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빅이슈 12
아드리안 돈 지음, 위선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며칠 전에 만나 대화를 나눈 두 지인의 가장 큰 근심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다. 미래에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여길 만한 요소들은 무수히 많지만 가장 민감하게 우리 실생활과 연관되어지는 금전에 대한 문제가 단연 화두였다. 40대를 넘어서면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는 부담은 더 커지고, 이에 반해 그 누구도 우리의 노후를 편안하게 보장해주지 않기에 아직 닥치지 않은 막연한 불안감은 지금 당장을 맘껏 향유하지 못하게 한다.

 

물질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빅이슈 12’에서는 세계의 경제위기를 첫 번째로 다루고 있다. 경제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알지 못하나 불황과 나락을 피부로 느끼고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을 살고 있기에 왜 내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2가지 빅 이슈 즉, 경제위기, 지정학적인 권력의 이동, 기술의 난제, 기후변화, 물과 식량, 교육, 인구변화 전쟁, 테러&사회불안, 에너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건, 자연재해는 단독적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내 삶의 통제권을 놓게 만든다.

 

세상의 거대한 흐름이 사람들의 삶을 좌지우지했던 것이 비단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이 흐름을 외면하고 기존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았던 대다수의 사람들(무지로 인한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본다)이 그 시대의 주인공의 자리를 오래 지속하지 못한 이유가 설득력 있게 쓰여 있다. 예를 들자면 자연에서 얼음을 깨어 내다 팔아 부를 축적한 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얼음을 채취하고 운반하느냐에 에너지를 집중시켰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얼음을 직접 얼려먹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대중화시켜 더 이상 자연에서 얻은 얼음 따위는 필요치 않게 된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 때문에 더 이상 인류에게 희망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책의 서두에서 ‘위기’에 대한 동양의 해석을 비중 있게 다룬 것처럼 위기란 위험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기회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음을 알고, 위협적인 상황 아래에서 그 상황을 이겨낼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생들과 기업 임원들에게 던졌던 “앞으로 20년 동안 여러분의 삶과 경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생각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까?”란 질문을 내게도 해봤다. 나 역시 세상을 변하게 할 만한 12가지 이슈 전체에 대해 고민해 본 일은 없으나 도덕성 없는 경제나 인류에게 당장 편안함만을 제공하는(그러나 익숙해지거나 노출되어지는 위험에 대한 고려가 없는) 과학기술, 물과 식량, 기후변화(우리나라는 지금 5월인데 7월의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에너지, 자연재해와 같은 분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활 속에서 조금이라도 세상에 해악을 덜 끼치지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이 좋게 변하는(반면에 안 좋은 쪽으로는 너무 급하게 변하는)데는 너무 더뎌 답답함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무엇이 이 세상을 변하게 만드는가를 주의 깊게 살피면 세상을 이끄는 소수의 무리만 아니라 우리도 그 변화에 대응해 당장 닥친 어려움은 물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 역시 잠재울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변화하는 세계에 대처해야 하고 이런 실질적인 이슈를 현실주의에 입각해 다루어야 한다. 정치인, 기업가, 시민들 모두 지역, 국가, 세계 차원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394쪽)

 

저자의 말처럼 시민과 기업인, 정치인은 지역과 국가, 세계 차원에서 무엇을 담당해야 할 지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만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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