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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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즐겨보진 않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유명한 건 안다. 도서관에서 책등을 살피다 우연히 발견한 책
오전 내내 읽었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부분이 꽤 있었고,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멋졌다.
시간이 되면 그의 영화를 하나씩 하나씩 만나보고 싶다.
<걸어도 걸어도>,<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바닷마을 다이어리><<태풍이 지나가고><하나><공기인형><어느 가족><브로커><괴물>

그리고 그 분이 추천한 <밀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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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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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강하게 느낀 것은, 나라는 존재가 그리 짧지만은 않은 100년의 역사를 짊어지고 흐르는 영화라는 거대한 강을 이루는 물방울 하나라는 감각이었다. 여기는 문화와 국가와 언어의 차이를 초월해 영화만으로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는 장소이자 시간이라는 점이었다. 이는 놀라움인 동시에 큰 기쁨이기도 했다. 요컨대 칸에 와서 내가 속해 있는,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영화 공동체가 웅덩이로서 명확히 가시화된것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렇게 말로 표현하면 살짝 부끄럽기도 한 심플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 파도로메마른 모래톱에 윤기가 돌고 충만해진다. 이 영화제라는장소에서 내가 느낀 풍요로움의 원천은 조명이 비추는 레드카펫 위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 ‘보이지 않는‘ 연결을 실감할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전부다.

그리고 영화를 또 하나의 측면인 ‘문화‘로 볼 경우, 가장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영화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영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요컨대 ‘국익‘이나 저의 이익보다 ‘영화의 이익‘을 우선하는 가치관이죠. 이야말로 영화를 문화로 여기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역시 촬영을 시작하고부터 작품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변해갑니다. 이번에는 출연자들이 내는 아이디어와 번뜩임을 받아들이는 형태로도그런 변화가 태어나는, 아주 스릴 있고 자극적인 현장이었습니다. ‘답‘은 아직 찾지 못했고, 그런 것을 찾으며 만들고있는 것도 물론 아니지만, 분명 이후의 작업을 통해 ‘아………그랬구나‘ 하는 발견이 또다시 계속되겠지요.

아주 본질적인 이야기이므로 비판을 각오하고 굳이 쓰겠습니다만, 이 작품을 본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감상을 가질지에 대해 저는 일절 책임질 생각이 없습니다. 책임질 수 있다‘고 하는 창작자가 있다면 그쪽이 훨씬 위험하며 오만하겠지요. 표현이란 그런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뜻에서는 요시다 님이 말씀하신대로 ‘위험‘을 동반한 행위가맞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각오를 염두에 두고 신중해져야 할 필요는 물론 있지만, 영화를 본 사람의 심리 변화는 분명히 말해 저는 모릅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하는오만한 말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저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남의 작품을 접할 때 그런 수동적인 태도로 마주하지 않거든요, 분명히 말해서.

미디어 종사자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정의감이 아니라 그들의 태도 속에서 스스로를 보려는 자세일 것이다. ‘대체 우리는 그들과 얼마나 다른 존재인가?‘ 이 물음을, 옴진리교를 낳은 지금의 일본 사회를 다시 생각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디어는 바로 그 사유를 위해 기능해야 한다. 영상 제작자는 시청자에게 그런 사유를 요구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 거울을 앞두고 철저하게 사유할 필요가 있다.

단 거기에, 이 또한 그런 묘사가 꼭 필요하다는 건 아니지만 만약 아시아를 향한 시선, 즉 ‘아시아에 대해 가해자인일본‘이라는 시선이 중층적으로 도입되었다면, 그 후에 그려진 ‘복수심‘이라는 감정은 보다 복잡하고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아시아를 묘사해!‘ 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시선으로 ’복수심’은 상대화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원자폭탄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태도를 명확히 내세운다면, 다른 한편에 있는 가해자의 기억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좀처럼 안 되니 이렇게도 단순한 ‘복수’가 세상에 넘쳐나는 게 아닐까요.

상상력이 중요하다고들 여기저기서 거듭 말하는데, 이건딱히 상대의 기분에 동화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보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런 ‘타자‘에 대한 상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말‘은 정말 어렵습니다. 상대에게 가닿을 말로 이야기하는 건 웬만해선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큐멘터리란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행위라는 것을 방송을 만들기 시작하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 깨달았습니다. 그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극영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겠지요. ‘상대의언어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철저하게 상대의 언어에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테면 제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과 상대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이과연 같은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다릅니다. 거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인생을 걸어왔고 상이한 가치관으로 살았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다르다‘는 것이 대전제이고 그 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모색해 나갑니다.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주고 감싸주는 존재의 곁을 떠나 ‘타자’로서의(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세계와 마주하는-사람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누구나 경험해야 할이런 뜻밖의 만남을 예행연습으로서 폭력적으로 강제 체험하는것이 미아라는 경험 아닐까. 바로 그래서 미아는 갓난아기처럼 울부짖는 것이다. 홀로 세계에 내팽개쳐졌다는공포로 인해 세차게 우는 것이다. 그리고 제아무리 울어봤자 이제는 고독하게 세계와 마주해나가야 한다고 깨달았을때, 소년은 자신이 미아라는 점과 결별하고 어른이 되는 게아닐까. 그때를 경계로 어머니는 자신을 감싸 안아주는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세계 한구석에서 자신을 기다려줄 뿐인 조그만 존재로 변한다. 한때 미아였던 어른은 그것을 깨달은 순간 이번에는 남몰래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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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읽으면 좋을 역사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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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주먹도끼를 만든 구석기시대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되와주는 겁니다. 여기에서 대화란 주먹도끼를 자세히 뜯어보면서 옛사람의 생각을 추적하는 과정입니다. 저는이 과정이 아이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고학자와 역사학자가 주먹도끼의 쓰임에 대해 모두 밝혀놓았고, 해설가가 설명해 주는 것을 들으면 되는데 왜굳이 아이가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냐고요? 나에게 낯선 무언가를 앞에 두고 그것에 대해 스스로 관찰하고 답을 내려 보는 것 자체가 나와 그들, 지금과 그때의 차이를 즐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는 아이가 생각한 것이 ‘맞다‘, ‘틀리다‘로 결론내려 주기보다는, 그렇게 차이를 즐기는 과정을 지속할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이런과정을 즐길 수만 있다면, 박물관의 태생적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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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모든 요일의 기록을 첫 책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쓰고 남기는 모습이 부럽다. 작가가 추천한 치즈를 언젠간 먹어보겠다.

1. 카망베르하얀 외피 안에 감추어진 노란 속살. 찐득하고,
고소하고, 짭조름하고, 녹진한 맛이 난다. 오래 유통가능한 캔에 든 상품들은 쉽고 싸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와 ‘쉽게’와 ‘싸게’라는 수식어를 다 붙이고 있는 만큼 캔 카망베르는 카망베르의 매력을다 담지는 못한다. 추천하고 싶은 카망베르는 아무래도 카망베르의 원산지인 노르망디 카망베르지만구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나무통에 들어 있는 상품을 권한다. 이 정도 카망베르만으로도 충분히 좋고도 남는다. 꽤 깊고, 숙성된 맛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장난꾸러기처럼 웃고 있는 그림이 붙은 브랜드(Bons Mayennais)를 좋아한다.

2. 천사치즈 = 카프레스 데 디외

3. 체더

4. 노르망탈

5. 그뤼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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