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파트라슈 똑똑한 세계명작 1
글공작소 지음, 이희탁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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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꿈빛 파티시엘, 명탐정 코난, 아따맘마, 이누야사, 짱구,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 뿌까, 뽀로로, 못 말리는 삼 공주, 개구리 중사 케로로, 도라에몽... 아이가 보는 텔레비전 만화 프로그램은 앞에서 나열한 것 말고도 무진장 많다. 만화를 보여주는 채널도 많아서 헛갈리는데 아이는 잘도 돌려가며 이것저것 신이 나서 본다. 어쩌다 한 번씩 아이 옆에서 함께 만화를 보면 이야기의 전개나 환상적인 그림들이 아이들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도 썩 유쾌한 기분이 아닌 이유는 순진(?)한 시절에 보았던 빨강머리 앤, 내 친구 파트라슈, 엄마 찾아 삼만 리와 같은 만화에 심취했던 내 어린 시절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원색적이고, 강렬한 그 차이가 너무 대조적이어서 정감이 가지 않아 그런 건 아닐까 혼자 진단해본다.

아름다운 사람들에서 출간한 「내 친구 파트라슈」 보면서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를 생각했다. 동글동글 귀여운 매력이 넘치던 네로, 사랑스런 알로아, 넓고 부드러운 등에 한 번 올라타 봤으면 하고 소원했던 파트라슈, 어린 아이에게 매정하게 구는 못된 알로아 아빠의 영상이 차례차례 지나간다.

그림책에 담기엔 내용이 너무 길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이 무색해지게 책엔 글이 제법 많다. 할아버지와 네로, 파트라슈가 함께 있으면 모두가 눈사람 같기도 하고, 산타 할아버지와도 같은 게 무척 부드럽고 정감이 생긴다.


네로가 조금만 욕심이 있는 아이였다면, 알로아의 아버지가 딸을 그린 그림을 돈을 주고 사겠다고 했을 때 깊이 생각하지 말고 아이답게 그냥 그 돈을 받았더라면, 눈 속에서 지갑을 주웠을 때 돌려주면서 하루라도 그 따뜻한 집에서 머물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네로도 파트라슈도 죽지 않았을 텐데...

꼭 살아있어야만 행복한 것이냐 누군가 말했지만,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모두 살아있는 자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니, 좀 힘들어도 살아 있었다면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맘이 아프다. 대부분의 명작들이 끝에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야 하는데 주인공이 죽는 걸로 결말이 나는 ‘내 친구 파트라슈’는 행복한 죽음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내게 그림책「내 친구 파트라슈」는 해피 엔딩이 아니어서 여전히 슬픈 동화이고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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