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저자 : 강신주



인문학에 대해서 혹은 김수영이라는 시인에 대해서 잘 몰랐다. 다만 김수영이라는 시인이 자유를 노래한 시인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기에 이 또한 정확한 이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강신주라는 저자는 김수영을 다시 한번 조명하고 이해를 현실과 접목해서 시도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김수영의 시는 현실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자유라는 대상과 인문학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수영은 평생 자신의 내면에 시에 반역하는 마음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시에 반역하는 마음은 결국 사태의 인력에 끌리거나 자신의 기질에 안주할 때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사물과 사태를 거리를 두면서 새롭게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시인의 자질이라고 이야기한다.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기존의 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유치원을 가는 아이를 예를 들어본다. 매일 유치원을 차로 이동하였던 아이는 유치원은 차를 타는 곳이라는 의미에 사로잡혀 버린다. 만약에 차가 오지 않는다면 이 아이는 걸어서 집에 가야한다는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게 의미에 사로잡혀 버리는 경우이다.



이런 거리감과 새로운 생각의 사유는 결국 기존의 프레임에 답습하는 것을 막는다고 생각한다. 김수영은 사실 "김일성 만세"라는 시로서 자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기에 유명하다고 볼 수 있다. 동일하고 하나의 사상으로 유지되는 사회가 어찌 자유로운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사람 하나하나가 자유롭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소리를 내야 할텐데..



자유에 대한 김수영의 이야기중 인상적인 부분은 결코 자유가 인간에게 방종을 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을 갖지 않는 사람의 자유가 사랑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를 방종이라고 탓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유를 주면 방종으로 흐르기 쉽다는 주장은 타인에게 자유를 주지 않겠다는 무의식적인 지배욕을 전제한다. 이 부분에 대한 공감이 개인적으로 컸었던 부분이다. 타인에게 자유를 주는 순간 타인은 자유로 인해 방종을 하게 될 것이니 이를 막기 위해 자유를 주지 않겠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결국 지배를 하겠다는 의식이 전제된다고 한다. 가부장적인 가장의 모습에서 이 이야기는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귀가 시간 혹은 결정에 대한 아버지의 의견은 너는 아직 잘 모르니 안된다. 너는 아직 어리니 내 말대로 해라라는 식의 이야기는 지배욕일 뿐일 것이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 보게 되는 구석이다. 타인을 믿고 타인의 의지와 생각을 존중해야 하는데 자신의 생각이 옳으니 말없이 따라와 주길 바란다는 내용은 대한민국 남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의식구조라고 생각한다. 유교때문일까? 군대문화 때문일까? 교육 문제일까?



내 생각이 반드시 옳을 것이라는 의식구조는 쉽게 타인에게 투사를 해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해버리지만 사실 나또한 내 의견만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반드시 숙고하고 이야기를 말해야 할 것이다. 말이란 이렇게 어렵고 조심스러운 것이다.



김수영은 삶의 주체는 나이지 우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혹은 민족, 구성원이라는 주체는 결국 우리라는 다수가 될 것이며 이는 공동의 어떤 기능을 위해서 사유하고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삶의 주체로서 개인이 존재하고 그 존재가 다할 때 우리를 생각해야 할 것인데 우리라는 단일한 단수로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삶의 주체로서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김수영은 비운의 시인일까?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지만 시인으로서 자유를 노래했으며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외칠 수 있는 시인이였기에 그의 삶이 반추되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김수영을 위하여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는 사회가 어찌 민주주의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현실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