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산 소닌 3 - 숲부족의 반란과 의문의 붉은 별
스가노 유키무시 지음, 오유리 옮김, 아름채담 그림 / 책그릇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하늘산 소닌을 만났던 때가 생각난다. 1권과 2권의 화려한 온라인 게임의 한 장면 같은 책표지의 그림도 인상적이었고, 일반 판타지 소설과는 너무도 차원이 달라 동화책인데도 불구하고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을 했다. 여덟살난 딸아이도 글밥이 상당한 이 책을 몇 번씩 꺼내 읽으며 좋아했기 때문에 곧 3권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전체 줄거리의 배경이 되는 강남국, 거산국, 사이국 이 세 나라의 위치는 우리나라 지도와 그 모양이 아주 흡사하다. 소닌 책의 특별함으로 꼽을 수 있는 '작가에게 묻는다. 릴레이 5문 5답!'에서 이미 우리나라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은 아니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독자라면  의도하지 않아도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이다. 

전편인 1권과 2권의  줄거리는 사이국의 소닌이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하늘산의 신녀로 선택되어 신녀로서의 길을 걷다가 열두 살이 되도록 자질이 보이지 않자 하산하게 된다. 말과 행동 양식 모두 순수를 지향하고 지극히 절제된 삶을 살던 소닌은 하늘산 아래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진다. 우연한 계기로 말을 잃고 사는 사이국의 막내왕자인 이월의 시녀가 되어 왕궁에 입성한 소닌, 왕의 동생 부부가 반란을 꾀하는 장면을 엿보게 되는데... 이때부터 시작되는 음모와 모함 속에서 소닌은 자신 안에 내재한 선함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반란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왕자들을 구하고, 어긋났던 강남국과의 소원해진 관계를 되돌리는 과정이 끝난 후, 소닌은 하늘산에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세상의 것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많이 성장하게 된다.

3편 '숲부족의 반란과 의문의 붉은 별'에서는 국교가 단절된 거산국 국경을 사이국 숲부족이 무단으로 넘어가 붙잡혀 이월왕자가 사신으로 가게 된다. 이곳에서 원만하게 일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사태를 만나고 이월왕자가 거산국의 숲부족에게 끌려가는 등 힘든 여정이 계속 된다. 이 과정에서 강남국과 사이국 왕자들의 우정에 깊이 감동하고 부러워하는 거산국 공주의 결단과 거산국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달은 소닌과 왕자들은 서로 반목하게 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간다. 

「하늘산 소닌」이 다른 동화책과 구분되는 특별한 이유는 단지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나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삽화의 아름다움에 있지 않다. 순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소닌이 혼탁한 세상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과 수없이 마주칠 때마다 '왜 그럴까?'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아이들이 배워야 할 소중한 가치와 지양해야 할 것들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만큼 감탄하게 만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딸아이의 경우는 너무 어려서 이야기의 흐름 위주로 읽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지만, 소닌의 나이 정도 되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안에 담긴 보물을 흡수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4권과 5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그 속에서 세 나라의 왕자와 공주 그리고 소닌이 얼마나 성장하며 이 세상의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지혜를 모을지 정말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