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준비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11
어린이동화연구회 지음, 박종연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방학 내내 신나게 노느라 개학을 하루 앞 둔 날, 밀린 방학 숙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초등학교 5학년생인 건우. 다음부터 정말 잘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엄마와 아빠 도움을 받아 급한 불을 끄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담임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구와 함께 PC방에서 잠깐만 놀다 온다는 게 너무 깊이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찾아오게 만든다. 벌로 하루 일과를 미리 계획하고 얼마나 실천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교정 일기장을 쓰고 한 달 동안 학교의 화단 청소를 하게 된다.

건우는 자신의 잘못에 비해 대가가 너무 크다며 불만스러워 하지만, 시인을 꿈꾸는 학교 수위 아저씨와 엄마가 대신 써준 시 때문에 건우에게 관심을 표하는 다예, 늘 엄마가 계획을 짜주는 대로 따라야 하는 서훈이와 함께 하면서 자신과 다른 이들의 생각이나 습관에 대해, 자신의 습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는다.

아이들한테 미리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고 나무라긴 하지만, 어른들 역시 아이들 못지않게 준비성 없고, 제멋대로인 습관으로 낭패를 보는 때가 많기에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나부터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이다. 

얼마 전에 작은 도서관 네트워크와 중앙도서관 주체로 열린 도서관학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엄마들이 좋아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은 ‘안 돼, 데이빗!’과 같이 아이 스스로 내가 책 속에 나오는 말썽꾸러기나 장난꾸러기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동시에 재미를 선사하는 책을, 엄마들은 엄마들이 해야 할 잔소리를 대신 해주는 책들을 좋아한다고.

강의를 듣고는 나도 우리 딸아이가 책과 친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이가 읽고 즐거워할 만한 책보다는 하나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나, 책을 읽고 아이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잘못된 습관들을 고쳐나갈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고,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이니 늦지 않았다 위안하며 아이가 재밌게 읽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물론 딸아이도 즐겨 읽기는 하지만) 꿈꾸는 사람들에서 출판된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시리즈의 열한 번째 이야기인 「어린이를 위한 준비 습관」을 아이에게 읽어보도록 권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늘 새로운 이야기에 목말라하는 아이라 새 책이 오면 거의 대부분 아이가 먼저 읽는데, 위와 같은 이유로 이번에는 내가 먼저 책을 읽게 되었다.

다행히 책의 내용이 아이들의 실생활과 너무 동떨어진 환상적인 경험이나 꿈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등 현실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허황한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살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는 것과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과 같은 실수도 종종 하기에 책 속의 인물과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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