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 -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앤디 워홀까지
엘리자베스 런데이 지음, 최재경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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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인근의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마음으로 그림읽기’와 ‘현대미술과 아티스트’란 주제로 개설된 아카데미 강좌를 수강했다. 예술에 대해서는 감히 ‘조금 안다’고도 할 수 없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그림과 조각은 굉장히 내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기에 늘 좀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같은 주제로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우리들만의 상상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마음으로 그림읽기’도 좋았고, 동서양의 작가 10인을 선정해 해당 작가만의 작품을 보면서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던 ‘현대미술과 아티스트’ 역시 수업을 듣고 난 후에 그 화가들과 남모르는 친밀감이 쌓인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강좌를 들으면서 그림과 친해지는 것은 물론, 그 그림을 그린 화가들에 대해서도 없던 애정이 생겼으니,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다시금 깨닫는 계기도 되었다. 예를 들어 그동안 ‘백남준’하면 국립현대미술관에 설치된 ‘다다익선’이란 작품만 연상되었을 뿐, 수많은 사람들이 왜 그를 칭송하기도 하고, 매도하기도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수업을 통해 그의 성장 배경과 유학, 결혼, 작품 활동, 일상생활 등이 때로는 기행처럼 보이기도 하고 난해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인들의 눈에 늙은이의 주책 보이는 행동마저도 철저하게 계획되고 그 시대의 이슈를 반영했음을 알고는 천재란 바로 이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백남준 아트센터를 건립해 놓고도 그가 해외에서 작업했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소장되지 못하는 데에 대해 안타까워해야 하는 것인지, 우리 것이라 하더라도 세계인이 인정하는 예술가의 작품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것에 안심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듯 작품만 보았을 때 충분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작가에 대한 이해가 더해지면 더 큰 감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면서 예술가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러나 백남준의 기행에 대해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듯, 많은 예술가들의 삶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사실만 알 수 있는데 「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읽다보면 예술가들이 예술적 감성이 흘러넘치기는 하나 그들의 일생도 자의나 타의, 또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고비를 맞거나 쇠락하고, 반대로 흥하기도 하는 등 보통의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그들의 작품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반에이크, 보티첼리, 다빈치로부터 칼로, 폴록과 워홀까지, 중세시대 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삶 속 이야기와 작품에 얽힌 비화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눈에 익숙해진 작품들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를 심어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서두에 쓰인 작가의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는 미술 작품들을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감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확인하게 되는 즐거움도 함께 맛볼 수 있기에, 살면서 이들 예술가의 작품을 다시 감상하게 될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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