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개성파 주디 무디 5 - 독립을 선언합니다! 톡톡 개성파 주디 무디 5
메간 맥도날드 지음, 신은랑 옮김, 피터 레이놀즈 그림 / 예꿈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아홉 살 난 딸아이에겐 ‘내 맘대로 날’이 있다. 지난 겨울방학 때는 방학이 시작되고 처음 맞는 토요일로 하루를, 이번 여름방학 때는 매주 토요일을 ‘내 맘대로 날’로 정했다. 학교 수업과 피아노, 일주일에 한 번 품앗이로 하는 독서수업과 종이접기 수업을 하고 있어 아이에게 무리한 일정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하루가 금방 지나가 어쩌다 한 번씩 내주는 학교 숙제도 버거울 때가 있다. TV시청을 한 시간 가량 하고, 책을 좋아하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책읽기로 보내기에 늘 잠자는 시간이 늦어져 11시 이전에 재우는 게 힘들어 거의 매일 신경전을 벌이곤 한다. 이 때문에 나만 스트레스를 받는 줄 알았는데 아이도 그랬나보다. 그래서 단 하루만이라도 자기 맘대로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책이랑 TV도 보고 싶을 때 맘껏 볼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자유의 날 즉, ‘내 맘대로 날’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아이의 요구에 처음엔 당황과 황당함 사이에서 잠시 얼이 빠져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느껴지는 바가 있어 소원대로 ‘내 맘대로 날’을 지내본 결과, 아이가 아주 만족스러워 하기에 덩달아 흐뭇하다.

딸아이처럼 자유를 목 놓아 외치는 소녀를 만났다. 1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주디 무디를 읽는 동안 정말 개성이 톡톡 넘치는 주디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5권에서도 특유의 엉뚱함과 발랄함이 나와 딸아이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보스턴으로의 가족여행(우리나라로 치면 ‘체험학습’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갔으니)에서 미국 독립의 발자취를 따라다니게 된 주디. 영국이 식민지에서 많은 세금을 걷어가면서도 세금을 낸 사람들에겐 아무런 결정권도 주지 않았기에 영국의 지배를 벗어나 스스로 만든 법과 규칙을 따르기 원했고(자유) 이를 위해 투쟁한 결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행지에서 돌아온 후 자신의 생활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는 데 기분이 주르륵 내리막인 주디는 매일 머리를 빗지 않아도 되는 자유와 남동생 스팅크에게 시달리지 않을 자유, 용돈을 올려 받을 자유 등을 적은 ‘7가지 양보할 수 없는 권리’에 대해 적은 주디 무디 독립 선언서를 작성하고 가족들 앞에서 선포한다. 하지만, 원하는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그만한 자격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좌절하고 만다.

이후 여러 방법을 동원해 부모님을 설득해보지만, 혼만 나고 독립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는데, 스쿨버스를 타고 같이 내렸어야 할 동생이 잠이 들어 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자전거를 타고 스쿨버스를 쫓아 동생을 무사히 집까지 데리고 와 부모님으로부터 ‘좀 더 자라고, 좀 더 독립적이 된 것 같다’는 인정을 받으며 용돈을 올려받게 된다.

독립을 위해 처절한(?) 몸짓을 하는 주디의 행동에 낄낄대고 웃다가,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동생을 찾아 데리고 왔다가 혼만 나는 장면에서는 눈물도 글썽해졌다. 주디의 매력에 한층 더 빠지게 되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물론이고, 곧 영화화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소녀 배우가 주디 역할을 맡게 될까도 궁금하다.

가끔씩 책에서 본 흥미로운 일들을 직접 해보는 딸아이가 주디 무디를 읽고 ‘가온 독립 선언서’를 작성하지 않을까 잠시 두려운 마음이 들었는데, 다행히 조용히 넘어갔다. 아이가 작성한 선언서를 직접 읽지 않아도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데, 주디의 엄마 아빠처럼 아이에게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대화하고 설득할 자신이 없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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