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책이 왔다.🙂메리 올리버의 신간 시집 '개를 위한 노래'🐕 소식을 듣고 어찌나 읽어보고 싶었던지.작가는 여러 마리의 개들과 함께 했다. 흔들리고 갈팡질팡하는 우리들과 다르게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사랑을 주는 개들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슬픈 표정을 보여 여행까지 취소하게 만들고, 폐차장에서 태어났지만 날 것의 세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스로 꿈꾸는 법을 배우고, 야성적이고 다정한 모습으로 야생의 모든 꽃을 사랑하는 그녀의 반려견들때론 어떻게 살다 유기됐는지 모르는 개는 과거를 떠올리는 물체들에 겁먹지만 그녀는 안아주고 기다려주고 공감의 몸짓을 하며, 시도 때도 없이 그들과 대화한다.책을 읽다 보면, 메리 올리버가 그녀의 개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개들이 야생성을 즐기면서도 메리에게 얼마나 개구진 아이들처럼 살갑게 구는지. 그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야생과 인간에 걸쳐 있는 개들에겐 목줄은 옳지 않다고. 야생성을 회복하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개들 중에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는 개는 없다는 메리 올리버.반려견이 죽고 좋아했던 숲에 옮겨 묻어주며 그가 살아서 좋아했던 야생의 냄새와 바람과 에너지를 느끼길 바라는 메리 올리버, 그녀의 다음 말은 내 마음에 묵직하게 가라앉는다."개는 당신에게 와서 당신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개를 소유하는 건 아니야, 당신이 비나 나무 그것들과 관련된 법칙들을 소유하는 게 아닌 것처럼. (28p)"💬 운 좋게 선물처럼 도착한 이 책은 미디어 창비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제공받지 않았더라도 내돈내산 했을 책
책을 펼치면 처음부터 시점에 혼동이 오지만 곧 현재의 다비드와 아만다가 자신들의 과거를 역추적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된다. (주술이 개입되었기에 가능한?) 즉, 지금과 과거의 아만다가 이야기에서 동시에 공존한다.사람들을 기형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원인은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구조 거리의 모순, 가시거리 안에 있는 상대는 언제나 내가 구조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면 안심하고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은 생각하지 않는다. (아만다의 구조 거리에 있지만 니나가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장면들은 묘한 긴장감을 준다.)그러나 상대가 확실한 구조 거리 안에 있다 해도 죽음은 때론 그것을 무시한다. 죽음은 우리의 눈을 속이고 뒤통수를 치며 살며시 잽싸게 치고 빠진다. 우리가 아무리 예의 주시해도.이 책을 읽으며 가습기 살균 사건이 떠올랐다. 위험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살균제가 습기를 머금고 호흡기로 들어와 목숨을 위협하리라 누가 예상했겠나.이 책은 칼과 총과 피와 살점이 낭자해서 무서운 게 아니다. 우리의 목숨을 겨누는 것들은 주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때론 우릴 죽일 수 '없어야만' 하는 것들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소름이 돋고, 공포가 밀려드는 것이다.모골이 송연해지는 일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요즘 다들 조급하고 지쳐있나보다.걷기에 대한, 과욕에 대한, 평범함에 대한 그리고 보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눈에 띈다.걷기와 산책에 대한 효용을 이야기하려나 했는데 결국 우리 인생의 템포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머니와 나눈 대화는 찡했다. 나의 부재가 너에게 이로울까를 따지는 건 너무 슬픈일이다.책 말미에 산티아고 순례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셨다고 했는데..코로나 😥 하지만 장소 자체가 내겐 큰 의미가 아니고 그 여정의 내 마음에 큰 의미를 두었다면 정동길에서 덕수궁길, 북한산 둘레길이면 어떻겠나는 말씀에 공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어디든 있으니.느리고 겁 많고 자기 집이 단단한 무수한 도시의 달팽이같은 인생들, 오늘도 화이팅이다! 현실의 기적은 환상적이고 신비한 일이 아니라, 그저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아닐까 싶다. 79p
생장 피드 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그리고 피니스테레까지의 500여 킬로미터가 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여정을 마침으로서 도를 깨치듯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거창한 일이 아니었음을 작가는 고백한다.오히려, 갈망과 무언가를 열망하게 만드는 의지의 관성을 만들었다고.삶에서 우리를 불안케하는 것은 돈이나 사랑같은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작가님이 얘기한 이정표 없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익숙해진 조개표시의 이정표들은 순례자들에게 매일 목표를 일깨우게하고 해가 떠오르기 전 발을 내딛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의지를 장전시킨다.그러나, 순례의 끝은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 오히려 세상에 혼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당황한다. 방향도 목표도 완수되어 사라진 후 내가 찾고 가야할 방향은? 그러나 사라진 것 같은 이정표는 보이지 않을 뿐 몸 속에 체화되어있고 내가 가야할 방향으로 몸을 돌려 세운다. 묵묵하게 부단하게 가라고.거창할거라는 예상과 달리 솔직하게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문장들이 좋았다. 그리고 은근한 유머감각도.내 남은 인생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을 것 이다. 그래서 눈으로 마음으로 작가님의 순례길에 몰입하여 동행했다. 내 가슴엔 산티아고 순례길의 흙냄새가 새겨지진 않았지만 연하게 그 냄새쯤은 맡은 듯 싶다. 📖 인간이란 패치워크같은 존재가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며 배우고 익히고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짜집기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 인간의 개성이라는 것도 인수분해하를 하면 누군가에 귀속되는 조각들로 나뉠 것이다. 인간은 결코 짙은 개성을 가진 본연의 존재로 태어나지 않는다. 개성 내지 정체성은 스스로 형성해가는 것이다. (147p)ㅡㅡ자기만의 모험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허수아비는 뇌를 가지고 싶어 뉴런박사를 찾아왔다.어떤 두뇌를 가져야 할 지 고민하는 허수아비! (음, 난 메뉴에 있던 '입 짧은 뇌' 그게 딱 마음에 들던데 ) 직접 뇌를 보여주기위해 뉴런박사님은 허수아비를 데리고 뇌 속 세상, 뇌토피아로 떠난다.뇌 신경 세포들인 전기나무 숲을 시작으로 뇌탐구여행은 시작된다. 뇌파, 뉴런, 해마, 뚱보균 등 각 파트의 관람 끝엔 두뇌놀이가 있어서 읽었던 내용을 눈으로 훑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손을 움직여 그리거나 쓰거나 색칠하면서 재밌는 활동으로 읽은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 두뇌돌이도 참 뇌과학적이군 )뉴런 기차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기억의 도서관이 제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선 잠도 충분히 자야한다는 것도 깨닫는다. 어려운 뇌관련 용어들을 기차나, 도서관, 분수, 초고속 통신 같은 익숙하고 이해가 쉬운 용어들로 설명하고 뇌기능들도 재미나게 설명해주니 뇌에 궁금한 것들이 많은 아이들이 낄낄거리며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겠다. 다 읽고나면 뉴런기찻길은 더 많이 생겨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