록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책 내용으로 꾸며진 독서 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내용과 연관된 사지선다형의 퀴즈 형식이라 초등 고학년도 풀어보길 권한다.



책을 읽으며 곳곳에 숨겨진 우리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일상에서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을 만난 거 같아 어린이들에게 추천한다. 이참에 경북궁에서 실제 메롱 해치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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