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이 좋아? - 산타와 나무의 "모든 생명과 함께 웃는 세상 이야기" 명랑 생태 동화 작은돌고래 1
노정임 기획.글, 이경석 그림 / 웃는돌고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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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소풍으로, 결혼 전에는 데이트로, 결혼 후에는 아이를 위한 나들이로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가 동물원이다. 사람들이 던져 주는 먹이를 곧잘 받아먹는 곰이나 원숭이를 비롯해 흔히 볼 수 없는 맹수와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하는 새들, 작고 귀여운 동물들을 보는 동안 아이고 어른이고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또다시 찾게 되고.

 

정작 보면서 즐거워할 줄만 알았지, 우리가 즐거운 만큼 그 동물들도 울타리 안에서 행복할까 생각해 본 일이 없었는데, ‘동물원이 좋아?’라는 명랑(진짜 명랑하다 ^^) 생태 동화를 읽으면서 어찌나 뜨끔하던지.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을 제외하고는 1년의 대부분을 놀다 지쳐 새로운 친구가 그리운 나무는 옛이야기 선녀와 나무꾼에서 나오는 사슴의 손자이다. 산타와 어디든 갈 수 있는 콩콩이를 타고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 동물원에 온 나무는 처음 동물원에 온 기념으로 동물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런데 그 소원이 바로 고향에 가는 것이다.

 

동물원에 있으면 때 맞춰 먹을 것도 주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도 해 주는데 왜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지 궁금한 나무. 마냥 좋게만 보이는 동물원이 코끼리에겐 너무 외롭고, 캥거루에겐 비좁으며, 북금곰에겐 너무 덥고, 아나콘다가 살기엔 지나치게 밝아 피곤하다. 산타와 나무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콩콩이를 타고 하룻밤에 아프리카와 호주, 북극과 아마존을 여행한다.

 

산타와 나무와 함께 고향을 다녀온 동물 친구들에게 있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될 하룻밤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냥 유쾌한 이야기만으로 흘려보내기엔 여운이 많이 남는다. 자연은 스스로 그렇게 있는 것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체들 역시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행복한 일일 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구경거리로 전락해 버렸을까. 때때로 우리의 삶도 보이지 않는 울타리 속에서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려 사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고향을 잃은 동물들의 마음 역시 그렇지 않을까.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그려낸 동화책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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