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 - 위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황근기 지음, 이동철 그림 / 글담어린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굶주림이나 위험과 같은 원초적인 본능을 충족시키고 나면 사람들은 세상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무언가를 열망하게 된다. 그 무언가는 예술로, 스포츠로, 지식으로, 경영으로, 무지를 벗어나게 만드는데 힘을 쏟는 것 등등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자신과 타인들에게 인정받으며 역사적으로 큰 획을 긋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교육열로 따지면 세계 그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 그 열기가 너무 과열양상을 띠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이 교육열 뒤에는 미래를 이끌어 갈 자녀들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기에 마냥 비난만 할 수 없다. 단, ‘성공’이라는 것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르게 정의하기에 명확하게 ‘이것이 성공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데 가치관의 혼동이 오고, 사회적 흐름에 의해 그 때 그때 달라지는 ‘성공’의 기준을 쫒아 무조건 달려가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직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녀들이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은데, 우리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다들 하늘이 부여해 준 능력을 타고난 것 같아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이들이 이룬 성취를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되는대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위 위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발견한 순간들은 너무도 평범해 오히려 정말일까 하는 의심이 드는데, 아이들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책! 「결정적 순간」을 읽어보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어 항공우주국에 편지를 썼지만, 여성은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는 답장을 받고 ‘차별’에 대해 관심을 갖았던 14살 소녀 힐러리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듣고 ‘모든 차별을 없애고 모두가 잘사는 평등한 나라를 만드는’ 정치가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노력해 ‘가장 강한 남성 25인’중 한 명으로 뽑히는 정치인이 된다. 어려운 살림에도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피아노를 선물해 준 엄마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피아노 연습을 하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괴로워하던 정명화가 엄마를 따라 간 악기점에서 먼지 쌓인 첼로를 보는 순간 그 매력에 빠져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된다.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었어도 꿈을 갖지 못했던 의대생 안철수가 컴퓨터에 빠져 세계 최초의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게 한 순간, 열다섯 살 나이에 축구공에 맞아 실명하고 어머니와 누나까지 잃은 강영우가 점자책에서 읽은 ‘가지지 못한 한 가지에 불평하기보다 가진 열 가지에 감사하라’라는 문구를 읽고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장애인 국비 유학생이 되고, 시각 장애인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아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가 된 이야기 등, 20명의 인물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발견한 순간들이 소개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꿈의 크기나 형태가 아니라, 네 심장을 얼마나 두근두근 뛰게 하느냐야. - 54쪽

한 번이라도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니?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다 보면 네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답을 얻을 수 있단다. - 70쪽

네 재능도 다이아몬드 원석과 마찬가지야. 재능은 누가 “너 참 재능 있구나.” 라고 말해 준다고 생겨나는 게 아니야. 마찬가지로 누가 “너 참 재능이 없구나.” 라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란다. - 77∼78쪽

강영우는 한 줄의 문장을 발견하기 전까지 비관에 젖어 자신의 삶은 끝났다고 생각했어. 그러던 것이 그 문장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었지. 긍정적인 생각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단다. - 110쪽


각각의 인물을 소개하는 마무리에는 위와 같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들이 가득해 읽는 순간순간 내게도 감동을 주고 도전이 된다. 내 어린 시절과는 달리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매순간 성적만을 위해 매진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는 지겨운 것이 아니라 꿀처럼 달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두 쪽의 만화와 다섯 쪽의 소개로 되어 읽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어서 아이들에게 권해주기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