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인사
유희경 지음 / 핀드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짜 너무 너무 좋다 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려워요, 투우사여 암실문고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려워요 투우사여 두려워요, 오후가 되면 당신의 웃음이 떠오를까 봐 ❞

1973년 칠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켜 군사독재 정부가 세워졌고, 1983년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1986년 절정에 달한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1986년 칠레의 산티아고를 배경으로, 애국전선에 몸담고 있는 20살 청년 카를로스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비밀 운동에 자의반 타의 반으로 가담하게 된 퇴물 드랙퀸, '앞집의 미친년' 로카의, 칠레의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고 있다.

🔖카를로스. 그 이름을 부르고, 그 이름에 혀를 대보고, 음절을 음미하고, 하나하나 씹어보고, 그렇게 카를로스라는 소리로 자신을 가득 채우면 그녀 자신이 하나의 내뱉는 숨결로 변하는 듯했고, 그 너무도 깊고 넓은 이름 카-아를로스의 ㅋ과 ㅏ사이에 폭 안긴 듯했다. 존재만으로도 온 집을 환히 비추는 카-아를로스. (16p)

카를로스는 로카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해 그녀의 집을 비밀모임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고, 반정부 전단지나 암살을 위한 무기들을 숨기기 위해 이용한다. 로카는 이 모든 상황을 눈치채지만 모르는 척 그저 카를로스가 떠날까 두려워 자신의 이용당함을 용인한다. 로카는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을 예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카를로스를 사랑한다.

🔖아직 좀 남았는데, 무슨 선물 줄거야? 화살 하나. 그럼 활은? 내가 너의 활이 될게. (52p)

독재자 피노체트와 로카의 이야기가 병렬 구조로 펼쳐지다 애국전선의 피노체트 암살 시도가 펼쳐질 때 즈음 긴장감이 고조되며 두 이야기가 병합되면서 절정을 이룬다. 군부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국민들의 저항운동과 대조적으로 독재자 피노체트의 행동은 우스꽝스럽고 부인에게 무시당하며 늘 악몽에 시달린다. 피노체트는 자신을 콘도르에 투사하지만 오히려 악몽 속에서 콘도르에게 눈을 쪼이게 되는 나약하고 불행한 인간일 뿐이다.

카를로스의 독재자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로카는 끝내 카를로스의 사랑을 얻지 못하지만 그가 자신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순수하게 제 품을 내어주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미친년처럼 끝까지 사랑하고 끝까지 제 마음을 내어주고 끝까지 슬퍼하는 로카, '이게 로카가 끝까지 행복을 쥐어짜는, 그녀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림 속에는 작은 형상들 조그맣고 미친 어린 새들 날고 싶은 새들.... ❞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을 울리는 무수히 많은 문장들에 취하게 되고, 배경음악처럼 로카가 슬픈 목소리로 부르는 Lora Flores의 'Tengo Miedo Toreo'가 들리는 것 같다. '목소리로 꽃을 피우며' 자신이 수놓은 화려한 식탁보를 투우사의 망토처럼 흔들며 '금지된 것에 이끌려' 춤을 추는 그녀는 한 마리 벌새다.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며 성가시게 지그재그로 날아다니며, 아침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하지만 내 나이에 그렇게 도망칠 수는 없거든, 꿈을 좇아 떠나는 미친 늙은이처럼, 우리의 만남이 가능했던 건,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손만 잡고 있었기 때문이야. 여기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은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나는 강아지처럼 네게 사랑에 빠졌고, 너는 그냥 내가 사랑하도록 놔둔 거야. (262p)

#을유문화사_서평단
#두려워요투우사여 #을유문화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굴욕
웨인 케스텐바움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공도서

이 책은 굴욕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폭력성과 불가피한 관계 방식에 대한 고발과 논의가 주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이 책의 핵심에 벗어나는 것이라는 역자의 말에 동의한다. 이 책은 굴욕이 가진 비관적 의미를 넘어 인간적 성찰로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굴욕이라는 담론을 기꺼이 공개적인 장소에 내놓는다.

저자 웨인 케스테바움은 자신의 굴욕담과 유명 인사들의 굴욕담을 이보다 더 적나라할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게 서술한다. 저자가 자인하듯 상당수가 성적인(남근적인), 육체적인 굴욕담이라 읽는 도중 책을 여러 번 덮어야 할 정도로 거북하기도 했다. 이토록 저자가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솔직한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굴욕은 거짓말로 꾸며낼 수 없기에' 스스로가 완전한 굴욕 전문가가 되어야만 굴욕이 가진 함의를 진정성 있게 얘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그 굴욕 상황을 대리 체험하는 타자에게 일정 부분 '자신도 모르게 굴욕을 가하는 사회적 엔진의 일부(100p)'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저자의 표현으로 '속뚫림 작용의 효과'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나에게 굴욕은 불티를 날리고 소낙비를 오게 하는 기관차이자 기폭제이자 교훈담이자 신령한 장면이며, 나는 굴욕이 왜 나에게 그런 장면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나 자신의 삶을 위해) 이 책을 쓰고 있다. (43p)

굴욕 없는 세상은 불가능하지만,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책을 읽고 나면 '쓰레기 더미 같은 굴욕이 자기 인식을 위해 선행 사건'임을 수긍하게 된다.

🔖우리는 굴욕으로부터 탈출하려고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그러다가 몸이라는 감옥으로, 덜컥, 다시 밀어 넣어진다. 몸이라는 무대에서 대본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대본은 우리더러 실패하라고 하고, 죽으라고 하고, 더럽다고 한다. 쓰레기통으로부터의 탈출은 불가능하다.(96p)

🔖TV 그 자체가 굴욕의 몸종, 굴욕의 첩자, 굴욕의 프락치, 굴욕의 선교사, 굴욕의 바이러스다. (137p)

🔖굴욕은 아픔이지만 초월로 가는 우회로이기도 하다. (141p)

#굴욕 #웨인케스텐바움 #인문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각의 도시
연여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
미래, 토양오염으로 머리에 뿔이 나기 시작한 각인과 뿔이 나지 않는 비각인(면역인)이 공존하는 라뎀이라는 도시가 있다. 도시는 비각인을 위한 공중도시를 만들었고, 공중도시 바로 아래 그늘은 각인들을 위한 구역이 되었고 빛도 들어오지 않은 그곳은 할렘이 되었다. 흑각은 뿔이 자라면서 느끼는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 역할을 하는데 라뎀은 야생에서 자라는 흑각을 각인들이 채취하지 못하고 하고 자신들이 인공 재배한 흑각을 비싼 값에 판다. 도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인구가 필요하기에 라뎀에게 각인들의 존재는 필수적이지만 라뎀 본사는 그들의 약점마저도 이용해 이윤을 얻는다.

남매지만 각인인 누나 유진은 실종된 지 오래됐고, 면역인인 시진은 야생 흑각을 몰래 채취해 로드라는 중개업자에게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라뎀에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늘 구역의 가장 핵심인 코어에서 알 수 없는 악취가 풍기고, 의문의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죽고, 흑각의 값은 치솟고, 보안국 인원이 강화되는 등 결국 공중도시는 폐쇄되는 등 심상치 않은 라뎀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시진은 그 전말을 파헤치며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연여름 작가님의 SF장편 소설인 <각의 도시>는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세상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시진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라뎀은 시진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많이 남긴 곳이면서 그의 추억과 기억이 고스란히 남겨진 곳이다. 이곳을 떠나는 것만이 정답일까. 책을 읽으며 시진이 라뎀을 떠나 다시 찾은 누나와 함께 포르틴에서 살기를 바랐으나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시진의 결정에 수긍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남는 사람들도 있다. 시진은 남는 사람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편에 섰다. 고통과 불행의 상징이던 뿔이 손전등처럼 만인에게 빛을 내어주는 이미지로의 환원되는 그 과정 속에 시진은 있고 싶었다. 당당하게.

큐브를 맞추듯, 단서들을 하나씩 주워가며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가는 탄탄한 스토리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주권과 정체성을 빼앗긴 도시에서 방향을 찾고자 헤매고 고민하는 소년은 여기에도 있지만, 그 행보가 '부재함'보다는 '존재함'으로 사라짐'보다는 '드러남' 쪽으로 향하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을 조금씩 거울에 비취보기도 하면서. (작가의 말)

#각의도시 #연여름 #문학과지성사
#각의도시_서평단 #연여름장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죔레는 거기에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30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년 2월 말 출간되는 책을 지금 예판이요? 펀딩도 아니고..ㅎ 날짜보고 깜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